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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조 글쓰기 1차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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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준희 작성일17-02-23 01:53 조회2,438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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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시>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 문탁샘
 
B(2,4,6)의 글쓰기 첫 텍스트는 사사키 아타루의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입니다. 조별 토론에서 어느 학인이 대중지성 일년 공부를 시작하는 발심에 딱 맞는 텍스트라는 말에 저도 공감합니다. 삼년 전 대중지성 수업에서 이 책을 처음 접하고 저는 그야말로 충격이었습니다. 이 책은 그동안 다분히 의식적인 선택으로 다양한 정보를 모으면서 정보통으로 살아온 제가 틀렸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해준 텍스트였습니다. 책을 다시 읽으면서 그때의 충격이 그대로 되살아나더군요, 그렇지만 이후에도 저는 사사키처럼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을 선택하진 못했습니다. 미쳐버릴 정도로 책을 읽지도 못했습니다. 제대로 고쳐 쓰지도 못했습니다. 그래도 읽은 것을 굽힐 수 없기에 올해도 저는 감이당 수업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반복해서 읽고, 읽은 것을 쓰는 것만이 혁명의 본체라는 것을 알아버렸기에... 사설이 길었습니다.
 
문탁샘은 통역당 사건으로 신영복 선생님과 함께 투옥되신 길담서원의 박성준 선생님이 사사키 아타루를 좋아해서 2014년 한국으로 초청하신 이야기로 강의를 시작해주셨습니다. 독특한 문체로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주목받는 사사키의 박사학위 논문인 야전과 영원의 서문을 멈출 수가 없어 읽고야 말았다는 문탁샘의 말씀에 우리는 같이 웃을 수 있었답니다. 그 짧은 순간, 같은 책을 읽고 이야기를 함께 나눈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래퍼이기도 한 젊은 철학자(1973년생) 사사키의 매력적인 문체를 더 만나고 싶다면 사상으로서의 3.11(공저), 이 치열한 무력을을 읽어보기를 권하셨습니다. 특히 일본의 3.11 후쿠시마 원전사고나 우리의 4. 16 세월호 사고는 읽을 수 없는 사건을 읽을 수 있게 만들어 버린 사건이란 말씀은 우리가 이 사건들을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합니다.
 
사사키는 읽는다는 것은 읽을 수 없는 것을 읽는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조별 토론을 들으신 문탁샘께서는 이렇게 질문하십니다.
여러분은 이렇게 읽어 본 적이 있나요?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읽을 수 없는 것을 읽어 본 적이 있나요?
토할 때까지, 토하고 싶을 때까지 반복해서 읽어 본 경험이 있나요?
그동안 나에게 책을 읽는다는 것은 어떤 일이었나를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질문입니다.
 
그동안 읽는다는 것이 정보를 모으는 일이였고, 알게 되는 것이 우리에게 기쁨을 주고 깨달음을 주기도 했지만 읽는다는 것이 팔루스적 향락으로 타락하지 않으려면 우리도 따르지 않으면 안 되겠지요.
이 책을 읽어버린 이상.
루터나 무함마드처럼 오직 텍스트를 반복해서 읽는 것이 혁명의 근본이고
그 혁명만이 자기의 삶을, 나아가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아버렸으니까요.
누가 아나요.
그렇게 읽고, 읽고, 다시 읽다보면 언제가 우리에게도 읽을 수 없는 것이 읽을 수 있는 것으로 전화하는,
읽는다는 기회를 우리에게도 주는 천사가 오게 될지를.
 
마지막으로 문탁샘은 이번 텍스트와 관련해서 요즘 상영되고 있는 영화 컨택트를 꼭 보라고 추천해주셨습니다. 어느 날 지구에 도착한 외계인과의 읽을 수 없는 소통에 관한 이야기로 근래 최고의 SF 소설가로 명성을 얻은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가 원작입니다. 작품마다 메시지와 독특한 연출로 사랑받고 있는 드니 빌뇌브 감독 작품이니 어떤 영화인지 더욱 궁금하네요. 문탁샘께서는 딴 짓하지 말고 책을 읽으라고 하셨지만 그래도 언어와 시간에 대한 이야기라니 잠시 짬을 내서 영화들 보고 오세요^^
 
댓글목록

오우님의 댓글

오우 작성일

영화 '컨택트' 를 보고 감동 받았는데~~ 문탁샘이 추천하셨군요. '내가 쓰는 언어가 나를 구성한다,' 는 주제가 강력하게 다가온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