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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12일_일성 2학기 에세이 발표 1차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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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aebyeol 작성일20-07-15 19:20 조회1,304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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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꺽이지 않는 코로나19속에서도 어느덧 2학기의 마지막 과정을 남겨놓고 있다. 

바로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읽고 ‘자기 삶의 철학자 되어보기’라는 주제로 에세이 발표를 하는 시간이다. 

이번 주에는 총18명의 학인들이 4조로 나누어 오전에 10명, 오후에 8명이 발표를 하였다. 

코멘트는 신근영 선생님께서 해 주시고, 오전 10시부터 시작한 에세이 발표는 오후 4시가 넘어서 끝이 났다.


조별로 발표가 끝날 때마다 지정 토론자의 질문과 발표자의 답변이 있었고, 신근영 선생님의 코멘트가 이어졌다. 

어려운 에티카를 자기의 근기만큼 사유하여 발표를 한 우리 학인들에게 준 공통 코멘트 위주로 정리해보자면,



1. 철학을 공부한다는 건?

  - 내가 기존에 쓰고 있던 언어(무의식적으로 쓰는 언어, 아무런 걸림 없이 쓰고 있던 언어)를 다시 한번 탐색하고 

    이런 언어를 다시 한번 다듬는 것이다.

   (ex-유능? 나는 유능하다는 말을 이렇게 생각했는데 스피노자한테 유능함이란 이런 것이었다. 

         그렇다면 나는 이 유능함이라는 것을 어떤 의미로 사용해야 될까?) 

  - 언어를 세밀하게 가져가는 것(마음을 세밀하게 가져가는 것)이다.



2. 글을 쓴다는 건? 사유의 패턴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이전에 문제에 직면하고, 문제를 문제화 시키는 훈련이다.



3. 내가 어떤 문제에 서 있는지?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라.



4. 글을 쓸 때 문단을 나누는 이유?

  - 읽는 사람이 따라오기 쉽다.

  - 글의 리듬감을 주는 원초적인 방법이다.

  - 자기 생각을 매듭 지을 수 있다.



5. 글을 쓸 때는 서론-본론-결론(기승전결) 구조로! 그리고 각 꼭지별로 다시 서론-본론-결론 구조를 가져가도록 한다.

  - 즉, 서론(서론-본론-결론) / 본론(서론-본론-결론) / 결론(서론-본론-결론)의 구조로 쓴다. 

    열고-풀고-닫는 관계가 전체에서도, 부분에서도 (전체에서도, 한 문단 안에서도, 한 문장 안에서도) 

    계속 똑같은 리듬으로 가야 한다.



6. 글쓰기 입구는 좁아야! 문제를 전개 시키면서 확장해야! - 단계를 밟아가며 천천히 해라!

  - 질문이 모아지지 않으면 산만하다. 

    (ex-관계, 감정? 질문이 너무 크다. 이 중 내가 못 다루는 감정-탐심, 분노, 용기, 공포 등 구체적으로 쓰면 좋겠다.)

  - 질문이 너무 커져버리면 길이 좁아져서 나아가기 힘들다. 처음을 분명하게 잡아놔야 점점 더 그 길이 넓고 큰 길로 

    펼쳐진다.



7. 인용문을 쓸 경우, 인용문을 자기언어로 반드시 한번 풀어줘라! 

    그래야 스스로도 이 인용문이 얼마나 어떻게 나한테 체득됐는지가 느껴지고, 

    읽는 사람한테도 지금 쓰는 사람이 이것을 어떤 맥락에서 썼는지를 쉽게 접근할 수 있다.



8. (해결책을 찾고 싶은 조급한 마음에) 문제 해결에 달려가지 말라. 

   내가 뭘 해야 돼? 라고 하는 것을 찾아내야 되겠다는 것도 해결책이 될 수 있겠지만, 

   지금 내 문제가 뭔지 명확하게 알아가는 것도... 

   내가 (상황 자체를) 어렴풋하게 알고 있던 것을 세밀하게 알고 가는 것도... 

   내가 처음에 했던 질문을 탐색해서 들어갔더니 질문이 잘못됐네? 이것을 아는 것도... 해결책 중의 하나이다.

   결론에 대한 압박감을 내려놓고, 내가 보고 싶어 하는 지점을 끝까지 깊이 있게 봐라! 이 지점이 끝이다.




<신근영 선생님 총평>


1. 스피노자이기 때문에 우리가 만나게 되는 어떤 세계, 그 스피노자만의 독특성이라고 하는 지점들이 

    에세이에는 살아있어야 한다. 

    그것이 원래 있느냐? 그건 아니다. 내가 스피노자의 독특성을 살려주는 것이다. 

    에세이를 쓸 때 스피노자가 되었든 누가 되었든 그것만이 보여줄 수 있는 세계를 내가 스피노자와 만나서 

    보여줄 수 있는 독특한 세계가 열려야 한다. 

    스피노자이기 때문에 내가 만났던 세계, 그것이 무엇인지에 집중을 해주면 좋겠다.



2.  모든 글쓰기를 할 때 가장 큰 훈련은 마음을 오롯이 한곳에 모으는 훈련이라고 생각한다.



3. 대부분 글들의 기운이 산만하게 느껴졌다. 

    다음에 에세이를 쓸 때는 마음을 정미롭고 한 곳에 모으는(일념) 훈련을 하는 생각으로 글을 썼으면 좋겠다. 




1학기 때는 코로나19로 거의 수업에 참석을 하지 못해 에세이 발표 수업은 이번 학기가 처음이다. 

조금은 낯선 풍경 속에 긴장감을 가지고, 일성 학인들은 어떻게 자기 삶의 경험들과 고민들을 

스피노자의 에티카와 연결지점을 찾아 글을 써 내려갔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기대하며 그들의 발표를 경청하였다. 

2학기가 끝나가는데도 아직까지 얼굴도, 이름도 잘 모르는 학인들이 많았지만, 그들의 다양한 이야기와 질문 속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친근하게 느껴졌다. 


한명 한명 발표가 끝날 때마다 신근영 선생님의 유머러스하면서도 쿨내 진동하는 일침을 가하시는 코멘트들은 

나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되는 귀한 깨달음이 많았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에세이를 쓰는 동안 나의 문제의식과 접속되는 지점들이 자꾸 바뀌다보니 마무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많이 부족한 에세이를 제출하고 발표까지 하려니 챙피한 마음 + 모든 코멘트들이 다 나에게로 향하는 것만 같았다.^^;


어쨌든, 이번 학기는 시간을 지켜 에세이를 제출했다는 것만으로 큰 의의를 두며, 학인들과 함께 이런 시간을 

함께 공유할 수 있어서 참으로 감사하다.



* 힘든 시국에 어려운 에티카와 함께 한 모든 학인분들 에세이 발표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모두에게 지복이 있으시기를 바랍니다! ^^


댓글목록

들판님의 댓글

들판 작성일

이렇게 총평을 정리해 주니 좋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