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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 세미나 첫번째 주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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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냥냥 작성일18-06-01 15:51 조회1,55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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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생명감각을 발제한 김정윤입니다.
오랜만에 선생님들 뵙고 이야기나눌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저는 비록 생명감각에 대해 발제했지만 촉각에 대한 이야기가 훨씬 흥미로웠는데요.
책을 읽을 때까지는 명확히 인식하지 못했는데,
저와 수스만이 촉각의 의미에 대해서 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촉각은 피부 내부에 분포한 감각점을 통해서 피부의 경계만을 의식할 수 있으며, 피부 바깥의 물체에 절대로 직접 닿을 수 없습니다. 즉 우리는 단지 촉각이 전달하는 경계의 상을 인식할 뿐이며, 바로 이 점이 촉각의 놀라운 특성입니다. 촉각이라는 감각기관으로는 외부세계의 본질에 도달할 수 없는 것이지요.
수스만 <12감각> 중에서

수스만은 '인간의 감각점이 피부 내부에 분포하기 때문에 -> 외부세계의 본질에 도달할 수 없다'고 말했는데요.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1 '경계'는 단세포생물을 비롯한 모든 유기체의 기본 조건입니다. 테두리, 경계가 없으면 유기체의 해체, 즉 죽음을 말합니다. 즉 단절은 모든 살아있는 것들의 숙명입니다.
2 특히 '신경계'는 필연적으로 작업적 폐쇄성을 가집니다. 촉각 뿐만 아니라 모든 신경계가 하는 일이란 나의 감각부위와 운동부위의 여러 지점들을 접속하는 구실을 할 뿐입니다. 감각점이 피부의 표피에 온통 분포되어 있다고 할지라도 그것이 하는 일이라고는 감각 신호에 상응하여 자신의 움직임을 이끌어내는 것 뿐입니다. 이는 닫힌 구조인 유기체 내부의 작용에 관한 것이며 외부 세계의 본질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수스만의 책을 읽다보면 무언가  (서구적) 신학의 향기가 물씬 느껴지는데요. 그는 인간을 조금은 특별한 존재로 느끼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아래는 동물의 피부에 대해 검색하다가 재미있는 내용이라 덧붙여봅니다 :)
  
무척추동물 중 천재로 소문난 문어는 5억개의 신경세포를 뇌와 팔에 배분하고 있다(참고로 생쥐는 겨우 7,500개에서 1억개의 신경세포만을 가지고 있다). 문어의 뇌는 놀라울 정도로 조직화 돼 있어서 수십개의 놀라운 기능을 발휘하는 뇌엽이 존재하며, 포유류와 유사한 학습계와 기억계를 보유하고 있다.
다윈은 <비글호 항해기>에서 조수 웅덩이 속의 문어가 자신과 어떻게 상호작용을 했는지 설명했는데, 처음에는 경계심을 품었다가 나중에는 호기심으로 바뀌었고 심지어 장난을 치기도 했다고 한다. 문어는 어느 정도 길이 들 수도 있어서, 사육자들은 종종 그들과 공감을 나누고 약간의 정신적 감정적 친근감을 느끼기도 한다. 우리가 두족류에게 의식이라는 말을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여러모로 논란이 많다. 그러나 개가 의미있는 개체의식을 갖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에 못지 않은 문어의 의식을 인정하지 못할 이유가 뭔가?
올리버 색스 <의식의 강> 중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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