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 글쓰기 수업 3주차 후기 > 일요 감이당 대중지성

일요 감이당 대중지성

홈 > Tg스쿨 > 일요 감이당 대중지성

서브배너_일성.png

2학기 글쓰기 수업 3주차 후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케이 작성일15-06-03 21:53 조회2,823회 댓글0건

본문

3주차 글쓰기 수업 후기를 안 올렸는데 수희샘이 벌써 4주차 의역학 후기를 올리셨네욤.. ㅎ 역시 불의 속도~

지난 시간부터는 굴드의 여덟 마리 새끼돼지를 같이 공부합니다. 일상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들을 기록한 짤막한 에세이 모음집들이지만 내용은 절대 가볍지 않았습니다. ‘이런 게 자신의 분야에서 배운 걸 삶에 적용시킨 에세이구나.’라는 것도 다시 한 번 알게 되었구요. 개인적으로는, 자연은 파괴하면서도 인간에게만 이로우면 그만이라는 기존의 인간 중심적사유에서 자연의 일부로서의 인간이 다른 것들과 공존하면서도 잘 살기 위해서는 진짜 인간 중심적사유를 가져야한다고 말하는 부분이 흥미로웠습니다.


 

이번 시간에 중요하게 다뤘던 건 우연성, 시간의 서수적 개념, 규모의 문제 등입니다.


 

굴드가 쓰는 우연성은 우발성의 의미와 비슷합니다. 우발은 하나의 행위가 하나의 결과를 낳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의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동시에 여러 개의 결과가 생긴다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맥락들 속에서 갈 수 있는 방향이 여러 개가 존재한다는 것이죠. 우연은 두 힘들 사이의 긴장에서 만들어집니다. ‘역사를 만들어내려는 인간 세력자연법칙이 부과한 명확한 한계사이의 긴장입니다. 인간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행동했다 하더라도 처한 환경에 따라, 주위에 있는 사람에 따라 등등 여러 가지 요인들로 인해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굴드는 진화가 이렇게 우발적으로 생겨난다고 보았습니다. 여기서 근영샘이 질문거리를 던져 주셨습니다. 존재 자체는 한계를 가지고 살고 있는데 자유는 무엇일까? 진화가 자유가 될 수 있다면 어떤 점에서 그럴까? 라는 질문들이었죠. 이번 학기가 끝날 때까지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잘 생각해보라고 하셨습니다. 그냥 드는 생각들은 보통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 한계라고 느낍니다. 그래서 그것 때문에 할 수 없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파충류의 척추를 가지고 물이라는 한계 속에서 산 익티오사우루스는 물이라는 한계 때문에 물고기의 모양으로 진화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계가 있어야 비로소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측면에서 자유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무런 제약이 없는 상태가 자유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쩜 환상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진화에서는 시간을 서수적으로 사유해야 한다고 하셨는데요. 서수적으로 사유한다는 것은 차서가 있고, 그래서 순서가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4라는 숫자는 그냥 1이라는 숫자 네 개가 모인 것이 아니라, 1이라는 숫자 다음 2가 오고, 그 다음은 3, 그 다음은 4. 이런 단계를 거쳐야 비로소 4라는 것이 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왜 중요한가. 인간이 가장 진화한 동물이라는 생각을 전복하기 때문입니다. 삼층으로 되어 있는 배엽에서 맨 위에 있는 외배엽이 죽 밀고 가면서 아래로 들어가 중배엽이 됩니다. 이때 중배엽은 뼈가 되는데 중배엽이 더 많이 밀고 들어가면 이것이 표면으로 나와 뼈가 표면으로 드러나고 이것이 바로 곤충입니다. , 중배엽이 시간적으로 더 많이 진화한 것. 이것이 바로 곤충입니다. 물론 인간의 수정란과 곤충의 수정란 자체는 다르겠지만 중배엽의 진화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곤충이 더 많이 진화했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시간의 규모로 보자면 1, 1, 10년 등의 단위가 있을 것입니다. 각각은 하나의 묶음으로 질적으로 다 다릅니다. 하루에 하는 활동과 1년의 리듬을 가지고 하는 활동, 10년의 리듬을 가지고 하는 활동이 다 다르고, 서로가 관련은 있지만 다른 차원에 있습니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좀 더 큰 차원에서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오늘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있지만 1년이 걸릴 수도, 10년이 걸릴 수 도 있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1년이 걸린다고 하면 물리적 거리(시간)는 멀어지지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거리(시간)로는 이행할 수 있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다층적 관점을 갖어야 하고 아마 그런 것들을 갖기 위해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층적 관점을 갖고, 이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적합한 척도(규모)가 뭔지 아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쉽지는 않은 문제죠. 굴드는 규모의 문제를 인내와 연관시켜 설명했던 것 같은데요. 누군가 봤을 때 말도 안 되는 인내심을 발휘하는 사람들. 이 사람들은 그냥 잘 참는다고 말할 수 없는 경지인데 이건 규모의 효과를 이해하는 사람이라고 말이죠. 인간의 감각만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을 넘어서서 더 큰 차원을 이해한 사람들만이 가질 수 있는 태도가 바로 인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밴드 글쓰기 프로포절은 627()까지 1장으로 정리해서 제출합니다. 어떤 질문을 가지고 에세이를 쓸 것인지 정리하면 됩니다. 밴드에서 논의된 문제의식과 방향성이 드러나도록 써 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럼 토요일에 만나요~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