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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 세미나 시즌9 4주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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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벤자민 작성일19-06-22 10:21 조회1,95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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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9에서는 <옹저>편을 발제했다. 지난 시즌8에서 한 번 해봤으니 좀 더 편안하리라는 생각은동의보감 옹저편의 방대한 양을 보고 '잘못 걸렸구나'(?)하고 깨닫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ㅎㅎ 일목요연한 정리에 정말 허준 선생님의 노력과 능력에 감탄했다.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역대 27명의 왕 중 옹저를 앓았던 왕들은 12명이라 하니 그당시 옹저라는 질병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얼마나 흔하고 치열하게 치료했는가를 반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동생의 엉덩이에 난 종기에 새까맣게 생긴 고약을 네모난 종이에다 동그랗게 붙여 며칠 뒤 피고름을 짜주시던 부모님과 아프다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동생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이렇듯 옹저란 얼마전까지 우리네 일상에서 흔하게 보았던 종기(부스럼)을 말하는데, 좀더 세밀하게 나누면 종기가 피부에 생기면 창양(瘡瘍)이라고 불렀다. (이 부분을 발제때 언급하지 못해 아쉬웠다) 피부아래 근육과 혈관과 그 언저리에 생기면 이를 옹(癰)이라고 부르고 종기가 더 깊은 곳인 뼈와 그 언저리에 생기면 이를 저(疽)라고 불렀다. 저가 옹보다 더 중한 병이라 보면 된다.


옹저가 생기는 이유를 동의보감에서는 기혈순환이 잘 안 돼 경락의 흐름이 막히고 뭉치면 그곳에서 열이 발생하고 나중에 이것이 고름(농)이 되어 썩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통하면 아프지 않고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는 통즉불통 불통즉통(通卽不痛 不通卽痛)의 원리가 여기 옹저에도 적용된다.


발제에서 인상깊었던 것은 은희샘도 얘기했듯이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마음이 상하는 칠정내상(七情內傷)으로도 옹저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다른 질병도 그런 듯 타인과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야말로 옹저의 주요 원인이었던 것이다. 스트레스는 화(火)다. 이 화(火)가 몸 속 진액과 기운을 말린다. 사람마다 가장 취약한 곳에 가서 자리를 잡아 열을 만들고 곪고 썩어 붓기도 하고 통증도 난다. 그래서 옹저는 피부에도 몸 겉(외옹), 몸 속 오장육부(내옹) 아무곳에나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옹저의 치료법 중 재미난 것이 거머리를 이용하여 피고름을 빨아먹게 하는 것이다. 거머리는 사람의 피를 빨 때 지혈을 막는 '히루딘'이라는 단백질이 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배가 부를때까지 사람의 피를 빨아먹고 배가 부르면 자연스럽게 몸에서 떨어진다. 거머리의 침샘에서 분비되는 다양한 60여 가지 생리활성물질이 사람에게 도움을 준다니 참으로 신기한 치료법이다. 한동하 한의사의 유튜브를 참고하여 실제 치료장면을 보니 발제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질문 가운데 인상적이었던 것이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아토피 피부염도 옹저라고 볼 수 있는가? 과거에는 없었던 질병이 아토피 피부염이 아닌가 생각한다. 고름의 형태가 대체로 좁은 범위에서 노란색으로 끈적하게 나오던 것이 이제는 넓은 환부에서 퍼져 진물이 나오고 가려운 아토피 피부염으로 바뀐 것이다. 덧붙여 악성 종양인 암도 넓은 의미에서 보면 옹저에 속한다고 한다.


둘째는 왜 오늘날에는 옹저가 현저하게 줄었는가? 과거에 비해 비약적인 상하수도 시설로 인해 환경과 위생여건이 많이 좋아졌다. 그리고 우리가 알게 모르게 먹는 계란, 다양한 고기류, 약 등 항생제와 소염제의 탓(?)일 수 도 있다.


발제에서 지면 관계상 생략했던 '치종의'에서 대해서 잠깐 언급해 본다. 치종의란, 종기를 전문으로 고치는 의사 즉 오늘날의 외과의사인 것이다. 너무 깊게 째도 상처가 잘 아물지 않고 너무 얕게 째도 속의 종근(종기뿌리)이 뽑히지 않아 치료가 어려웠다.  조선시대에는 워낙 종기가 흔했고 그것으로 목숨도 잃을 수 있었던, 종기하나만 잘 고쳐도 명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 가운데 백광현이라는 마의(수의사)가 있다. 일이 잘못되면 자칫 자신의 목숨도 잃을 수 있었던 순간이지만 과감하고도 정확한 시술로 발제종을 제거하는 모습은 TV 드라마였지만 양 손에 땀이 나고 숨이 멎는 멋진 장면이다.


흐르는 물은 썩지 않고 구르는 돌은 이끼가 끼지 않는다고 한다. 감정이 막히는 기울이 되지 않도록 하루하루 동의보감에서 말하는 절제된 생활과 열이 나는 음식을 되도록 멀리하여 조섭을 잘 지키는 것이야말로 옹저를 예방하는 지름길이 아니겠는가 생각해 본다. 나 부터도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매번 후회하고 자책하지만 방향성은 잃지 말아야 하기에 이번 <옹저>편의 발제가 건강을 유지하는 내면의 안내자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옹저 참고도서 가운데 방성혜 한의사가 쓴 조선, 종기와 사투를 벌이다(시대의 창, 2012)를 관심있는 분들에게 일독을 권하며 이만 후기를 마무리 한다. 숙제 같았던 발제가 끝났다. 이제 마음편히 남은 세미나를 들을 수 있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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