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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12일 <몸의 우주성>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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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유만만 작성일22-06-16 23:12 조회402회 댓글2건

본문

철학은 영혼을 돌보는 것이다

 

그리스 로마시대 철학 학파들은 심리치료의 성격을 띤 정신 수양이 통례였다고 한다. 그들에게 철학은 어떤 이론의 가치를 지적으로 승인하는 것이 아니라 수양법과 실제 삶의 방식을 결부하는 것이었다. 그런 고대철학이 심리치료와 연결되는 실험적·경험적 성격을 나타내는 가장 오래된 예가 파타고라스 학파(기원전 6세기)이다. 이 학파는 철학을 엄격한 수행의 공동체 안에서 삶의 방식으로 실천하였는데, 다른 자료를 찾아보았다. 피타고라스 공동체에 일원이 되기 위해서는 몸의 자세와 외모, 기쁨과 슬픔을 느끼는 감정, 어조와 음색까지 면접을 보았다고 한다. 이런 엄격한 과정을 통과해도 3년여의 청강생활을 거쳐야만 제자가 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며, 그 후에도 5년간 침묵수행을 해야 하는데 배움이 더디면 추방되었다고 한다. 기원전 6세기라면 지금부터 약 2500년 전인데, 그 옛날에 공동체 면접으로 몸의 자세와 음색까지 평가했다는 것도 놀라운데 기쁨과 슬픔을 느끼는 감정은 도대체 어떻게 평가하였을까? 아무튼 공동체 구성원 한 사람의 감정이 공동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여겼던 것 같다. 그렇다면 감이당이라는 공동체에 나의 감정은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근대인들은 소크라테스와 공자를 종교가보다는 철학자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동서양 모두 고대철학자들은 인간 마음의 문제가 영적인 영혼의 영역과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였다. 고대철학이 심리학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서 영혼(靈魂, soul, spirit)이란 사후의 혼(, ghost) 보다는 몸과 감정을 아우르는 (인간의) 정신(psyche)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래서 고대에서 철학이란 내 영혼을 돌보는 것이었다고 한다. 오늘날 철학은 어렵기만 하고 딱딱한 이미지인데, 고대는 영혼을 돌보는 심리치료적 성격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대 그리스 로마인들의 실제 생활은 철학자의 이미지와는 다른 폭력과 잔혹함을 좋아하는 풍조가 지배적이었기에 정념(情念) 통제법을 권장하거나, 나이가 많은 가정교사를 두거나, 피타고라스학파의 격언집을 소리 내어 읽는 방법을 권장하였다고 한다. 격정(激情)을 억제하기 위해 나이 많은 가정교사를 두었다는 것이 반갑다. 요즘은 나이가 많을수록 취업이 쉽지 않은데 말이다.

서양의 고대철학들 중 몸의 우주성이라는 관점에서 대우주와 소우주의 대응관계를 생각한 피티고라스 공동체 등의 심신훈련법은 기독교 발전과 함께 쇠퇴하였다.

 

피타고라스 학파.jpg

 

<피타고라스 공동체>

댓글목록

남궁진님의 댓글

남궁진 작성일

고대 서양 철학의 관심 분야가 심리치료적 정신 수양이라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어려운 면접시험까지 통과하고도 청강수업, 침묵수행 8년을 거쳐야 일원이 된다는 내용은 놀랍고, 감정을 테스트하는 방법은 무엇이었을까 궁금합니다. 마지막 부분에서 나이 많은 가정교사를 두었다는 것이, 취업과 관련하여 반갑다는 지적은,,,,, 새롭습니다. 저는 취업보다는 나이 든 사람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대접해주었다는 것이, 좋았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박운섭님의 댓글

박운섭 작성일

음... 아마 피타고라스 학파의 경우 거의 비밀결사였다는 말이니까 요즘으로 치면 무슨 최상류층의 이너서클이라고 보는 것이 맞겠지요. 여유만만님은 감이당의 출입문을 지키는 수문장이고, 피타고라스 학파에서 면접담당관을 했을 것 같습니다. 고대 그리스로마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가 발전해서 모든 인간의 권리(인권)가 존중되기 전까지는 어느 시대나 정도차는 있어도 폭력과 잔혹함이 사회에 만연하였다고 생각합니다. 공개처형이 없어진 게 어디나 얼마 되지 않았으니까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