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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은 노자타설 후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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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남궁진 작성일22-07-30 08:09 조회566회 댓글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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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이 바뀌면


지난 금요일 4차 접종을 했다. 아픈 곳은 없었는데, 몸이 나른했다. 줌수업 할까 망설이다 감이당 현장수업을 하러 나섰다. 망설인 이유는 감염의 우려 때문이다. 나선 이유는 현장이 주는 역동성의 장에 있고 싶은 욕망, 생일이라고 학인들에 한 잔 쏜다는 윤경샘의 유혹, 방학전(나의 방학은 8월말까지이다) 얼굴 한 번 더 보고 싶은 심정 등등 망설임보다 훨씬 많다. 우려를 찜 쩌먹고, 휘휘 나섰다.(혹시,,,, 그 날 이후 살짝 감기 기운이 있었다면, 제 탓입니다) 수업 시작 20분 전인데, 바지런한 샘들이 벌써 뒤쪽 책상 자리에 포진하고 명랑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운섭 샘 옆자리가 비어서 얼른 앉는다. 짝꿍이 바뀐 기분이다. 살짝 설렌 것 같기도 하다.^^ 앞자리 앉은 윤경샘 생일을 축하하고, 매실차 한 잔을 찐하게 마시며, 선생님을 기다리는 시간 또한 설렌다.


질문이 바뀌면 사유의 장면이 달라진다-질문은 정교하게

지난주 발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1교시가 진행되었다. 처음 질문이 나의 것이어서 귀가 쫑긋했다. 나는 2장을 요약하고 발제를 했다. 미와 선에 대한 노자의 정리는 1장처럼 파격적이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아름다움(선함)이라고 알고 있는 것을 아름다움이라 한다면 그것은 추함(불선)이다.’ ‘도’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자마자 2장에서 인간의 가치 추구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사실 나의 질문은, 1) 미와 선의 가치는 누가 만든 가치인가? 2) 그것은 추구할만한 것인가?라기 보다 3) 도의 작용은 (미와 선에 대한) 인간의 가치 추구와 어떤 연결 지점이 있는가에 있었다. 미와 선의 추구는 도의 작용과 관계가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선생님은 질문의 방향을 살짝 바꾸어 다시 질문하셨다. ‘노자는 왜 미와 선의 추구를 문제 삼았던 것일까요?’ 그러자 그 질문 안에 노자의 시대가 들어오고, 그 시대의 문제가 보이고, 노자의 질문이 보인다. 춘추시대  활동한 노자는 통치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한 것 같다. 주나라의 절대적 가치가 무너지고 제후들이 제각각 자신들의 가치를 절대적이라 주장하고 믿고 따르기를 요구하는 시대에서, 그는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 것이다. 나의 가치가 절대적이고 하나의 원칙이며, 그 원칙만이 세상을 다르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하나의 진리, 하나의 가치만 있는 세상은 풍요롭고 아름다우며 안전하고 좋은가? 그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아무리 좋은 가치라 해도 그것만 주장하면 그 가치는 폭력이 된다. 다른 가치를 허용할 수 없으니까. 이는 통치자들의 독단을 경계하는 통치학의 측면에서 이야기 한 것이지만, 우리 삶에 적용할 수 있는 문제 의식이다. 도의 작용이 가치 추구와 어떤 연결지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도가 작용하면 인간의 가치 추구가 고정되지 않고 변용되며 변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질문은, 유무상생의 이치는 대중지성에게 어떤 시사점을 줄 수 있을까? 였다. 발제할 시점에서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남회근 선생님이 예로 들었던 역사적 사례로 보아, 신분이 있던 시대, ‘유무상생’의 이치는, 없는 황제의 신분을 있게 할 수 있는 비법처럼 여겨질 수 있었다. 황제가 될 수 없었던 신분의 사람에게 말이다. ‘유무상생’은 그럴 때, 그 시대 최상위 지위로 오를 수 있는 이치가 되며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신분이 사라진 오늘날, 대중으로 불리는 우리들에게 ‘유무상생’은 무엇을 만들어낼 수 있는 도깨비 방망이가 될 수 있는 것일까? 그렇게 만들어진 있음은 정당한가? 머, 이런 질문이었던 것 같다.
선생님은 이 질문을 우리들에게 던지셨다. 권영필샘, 이경순샘, 그리고 김홍철샘의 대답이 멀어서 잘 들리지 않았다. 우리들의 대답을 듣고, 샘은 코로나, 기후변화 위기에 처한 오늘날의 우리(인류)로 범위를 확장하여 선생님의 사유를 펼치신다. 질문은, 인간만이 이 세상을 이끌어갈 수 있다는 신념, 우주를 인간이 지킬 수 있다는 오만에 대한 생각으로 넓혀졌다. 인간중심주의 인간문명 중심주의가 지구를 우주를 어떻게 만들었는가. 지구는 사막화되고 있다. 파괴된 것은 재건할 수 있는 조금의 가능성이 있지만, 사막화된 것은 무화되어 그 어떤 것도 다시 세울 도리가 없다. 그러자 인간은 우주 개발로 인간이 살만한 곳을 찾아가려 한다. 지구를 사막화해놓고 다른 우주로 먹튀 하려는 것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우주 개발이 국가간 과학기술의 순위를 다투는 영역인 것처럼 막연히 생각하던 나는, 지상을 넘어 다른 곳에 인류가 살 곳이 있다는 이상주의와 초월주의의 극단이 과학 이성과 만나는 지점이 우주 개발이라는 선생님의 설명에 놀란다. 선생님은 유무상생의 이치를 안다면 절대로 그럴 수 없다고 하신다. 지구에서 주인처럼 잘 살아와놓고 이곳을 쓸모없게 만든 다음 튀어버리려는 인간의 이기성을 돌아보게 하는 이런 지점에서 유무상생의 이치를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그것은 공존의 문제라고 할 수도 있다. 기존에 우리가 지구를 사용했던 방식과는 매우 다른 방식, 어떻게 지구와 공존해야 하는가의 문제, 자연과의 공존 문제, 우주에서 생명으로서의 인간의 존재에 대한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천지자연 우주 안에서 살아가는 존재로서 독단적으로 절대 살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공존의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어떤 규정성 안에 나를 가두지 않는 것, 그것이 ‘유무상생’의 이치가 주는 메시지 일지도 모른다.
나의 질문, 대중 지성에게 노자가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가의 질문은, 나에게 노자는 어떤 의미인가로 바뀌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 나는 애쓸 것이고, 언어를 포기하지 않으려 노력할 것이지만, 답은 언제 찾아올지 모르겠다. 다만 이번 시간에는, 변하지 않는 것은 없으며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겠다는 어떤 규정에 대한 혹은 어떤 가치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을 버려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기타 등등

