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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지성 6주차 후기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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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카프카 작성일17-03-28 12:32 조회2,02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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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이당 일요일 대중지성 / 6주차 후기 / 고영주>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사사키 아타루-

 

읽기란 무엇인가. 읽을 수 없는 문맹인 무하마드가 신의 말씀을 읽어야 하는 상황이다. 지브릴이 무하마드를 때리며 기어코 일게 만든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코란이다. 우리는 흔히 어떠한 것에 대한 사용설명서 즉 그것이 정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것을 잘 작동시키기 위해 그 정보를 터득한다. 그리고 우리는 정보인 것과 정보가 아닌 것으로 나눈다. 하지만 인문학, 철학은 정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읽을 수 없는 것을 읽는다는 것은 기존의 앎을 오히려 아는 것이 없는, 오히려 옷을 입는 것이 아니라 옷을 벗는 상황이다. 아무것도 가릴게 없는 상황에서 읽어나가야 한다. 그리고 그때 나를 직면시키는 것! 그것이 읽기다.

혁명이란 무엇인가. 변하는 것? 권력의 관계? 힘의 관계? 주권으로부터의 탈출? 혁명은 읽는 것이다! 혁명은 불가피하게 폭력을 동반해왔다. 역사적으로 혁명의 가장 1차적인 것이 바로 물리적인 폭력이다. 그래서 우리는 혁명을 떠올릴 때 폭력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우연히 발견한 경전을 읽고 리폼 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폭력이 아닌 묵묵한 읽기. 그것이 바로 중세해석자 혁명이다.

11세기 말 피사의 도서관 구석에서 한 무더기의 책이 발견된다. 바로 유스티니아누스 법전이다. 동로마제국의 황제 유스티니아누스의 명령에 따라 법학자 트리보니아누스가 편찬한 로마법 대전이다. 당시 성직자들은 이 로마법을 읽고 또 읽어서 그라티아누스 교령집을 편찬한다. 이리하여 우리가 알고 있는 교회법이 탄생한다. 모순되는 조항을 해결한 충체적 주석서가 바로 이것이다.

교회법은 일종의 상징계고 민법이며 가족법이다. 법은 기본적으로 금지다. 그런데 르장드리는 법은 금지가 아니었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가 일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낳고 기르는 원리로 살아가고 있다. 이것이 산다라는 것이다. 이 원리를 근거 한 것이 바로 법이다. 혁명은 낳고 기르는 것. 읽고 쓰는 것은 낳고 기르는 원리와 다르지 않다. 그라티아누스 교령집은 묵묵히 읽고 또 읽어 주석을 달았다. 이것이 혁명이다.

중세해석자 혁명(데이터베이스 혁명)은 근대의 기원이다. 문제는 이 과정이 필수불가결하게 법을 정보로 변화시켰다. 정보가 불가피하게 되면 폭력이 발생한다. 왜냐하면 그 정보가 해결해 주지 못했을 때 화가 나기 때문이다.

혁명은 영원한 시공간 속에서 읽고 쓰는 것이다. 하지만 영원은 끝나지 않는다. 읽고 쓰는 지식인 즉 철학자는 기존의 사물의 질서와 다른 사물의 질서를 창조하는 자이다. 개념을 창조하는 것이다.(들뢰즈) 세상의 질서를 흔들었다가 다시 배열하는 것. 이런 작업이 없이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철학자는 잉태고 출산하는 자이다. 그러므로 읽고 쓰는 것은 잉태와 출산하는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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