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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기일성 4주차 거대한 전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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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찬영 작성일18-08-21 14:34 조회1,902회 댓글1건

본문

<h1>2018년 08월 19일 일요 대중지성 <거대한 전환> 수업 후기</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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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강의 요약 </h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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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u>12장_자유주의 교리의 탄생</u></h2>
<h3>391쪽 “자유방임이란 전혀 자연적인 것이 아니었다. 인간 만사를 그야말로 제 갈길 가도록 내버려두기만 한다면, 결코 자유시장이란 나타날 수가 없는 것이었다.”<br>
-> 국가에 의한 법령과 집행을 통해서만 나타날 수 있는 자유방임 시장의 역설<br>
394쪽 “이 기묘한 역설을 능가하는 또 하나의 역설이 있다. 자유방임 경제가 의도적인 국가 활동의 산물이었던 반면, 그 뒤에 나타났던 자유방임 제한 조치들은 완전히 자생적으로 시작된 것들이었다. 자유방임은 중앙 계획이 만들어낸 것이었지만, 중앙 계획은 중앙 계획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었다.”<br>
-> 자기조정시장이라는 타겟이 잘 굴러가게끔하기 위해 행정가들은 각종 법과 규제로 노심초사 감시를 해야 한다는 역설 하나. 그리고 오히려 자유방임 제한 조치(=중앙 계획)는 완전히 자생적인 것이었다는 또 다른 역설. </h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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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u>13장_자유주의 교리의 탄생2: 계급적 이해와 사회 변화</u></h2>
<h3>칼 폴라니를 맑스주의의 아류로 해석하는 일부 독자들에 대해 정확히 반박할 수 있는 장이 바로 13장. 맑스의 계급적 관점을 비판하고 있다. </h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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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4>**14장/15장/16장은 각각 인간/토지/화폐의 상품화에 대해 다루고 있으며, 이러한 상품화 과정을 통해 일어난 사회 역학을 기술하고 있음. </h4>
<h2><u>14장_시장과 인간</u></h2>
<h3>칼 폴라니는 이전까지의 장을 통해 ‘인간은 과연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풀어놓고 있다. 인간 존재에 대한 자신의 전제를 토대로 14장에서 인간, 즉 인간 활동의 다른 표현인 노동력이 시장에 억지로 편입되어 상품화되는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서술. <br>
근대적 ‘개인’의 출현과 각각의 천부인권 인정은 얼핏 역사의 진보로 보여진다. 하지만 사회적인 연대 없이 홀로 떨어져 각자도생해야 하는 인간의 출현이기도 하다. 공장과 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로 탈바꿈하기까지, 수없이 많은 가혹한 과정들을 감내해야 했던 인간. <br>
개미와 베짱이 우화에서 볼 수 있듯이, 사람들이 노동에 대해 갖는 의식과 윤리가 있다. 근면해야 하고, 성실해야 하며, 땀 흘려 생계를 일구는 것이 신성하다는 전제. 백수조차도 백수를 싫어하는 현상의 이면에는 이런 생각이 깃들어 있다. <br>
칼 폴라니는 “인간은 사회적 존재”라고 명시하면서, 치열한 경쟁과 우열 다툼이 아닌, 연대와 단결, 공통의 목표를 가진 사회를 일구는 것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br>
452쪽에 제시되는 뉴래너크(오언이 만들어낸 협동조합 마을)의 사례는 오늘날 협동조합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즉, 오언은 개인들로만 파편화되어 존재하는 세계라는 관념에서 벗어나, 사회적인 것(the social)을 추출해내고 새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실험을 직접 행했다는 점에서 폴라니의 열렬한 인용 모델이 된다. 칼 폴라니의 연구 또한 “사회적인 것”이 있다는 증명에 다다르기 때문이다. 개인의 경험을 넘어서서 존재하고 작동하는 공동의 경험과 매커니즘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 그의 핵심 주장. </h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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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u>15장_시장과 자연</u></h2>
<h3>토지의 상품화에 대해 설명하는 장. 토지의 상품화는 두 가지를 의미한다. 첫째, 토지 그 자체의 상품화. 둘째, 토지(혹은 자연)에서 나오는 생산물의 상품화, 즉 농수산물의 상품화. 결과적으로, 토지의 상품화는 농업의 자본주의화를 뜻한다. <br>
우리는 이미 농업이 세계 자유시장의 영역으로 흡수되는 것을 막기 위한 사회의 자기보호운동을 목격한 바 있다. 2011년 경 한미 FTA에 맞서 대대적으로 벌어진 시민들의 시위 운동이 그것이다. 농수산물만큼은 개방이 불가하다는 위기 의식이 시장 논리에 맞서 광범위한 사회적 보호운동을 불러일으켰다.</h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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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u>16장_시장과 생산조직</u></h2>
<h3>화폐의 상품화를 설명하는 장. 여기서 금본위제에 대한 보다 상세한 내용이 나온다. 금본위제는 국가 간 자유무역을 위해 인위적으로 가치를 고정한 시스템이다. 달러를 쓰는 미국과 원화를 쓰는 한국이 자유무역을 하려면, 서로 다른 통화를 일정한 가치 체계 위에서 재어봐야 하는데, 이 때 통용되는 가치 체계가 바로 금이다. “1달러=금 1온스, 2,000원=금 1온스, 따라서 1달러는 2,000원과 동일함” 이런 식의 계산 방식 위에서만 자유무역이 가능해진다. <br>
따라서 각 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금의 양에 따라 화폐가치가 결정되는데, 여기서 금이란 일종의 직불카드라고 보면 된다. 갖고 있는 금의 양만큼만 화폐로 발행할 수 있는 것이다. (금본위제 하에서 화폐는 말 그대로 ‘금교환권’이다.) 금본위제는 각 나라가 가지고 있는 금의 양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이는 자유시장 신봉자들로 하여금 시장의 자기조정 능력을 강화시킬 것이라 간주되었지만 결과적으로 중앙은행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을 초래하게 된다. <br>