제인 구달의 사례와 ‘향모를 땋으며’에서 소개해준 미국 고속도로를 횡단하는 도마뱀 행렬을 구하기 위한 사람들의 행동에 관한 이야기가 울림을 주었다. 지금 여기의 삶이 바뀌려면, 생명을 살리는 방향으로, 지금 여기에서 각자가 각자의 방식으로 행하면서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마음을 비우는 실천적 방안은 사실 근본적인 마음의 전환이 있어야 하는 것 같다. 사회가 만들어준 욕망을 비우고 내 생명을 살리는 욕망을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은, 배를 채우고 뼈를 튼튼히 하는 일이라는 말씀도 오래 남는다.
감염에 대한 우려를 떨치고, 현장에 가기를 잘했다. 설렘은 따라가야 한다.^^ 하루 짝꿍 박운섭 샘과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것은,,,,,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ㅠㅠ

후기를 너무 늦게 올려 미안합니다.^^
댓글목록

강적님의 댓글

강적 작성일

질문이 바뀌면 사유가 달라진다는 말에 공감해요. 그리고 질문을 한다는 것이, 정확하고 바른 질문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도 공부할 때마다 느낍니다. 우리가 공부를 하는 것은 어쩌면 앞선 현인들의 질문법을 배워가는 것인지도 모르갰습니다. 후기 잘 읽었습니다. 건강하게 산행 잘 다녀오세요!!

한스님의 댓글

한스 작성일

꼼꼼하게 잘 정리해주셨네요.. 놓치지 않고..  남궁샘, 휴가 잘 다녀오시고, 수고많으셨습니다!!
오늘 노자를 읽다가, 비틀즈의  'let it be'를 들어 봅니다.. 도덕경 3장의 맨 마지막
爲無爲, 則無不治(위무위, 즉무불치)가 바로 'let it be'네요..
-억지로 하려 하지 않으면, 다스려 지지 않음이 없다..

박운섭님의 댓글

박운섭 작성일

이번 후기에 언급된 이름은 지산씨(실명으로 호명되진 않았지만)를 빼면 윤경샘이 두 번, 구달이 한 번이고, 제가 두 번이라서, 댓글을 아니달 수 없습니다. 제 옆자리 앉으셨는데, 말을 제대로 못붙인 것은 첫째 제가 shy한 때문이고, 둘째 종일을 어영부영 있어도 빈 시간이 제대로 안나서였습니다. 2장에 관해 던져주신 저 질문들과 관련해서 나누고 말이 태산과 같지만, 전혀 틈이 나지 않았네요. 감이당에서 우리는 너무 바쁘게 살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ㅎㅎㅎ 샘의 생각이 넘쳐서 지산씨의 설명과 어울려 엄청 풍성한 시간이었음을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저는 현재 멀쩡합니다. 방학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동선시", 즐겁게 놀 일이 있을 때 만사제폐하고 신나게 노는 게 "천지도"! 말 못하는 피씨 붙들고 일 제대로 하게 만드는 건 참 어려운 일입니다.

남궁진님의 댓글

남궁진 댓글의 댓글 작성일

무사하시다니, 다행입니다^^  빡빡한 글 꼼꼼히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방학 잘 보내시고, 9 월에 만나요~

남궁진님의 댓글

남궁진 작성일

에고~ 한글에서 작성한 글을 카피해서 올렸더니,,,, 글자들이 모두 붙여 버렸네요. 읽기 어려운 글이 되었습니다요. 띄어쓰기 문단나누기가 실종되었습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