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8일 <몸의 우주성> 세미나 후기- 1조 박운섭 > 일요 감이당 대중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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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8일 <몸의 우주성> 세미나 후기- 1조 박운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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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엇박 작성일22-05-09 14:43 조회1,168회 댓글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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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후 2, 세미나가 시작되었다. 주란샘의 새 기획에 따라 교재 요약문 작성자 3인의 소감을 듣게 되었다. 유교의 종교성 논란과 역사적 변천, 종교별 사제계급의 존재 문제 등이 인상적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2. 이어서 전과 같이 가장 선호도가 높은 질문에 대한 토론에 앞서, 저조한 투표율이 또 한 번 지적되었다. 점심때까지 절반 정도(최종적으로는 19)가 참여한 가운데 가장 득점이 높았던 수미샘의 3번 질문이 가장 먼저 도마 위에 올랐다. ‘종교인과 세속인의 구별에 대한 질문에 4번 질문(고지영샘)까지 합쳐서 수미샘, 영필샘, 고지영샘, 면이샘, 자영샘, 목인샘, 윤경샘, 종화샘까지 제각각의 의견들이 쏟아졌다.

   사제계급의 이권 확보 장치, 기독교 원죄 교리의 영리함, 중국에서 과학과 철학의 미분화 상태 지속, 서양사에서 교황권과 황제권의 쟁탈 등등에 국선도 수련 현장 경험까지 보태니 바야흐로 동서고금을 망라하는 난장이 벌어졌다.

   한편 혼란스럽고 한편 신기묘묘한 논란거리 속에 주란샘은 어쨌든 정리를 했다. 무수한 전거를 들먹이면서 설명을 덧붙이고, 또한 가운데 삿된 기운에 빠져들지 말아야 하며, 세미나니까 저자의 논점(‘몸의 우주성에 대한 서양과 동아시아의 차이 속에서 뭔가를 얻어낼 게 있다)으로 되돌아와야 한다는 주장인 듯하다. 들을 귀 있는 자는 충분히 이 흐름을 잘 음미하였으리라 믿는다. 여기까지 진행하였을 때 벽시계는 3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3. 두 번째 고득점을 한 형은샘의 7번 질문에 8번 질문(재선샘)까지 뭉쳐서 새 마당이 시작되었다. , 스트레칭도 없이 계속 이어진 탓인지 기력이 떨어진 모습들이 여기저기 나타나는 가운데, ‘점치는 책인 역경이 어떻게 자연학의 대체물이 될 수 있는지라는 이 간단한 질문을 두고도 요괴까지 소환된 것은 과연 필연의 법칙인지, 아니면 우연의 산물인지, 이 두 개가 같은 것인지, 각자 알아서 생각하시라.

   종화샘과 윤경샘이 시작했지만, 이번에는 주란샘의 방송 분량이 제법 많았다. 경서와 대립되는 위서, 진한 대 중국 과학 기술의 탁월성, 주역참동계의 과학 연계성, 은나라에서 송나라까지 변화되는 사회와 유교의 흐름, 중국인의 무의식적 집합심리의 등장 횟수... 이는 쏟아진 내용 중 눈에 띄는 몇 대목이었을 뿐이다.

   결국 주란샘의 요점 정리가 이어졌다. 고대 과학과 현대 과학을 보는 시각, 내 몸의 타자화와 성화, 신선술 연마와 별똥별 소원 빌기.. ‘우스워하지도 말고 무서워하지도 말며, 우리는 어디든 갈 수 있다가 내가 필기해 둔 마지막 구절이다. 그 옆에 표시해 둔 시각은 350.

