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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주차 강독후기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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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두영 작성일22-06-03 05:56 조회179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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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내내 빠듯한 납기 일정을 맞추다보니 체력이 방전되었다는 핑계로 현장수업을 제끼고 느긋하게 집에서 수업을 들었다. 역시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는지 현장 수업내용이 잘 안들린다는 핑계로 에먼 발가락만 꼬물거리며 수업시간의 절반 이상을 '마치면 뭐 먹지? 마치면 뭐 먹을까? 마치고 어디 가서 뭐 먹을까?" 라는 생각에 몰두했다.
 화면속에서는 정념, 지각, 감각등 내가 평소에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던 단어들의 새로운 개념들에 대해 질문하고 답하는, 고지가 저기인데 빗발치는 질문에 한 발 앞으로 전진이 어려운 치열한 - 고지전을 연상시키는 - 국지전을 치루고 있었고 화면밖의 나는 뭘 먹어야할까? 라는 정념(?)에 빠진 채 관망하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수업을 들으면서도 오후에는 무엇을 먹을지를 계속 고민하고 그것을 하지 못하면 오늘 하루를 망칠 것 같다는 생각에 계속 빠져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내가 그러한 생각에 깊이 빠져 있는 것, 그것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정념'이란 것과 같은 것일까?  지각이 외부 대상에 대한 가능적 행동이고 정념은 실제적 작용이라면 나의 지각은 치킨, 족발과 소주 한 병을 나의 신체와 일체 시켜, 다시 말해 결국 나의 신체가 지각 대상이 된 것인가?
  오후 세미나 시간에 고대 중국 불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던 중 컴퓨터 화면 뒤로 낯선 책 한 권이 눈에 들어왔다. 제목이 <법륜 스님의 금강경 이야기>였다. 저 책이 언제부터 저기 있었지? 아내에게 물어본 결과 추측컨데 몇 년은 그 자리에 있었다. 왜 내 눈에 이제야 보였을까?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인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사는 것일까? 만약 컴퓨터 뒷 편에 소주병이 있었다면 내가 수 년 동안 그 뚜껑을 따지 않고 내버려뒀을까? 대상들에 몸을 돌려야 최소한 가능적 행동이라도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 정군샘이 하신 " 하나의 과정 같은데 말을 따로 찢어 놓으면 헷갈린다. 철학은 헷갈리라고 만든 것이다. 순수지각을 보자. 기억이 개입되지 않은 지각은 없다. 그런데 이론적으로 순수지각의 매커니즘을 보면 기억과 덧붙였을때, 어떤 방식으로 지각이 작동하는지 더 잘 보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개념적으로 구분하는 것이다." 라는 강의 내용이 머릿속에 새겨진다. 두루뭉실하게 띄엄띄엄 읽는 습관을 고치라는 말로 들렸다. 알고는 있지만 고치치 못한 것을 되새긴다.
댓글목록

남궁진님의 댓글

남궁진 작성일

핵심은 꿰고 있는 후기인걸요~ 물질은 그대로 그 자리에 있었는데, 내 눈이 그것을 지각하게 되는 순간은 언제인가? 나의 관심이 나의 잠재적 행동이 실제적 행동으로 전환되는 순간은 언제인가? 늘 궁금한 질문입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