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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합평(오후)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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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멍뚱깽 작성일22-04-18 21:21 조회964회 댓글1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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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합평 -오후- 후기

 

드디어 에세이합평 날이 되었습니다. 오전의 합평을 마치고 짧은 점심 후에 오후 합평이 시작되었습니다. 합평 시간에 나온 질문과 코멘트중 인상적인 것들을 모아봤습니다. 강독 공부도 어려운 가운데 도움이 되었지만, 모두의 에세이에 담겨 있는 베르그손의 개념과 우리의 오래된 습성들도 많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아마 베르그손의 철학은 더 잘 이해가 될 것 같구요. 인정욕망, 자의식, 안정성, 자유와 필연, 이미지, 목적중심적 삶 등의 개념들은 앞으로의 공부에서도 계속 필요한 개념들일 것 같습니다.

 

-인정욕망; 중요한 주제임. 인정욕망 자체가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인정욕망과 멀리 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이 자유와 관련된 포인트일 것.

 

-내면적인 글들에 대하여: 이런 에세이들에서는 큰 에고가 느껴진다. 그래서 역행이 필요하다. 외면적 글쓰기를 해보자. 이것이 자의식을 줄이는 법. 베르그손이 하는 이야기와 나의 이야기를 오고갈 수 있어야 한다. 외면과 내면 오고가기.

 

-자의식:자의식 줄이기가 이슈라면 그것에 대한 공부를 하는 것이 좋다. 스피노자 식으로 이야기하면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나면 문제가 해결된다는 것. 발생 원인을 알아야 해소할 수 있다.

 

-자동화된 기제: 글쓰기에서 자동화된 기제는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거나, 급하게 행동으로 달려가는 것. 고민하고 시도하는 과정 없이 너무 급하다. 글의 결론이 깨어있기같은 상투적인 것이라면 이것 역시 성급한 결론으로 볼 수 있다.

 

-비결정성 : 명상을 통해 고통을 견디는 것, 축구를 할 때 등을 사례로 비결정성을 살펴본 글은 재미났음. 다르게 살 수 있는 가능성을, 기관없는 신체의 개념으로도 연결된다.

 

-이미지 : 과학적으로 증명할 대상은 아니다. 철학적 개념을 왜 과학적으로 증명해야 하나? 우리에게 모호하게 다가오는 것은 익숙하지 않은 전제이기 때문. 이미지를 물질적으로 정의하면서 과학과는 다른 방식으로 보게 하는 새로운 담론을 형성하는 것임. 사물을 보는 다른 방식이 열리는 것임.

 

-공부하는데 성과가 없다고 받는 스트레스 : 내용이 어려워서 헤매는게 문제일까? 철학공부에 도움되는거 아닌가?이해가 되지 않아도 괜찮고, 느리게 갈 수 있는 역량을 키운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한 것. 스트레스 받지 말고, 그렇게 되는 이유에 대해 고민해볼 것. 어떤 공부도 너무 괴로우면 어렵다. 괴로운 이유, 너무 잘하고 싶은건지 고민해보기. 공부의 즐거움이 묻어나는 에세이가 있다. 공부가 즐거운 것은 더 실력이 있어서는 아니다.

 

-투표와 대의민주주의 : 대의민주주의는 자동화된 기제가 발동되게 만든 시스템 아닐까? 투표는 인간개체를 부품과 같이 하는 것.

 

-안정적 삶과 불안정한 삶 : 안정화되어 있으면 변화가 일어나기 힘들다. 불안정한 삶이어도 을의 상태를 긍정하며 나아갈 수 있다면 엄청난 역량인 것. 그런데 그런 역량을 갖고서도 이 상태를 나쁘게 여긴다면 뭔가 옳은 상태를 가정하고 있는 것. 오만이 작동한다면 그것을 다른 방향으로 해석해주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목적중심적 삶; 목적만을 향해 가는 습관을 바꿔, 목적을 희화화해버려라. 목적을 여러개를 설정해보는건 어떨까? 목적을 해체해 보는 것이다. 기본적인건, 목적은 웃기다. 우리에게 필요한건 가벼워지는 것. 진지와 웃음사이를 오갈 수 있다면 역량이 커지는 사람인 것.

 

철학개념을 통해 나를 객관화시킨 후 언어로 토해내고, 소리내 읽고, 타인의 질문과 의견에 귀기울이며, 타자의 시선에서 나를 봅니다. 내가 얼마나 굳어 있는지, 내가 얼마나 인정받고 싶어 몸부림 치는지, 내가 얼마나 둔감한지 등을 실감하며 묘하게 기분이 좋기도 합니다. 더 잘살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는 거잖아요? 좀 별로이고 때론 한심하기도 한 채로도 그럭저럭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수동적인 배움만이 공부인줄 알고 살았지만, 듣고 느끼고 만나고 하는 모든 과정이 공부인 배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정도면 꽤 잘살고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아니어도 좋습니다. 한학기 저에게 배움을 나눠주신데 대해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아홉시간동안 에세이를 봐주신 정군샘, 지켜보신 담임샘, 함께한 학인들, 특히 합평 녹취본을 올려주셔서 후기를 쓸 수 있게 해주신 양미연샘까지 모두 수고많으셨습니다.