 

4. 평소와 달리 이번에는 겨우 4개 질문을 다룬 데 그쳤지만, 시간은 더 잡아먹었다. 서양과 동아시아, 진한 대와 오늘날, 과학과 종교와 미신. 우리가 110분 동안 교재 제1동양의 사고1중국 고대사상의 형성을 주제로 세미나를 한다고 했는데, 거길 통과한 게 맞는지 궁금하다. 수영샘이 마련한 녹취록을 쓰지 않고도 원고지가 다 찼다. 아니 넘쳤다. 녹취록을 리뷰하면 훨씬 복잡해질 것 같아서 생략한다. 세미나가 끝나고 며칠이 지나면 저 세미나에서 오간 얘기들은 어떻게 흔적을 남길까? 점심 식사 때 흔적을 남기지 말라고 했는데, 다 지워버릴까? 다 지워질까? 아무리 지워도 우리의 뇌와 몸에는 작은 생채기가 남을 것 같다. 그러면 충분하겠지.

   한바탕 연극이 끝났다. 정군샘이 수업내용을 빼는 것이 후기 작성의 요체라고 말씀하셔서 고민이 두 배가 되었다.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끝입니다.

 

댓글목록

joen3님의 댓글

joen3 작성일

운섭샘~ 운섭샘 후기가 축구경기 중계같다는 형은샘 의견에 동의합니다^^
어쩜이리 상세히 적어놓으셨나요^^ 시간 표시 부분에서 빵터졌습니다^^
유쾌한 후기 잘 읽었습니다~~

김혜경님의 댓글

김혜경 작성일

운섭샘의 후기를 보며, 옆에서 운섭샘이 그냥 말씀하고 계신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저도 웃음이 나네요. 술술 읽히는 재미난 이야기 같은 후기였습니다~^^ 내용을 보니 세미나때 과학에 대한 논의도 있었나보네요. 샘들과 이야기 나누고 싶은 주제였는데, 음..역시 수업 참석을 잘해야겠어요.ㅜ.ㅜ

강적님의 댓글

강적 작성일

ㅎㅎㅎ 농담처럼 제가 투덜이 스머프라고 부르곤 하지만, 선생님의 약간은 삐닥한 말투가 그대로 느껴져 읽는 내내 웃음이 났습니다. 선생님의 모습이 생생하게 떠오르는 것처럼, 그날의 세미나 현장이 생생히 그려지는 후기. 정말 재밌게 읽었어요!!^^

이형은님의 댓글

이형은 작성일

아…왜 저는 운섭샘이 쓰신 글은 꼭 삼세번 읽게 되는 걸까요?!! 이번 글은 마치 축구중계를 듣는 것 같으면서도 문학의 향기가 배어나오기도 하고…운섭샘 글은 제게는 늘 흥미롭습니다~ 좋은 후기 감사합니다!

* 면이샘은 양미연샘입니다^^

남궁진님의 댓글

남궁진 작성일

종횡무진, 우주에서 유영하고 온 듯 한 세미나 풍경을, 어느 방향에서 어떻게 훅 치고 들어올지 모르는 이야기들의 흔적, 잘 읽었습니다.

김윤경님의 댓글

김윤경 작성일

ㅋㅇㅋ 수고하셨습니다.

2번의 면이샘은 누구일까요?

joen3님의 댓글

joen3 댓글의 댓글 작성일

ㅎㅎ 제가 면이 입니다~~제 이름이 양미연인데 빨리 부르면'양면'이 되요~~ㅋ
쓰고 보니 '양면성'이 떠오르는군요. 참고로 저는'다면성'입니다 ㅋ
이름만 떼서 미연이를 면이로 별생각없이 닉네임을 지았네요^^

목도리님의 댓글

목도리 작성일

아썸 합니데, 운섭샘^^
 세미나 시간에 지루하다는 느낌 좀 들었습니다만, 허나 우리 운섭샘의 회로가 "었다"를 5번사용하시고, (왔다, 졌다,쳤다,찼다,했다,났다,한다,) 순수한 이미지 동사들을 사용하셔서 각양각색으로 다양하게 표현해주시고 시간의 표현이 3시5분, 3시50분,
 110분 등 시간의 흐름과 경과에 대해서 서술해주셔서  맘이  가벼워짐을 느꼈습니다, 감사합니땅^^ 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