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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6주차 의역학 수업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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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나요 작성일15-09-02 16:04 조회2,45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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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송수업에는 계속되는 소화제 시리즈의 하나로서 보화환이 나왔습니다.

보화환은 지금까지의 소화제하고는 달리 명확한 적을 설정하고 있는 약이 아니다. 이름인 보화환은 지킬 보에 조화로울 화 자로, ‘조화로운 상태를 지킨다.’ 는 뜻이다.

짧게 간추려서 보화환은 뱃속에 음식덩어리가 쌓였을 때(전문용어로 적이 생겼을 때) 그것을 삭히는, 즉 소화시켜버리는 것으로 치료하는 약이다. 보화환은 소도제(消導劑)로 분류되는데 비위의 운화기능이 부진하나 기본적인 체력은 있는 이에게 쓰는 약이 소도제이다.

 

의역학 수업에서는 장금쌤이 사상의학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는 이제마(李濟馬,1838~1900)에 대해 강의해주셨는데요. 이제마의 사상의학에 대해 강의하신 것이 아니라 이제마의 인생에 대해서 강의해 주셨습니다.

이제마는 대대로 무관 집안 출신이고 한마디로 말해서 아버지가 사고 쳐서 태어난 사람으로 흔히말하는 서자다. 그러나 이제마의 조부가 ‘제주도에서 물을 건너온 말이 집으로 들어오는 꿈’을 꿈으로서 자신의 꿈을 길몽으로 여긴 조부는 과감하게 아이를 적자로 삼는다. ‘제마(濟馬)’ 란 이름은 제주도에서 물을 건너온 말이라는 뜻으로 할아버지의 큰 사랑이 담긴 이름이다.

강의에 대부분은 일본순사와 이제마의 필담에 대한 것이었다.

일본순사가 조선에 개명론자들의 성과 이름은 무엇이고 수구론자들의 성과 이름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제마는 개명과 수구는 무엇을 뜻하는 것이냐고 물을 정도로 그 당시 조선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외국의 사람보다도 더 알지 못하는 상태였다. 이에 이제마는 ‘공과 한 달 정도 만나면서 많은 견물을 쌓고 싶은데 그렇게 된다면 나혼자만 개명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로 “조선”의 행운일 것이다’ 라며 책임감을 보이기도 한다.

가장 재미있었던 대목은 일본순사가 ‘지금은 외교를 시작하면서 공자와 맹자가 남긴 가르침에만 편벽하게 집착하는 까닭에 항상 모멸과 수치를 당하고 있으니 나라의 위신이 어떻게 진작될 수 있겠습니까?’ 하는 질문에

‘공자와 맹자의 가르침이란 천하의 속임수와 폭력을 살필 수 있으며 거기서 나온 지혜와 용기는 속임수와 폭력을 일삼는 자들과 싸워도 반드시 이길 수 있다. 어리석게 인의만 외치지 않는다. 일본은 벌써 15년 전부터 서양의 선박과 총포 제작법을 배워 이미 다른 나라의 속임수와 폭력을 충분히 제어할 수 있다.

만약 조선인이 일본인이 이룬 성공을 관찰하여 변화를 감지하고 시의에 맞게 대처할 수 있다면 불과 삼사오 년이면 일을 완수할 수 있다.’ 고 이제마가 대답하는 것이었다.

강의록에 따르면 ‘아무리 세상이 혼란하더라도 인간이 가야할 길은 공맹의 길, 즉 한 조각 밝은 마음을 끝까지 지키는 일이다. 하지만 시대는 과거와 달라졌다. 서구 열강의 진군 앞에서 어떻게 공맹의 길을 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이 시작되고 있었다.’ 카더라

그냥 한자라서 신경도 안 쓰고 있었던 것인데 제목 ‘동의수세보원’에는 책을 쓴 이제마의 마음이 드러나 있다고 한다. 세는 세상, 수는 목숨, 즉 삶을 의미하고 보원은 지켜야할 원칙을 의미한단다. 동의수세보원은 ‘세상과 삶을 지킨다’ 는 의미로 혼란한 시국에서 세상과 나를 지키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한다. 나라를 지키던 무사가 쓴 책이라 생각하면 그럴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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