 

 

 

 

 

 

댓글목록

목도리님의 댓글

목도리 작성일

내용을 읽으면서 와 의미가 구성되는구나, 나의 도식이 열리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알차고다져진글  음성에서 오는 나긋한 안정감이 있는 차서가  깊이를 보여 주는듯 합니다. 영샘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건강을 컨트롤 잘하시고  또 뵙겠습니다. ㅇㅁ

이대중님의 댓글

이대중 작성일

또 언젠가부터 타인의 글에 무관심해지기 시작한 제가 부끄럽습니당. 후기를 너무 알차게 써주셔서 잘 읽었어요~
근데 진짜 멍뚱깽 님은 누구세유~??

강적님의 댓글

강적 작성일

2주가 지났는데도 선생님 후기를 읽으니, 총평 내용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정군선생님의 너무 친절하고 후한 총평이 당황스럽기도 했던 기억도 납니다^^ 마지막 선생님의 감상이 참 좋네요. 같이 그렇게 모든 것이 배움이 되는 그런 공부 계속해요!

구본숙님의 댓글

구본숙 작성일

합평을 보니 에세이 발표날이 다시 생각나네요. 포인트를 잘 정리해 주셔서 그때 기억에 남았던 말씀들이 다시 정리되었어요. 글 감사합니다. 긴 시간동안 이어진 합평으로 힘들기도 했지만 같은 공부를 했는데 각자 다르게 느끼는 지점들과 또 동시에 같은 것을 느끼는 지점들은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기도 했습니다. 샘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들어있는 글 하나하나가 감동이었어요. 학기를 마치고 쉬는 방학은 더 감동입니다 !!ㅎㅎ 잘 쉬고 2학기에 뵈어요^^

김효정님의 댓글

김효정 작성일

얼떨결에 지나간 일성 1학기. 공부하며 제 신체도 돌아보게 되고 감?도 조금 알게 되었네요
멍뚱깽 샘의 후기 읽으며 다시 새겨 보아요. 앞으로도 전 느리게느리게 그리고 엉뚱한 길로도 들어서겠죠
일성샘들의  진지하지만 즐공 하시는 모습 보며 따라 갈게요 ^^

이정희님의 댓글

이정희 작성일

길고 길었던 에세이 발표날 후기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해주셨군요~ 감사합니다^^ 2학기에는 깨봉에 모여서 더 즐겁게 공부해보아요~~

권영필님의 댓글

권영필 작성일

버티기  어려운  9시간의  함평을 우리가  배우고  깨달은  액기스들을  잘  정리해주셨네요. 수고하셨고  감사합니다^^

박종화님의 댓글

박종화 작성일

수고하셨습니다. 오후시간들의 강평들을 잘 정리해 주셨네요. 에세이들을 프린터해서 읽을 때보다 즐거운 시간들이긴 했지만, 제겐 하루 종일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체력의 한계를 느끼게 해 주는 시간들이었어요. 한학기가 지나고 나니까, 아 마무리를 이렇게 하는구나 하고 알게 되네요. 
자영샘도 진샘도 3조의 다른 샘들도 모두 함께 해서 즐거운 한 학기였습니다. 2학기에는 좀 더 가볍게 시작을 해볼까 생각 중입니다. ... 즐겁게... 너무 진지하지 말고... 천천히... 욕심 부리지 말고... 한주간의 방학이지만 잘 쉬세요...

면이님의 댓글

면이 작성일

일당 '멍둥깽' 샘이 누구신지 정말 궁금하네요^^ 왜 이런 별칭을 지으셨을까 궁금하기도 하구요
선생님의 생생한 후기를 읽고 나니, 정말 우리가 엄청난 일을 해낸 것 같아요. ㅋㅋ 뿌듯하고 대견하네요 ㅋ
합평의 주는 감동이 있어, 또 힘내서 2학기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묘하게 기분이 좋아지는 그 포인트를 살리고, 재미있고, 유쾌하게 함께 공부해 나가요^^

남궁진님의 댓글

남궁진 작성일

우아~~~즐겁지만, 엄청난 에너지와 체력이 필요했던 에세이 합평에 대한 후기를 이렇게나 빠르게 올려주시다니...... 그날, 아마도 글쓰기의 바다에서 익사하지 않고 파도를 넘어 물결을 탈 수 있는 글쓰기의 역량을 습득하신 듯 합니다. ^^ 가벼워지기, 진지와 웃음 사이를 오갈 수 있는 역량 기르기, 목적 비틀어보기, 공부도 비틀기, 그리하여 배움에 즐거움 버무리기,,,  2학기가 기다려지시나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