499쪽 "고정환율을 유지하려다 보면 급작스런 가격 변화를 반드시 감내해야 하며 이는 완전히 화폐 경제로 전환한 공동체들에게 파멸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니, 독립적인 중앙은행 정책을 수단으로 하여 그 충격을 완화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러한 상대적 안전성을 지켜줄 확실한 수호자가 바로 한 나라의 명목 화폐였으니, 중앙은행은 이것을 매개로 하여 국내 경제와 대외 경제 사이에 완충 장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유동성이 부족하여 국제 수지가 위협을 받게 되면 쟁여둔 금 준비와 해외로부터의 대부로 어려움을 넘길 수 있었다. (중략) 그러한 매커니즘 없이는 어떤 발전된 국가라도 금본위제를 고수할 경우 (중략) 반드시 그 복지와 안녕에 파괴적인 결과를 감내할 수밖에 없다." <br>
결론적으로, 자유무역의 신봉자들이 시장의 자기조정 도구로 도입한 금본위제 역시 국가의 인위적 조절(=중앙은행) 없이는 성립되지 못했다. 결국 1931년 영국을 시작으로 많은 나라들이 줄줄이 금본위제에서 탈퇴한다. 1933년에 미국도 금본위제 탈퇴를 선언하며, 닉슨 대통령은 금과 달러를 맞바꿔주는 태환(兌換)을 중지한다. 여기서 화폐는 금과 은에서 벗어나 신용(credit)이라는 새로운 가치에 연동된다.</h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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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u>책 「거대한 전환」 마무리</u></h2>
<h3>거대한 전환에서 제일 중요한 개념은 이중운동(Double Movement)이다. 자기조정시장의 출현과 그에 맞서는 사회의 자기보호운동의 길항작용, 여기에 주목할 것. <br>
이 책은 출판 당시에도 별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의 대두와 금융 자본주의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요즘, 그의 책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인간을 어떤 존재로 바라봐야 할 것인가에서부터 출발해, 사회적 인간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칼 폴라니의 탐구는 상당한 의의가 있다. 그동안 잊고 살았던 ‘연대’에 대한 고민을 이 책을 통해 다시 모색해야 할 것이다.</h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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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strong>후기</strong><br>
벌써 3학기 네 번째 시간이네요. 칼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 강의 마지막 시간이었습니다. 강의를 들으며 문탁 선생님께서 마무리 멘트로 던지신 ‘연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았습니다. 이번 3학기 과제가 강의인 만큼, 어떻게 ‘연대’와 같은 키워드로 발표 할 수 있을까 고민도 했고요. 제 생각에 칼 폴라니의 사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사회적 인간’, ‘연대’와 같은 개념인데, 이를 삶에 접목시켜 자신의 언어로 13분간 풀어놔야 한다니, 조금 막막합니다. 제 삶에서는 연대와 단결, 공동의 목표라고 부를 정도의 사회적인 경험이 참으로 빈약해서 이런 고민이 드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좋은 등수를 따는 게 유일한 목표였고, 회사에서는 팀원들과 함께 일하지만 그건 재무제표 상의 순이익 항목을 위한 것이지 사회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거든요. 영리조직에서 종종 느끼는 존재 소외의 감정이란 이런 연유에서 비롯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br>
조별 토론 시간에 팀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여전히 책에 대해 혼란을 느끼는 분들도 계셨고, 폴라니의 방대한 사회역사적 시각 속에서 자신의 문제를 길어 올리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하는 분도 계셨습니다. 저 역시도 그래요. 하지만 어떤 책에서든 자신의 문제를 마주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누군가가(근영쌤?) 확신에 차서 말해준 것이 기억납니다. 그래서 칼 폴라니와 데이비드 그레이버를 붙잡고 도대체 저의 문제는 무엇인지 심도 있게 탐구하는 과정을 미루지 않으렵니다. <br>
「거대한 전환」은 늘 필독 도서 목록의 한 칸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책입니다. 평소 한 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은 했는데 감이당에 와서 읽게 되니 이름만 어렴풋이 알던 친구와 어쩌다 만나서 깊이 대화하고 친해지는 일련의 과정을 겪는 기분이에요. 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씩 들어야 하는 강의와, 조별 과제/발표, 그리고 튜터쌤의 적극적인 코칭 없이 저 스스로의 의지만으로는 결코 이 책을 읽지는 못했을 겁니다. 같이 읽기의 힘을 또 한 번 실감합니다. 그래서 연대라는 단어가 공부와 읽기, 쓰기의 과정에도 통용될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단지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어떻게든 읽어야 되겠다,라는 내적 규율이 확실하게 작동하는 것 같거든요. 별다른 상벌제도가 없는데도 말이죠. 금화교역의 가을을 목전에 앞둔 지금, 많은 쌤들이 일성에서 우수수(?) 떨어져 나가시는 것 같은데, 언제든 돌아와서 함께 읽는 이 연대의 장에 동참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주 숙제는 데이비드 그레이버의 「가치 이론에 대한 인류학적 접근」 1장과 2장을 읽어오는 것입니다. 이상으로 후기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h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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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문미선님의 댓글

문미선 작성일

단지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어떻게든 읽어야 되겠다,라는 내적 규율이 확실하게 작동하는 것 같거든요. 별다른 상벌제도가 없는데도 말이죠 <-- 넘나 공감되네요 계속 힘내서 같이 가요^^ 정성스런 후기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