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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발표 후기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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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현진 작성일11-04-29 21:57 조회4,044회 댓글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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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 현진입니다


방학은 잘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연구실에서 감성 말고 다른 프로그램이 없어서 오랜만에 집에도 다녀오고 띵까띵까 놀고 있습니다. 놀다 보니 어느새 방학도 4일이 지나버렸네요.;;;;; 에세이 발표 때 느꼈던 감동을 조금 더 지나면 아예 잊어버리겠다 싶기도 하고, 후기를 쓰기로 하고는 왜 쓰지 않느냐는 압박도 있어서 화창한 날씨에 모니터 앞에 앉아 있습니다. (특별히 만날 사람도 할 일도 없지만요.^^) 에세이 발표 때 인상 깊었던 3가지를 중심으로 후기를 쓰고자 합니다. 지극히 주관적인 후기이니 틀렸다 싶으면 바로 똥침댓글( 의사선생님 정말 최고의 표현이네요. 乃 ) 부탁해요~



1 나만의 특이성 혹은 모두의 공통성


에세이 발표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모두가 비슷한 고민을 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특히 제 또래의 학우들이 인정욕망과 관련된 글을 발표하는 것을 보고 모두 같은 고민을 하는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답니다. 평소에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고민을 할 것이라는 생각은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상황이 닥치면 나만 이런 고민을 한다고 자책했는데. 이번 발표를 통해서 모두 비슷한 고민을 한다는 것을 다시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놀랐던 것은 이미 사회활동 하는 여러 선생님에게도 오이디푸스적인 것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결국, 경험이나 상처(조심스러운 단어네요.)가 상대적일 뿐 모두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구나. 그리고 그것을 고치거나 버리기 위해 감성공부 하는구나. 이렇게 생각할 찰 나 곰샘의 무서운 질책이 떨어졌습니다. ‘번뇌는 내 훈장인데 왜 그것을 버리려고 하느냐! 그것은 장점도 단점도 아닌 나만의 특이성이다.’


헛......... 번뇌가 나만의 특이성이라니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번뇌(고민)가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해결하려고 무언가를 찾아다녔었고, 감·성까지 하게 되었으니 번뇌는 정말 나의 힘이었네요. 앞으로 살아가면서도 번뇌와 어떻게 오순도순 살아갈지 감성공부를 하면서 배우고 싶습니다.



2 우주적 인과


의역학은 우주적인 인과에서 나를 보는 것이라고 합니다. 우주적인 인과? 사실 너무 모호하고 광범위한 개념이라 이해는 되지 않지만, 이번 에세이 발표를 통해서 우주적 인과에 대해 들었던 것과 생각들을 나름대로 정리해봅니다. 솔직히 저는 이 한 몸의 안위(?)를 위해, 조금 크게 보아도 가족과 지인을 위해 의역학을 배웁니다. (아는 사람들에게 사주를 봐주고 싶다는 욕심으로 =.=) 아마 많은 선생님께서도 그렇지 않을까? 하는 무례한 추측을 합니다. 그런데 의역학은 그런 것이 아니라는군요. 의역학은 자기 스스로 자기를 구원하는 동시에 우주를 구원하는 것이랍니다. 저를 포함한 몇 분 선생님들이 인정욕망 혹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관련된 에세이를 발표하고 나서 곰샘이 말씀하셨습니다. 왜 자기가 누리는 것은 부정하고 결핍된 것만 보는지, 결핍 때문에 불안한 게 아니라 결핍됐다고 느껴서 불안한 것이라고요. ‘또?’ 사지 건강한 우리들의 그런 생각과 행동이 장애인이나 지금 이 시간에도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폭력적인지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듣고 작년에 했던 장애인활동보조(이하 활·보)가 떠올랐습니다. 저는 전공이 특수교육이라 그저 평범한 아르바이트보다는 전공을 살려서 해야겠다는 생각에 작년 한 해 동안 지적장애학생과 근육병장애인 형을 활보했습니다. 활보를 하면서 나는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몸에 장애가 없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해야 할 일인지에 대해 생각은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곰샘이 말씀하신 우주적 인과와는 다른 것이었습니다. 저 사람들은 장애가 있어서 안 됐다는 동정, 나는 장애가 없어서 다행이라는 안도감, 혹은 앞으로 장애인이 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뿐이었습니다. 그리고 매일 그분들을 대하면서도 항상 내 고민을 해결하느라 힘들어서 활·보를 대충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니 곰샘의 말씀에 마음이 뜨끔했던 것입니다. 장애가 있어서 겪어야 하는 많은 불편과 고통을 생각해보면 제가 하는 고민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나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느라 시선을 밖으로 돌려서 주위를 관찰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주위를 살펴보니 매끼 먹을거리를 걱정하고 가족과의 이별에 괴로워하는 등 정말 굶지 않고 몸 건강하다는 것을 기적이라고 여겨야 할 만큼 힘든 일들이 많더군요. 곰샘께서 말씀하신 우주적 인과가 이것인가 봅니다. 나 자신을 주시하던 시선을 밖으로 돌려서 많은 사람의 아픔에 공감하고 그들에게 내가 선물이 되는 방법을 찾는 노력 말입니다.



3 원초적 욕망 글쓰기


우리는 자라면서 쓴 일기를 몇 개씩 가지고 있습니다. 굳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우리는 글을 통해서 우리의 심리를 표현합니다. 하지만, 저는 에세이를 쓰면서도 왜 글을 써야 하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러다 시성 형의 에세이를 듣고 글을 쓰는 이유를 발견했습니다. 시성 형은 작년 의역학 누드 글쓰기를 하던 중 기억나지 않는 어렸을 때 경험을 어머니께 물었습니다. 그런데 평소에는 글쓰기에 관심이 없는 줄 알았던 어머니께서 자신도 글쓰기를 하고 싶다는 말씀 하셔서 매우 놀랐다고 합니다. 곰샘은 글쓰기는 사람의 원초적인 욕망이라고 하시는군요. 그러고 보니 저도 무언가를 경험할 때마다 그것을 글로 남기고 싶습니다. 글로 그것들을 토해내고 나면 마음이 후련해지거나 편안한 감정이 들었는데 그것이 바로 글쓰기에 대한 원초적 욕망이 아니었나 싶네요.



이렇게 이번 에세이를 통해 가장 인상 깊었던 3가지를 정리해보았습니다. 후기를 쓰는 동안 생각해보니 35시간 동안 정말 많은 것을 압축적으로 배운 것 같습니다. 오랜 시간 한 분도 빠짐없이 그 공간에 있었다는 점과 평소에는 잘 들을 수 없는 서로에 대한 신랄한 조언 그리고 다른 학우들의 세세한 개인사까지. 왠지 에세이 발표가 끝나니 조금 더 친근해진 것 같습니다.^^ 에세이의 감동을 후기에 다 표현하지는 못하지만 정말 알찬 시간이었습니다. 방학 잘 보내시고 2학기 때 또 열심히 달려요 고고씽~~~

댓글목록

박장금님의 댓글

박장금 작성일

<p>오호 훌륭한 후기로다. 한 마디 넘은 현진이의 모습이 그려지는군. 1박2일의 여정은 34개의 인생극장을 공유하는 놀라운 경험이었다는...절실함과 신뢰가 만들어 낸 놀라운 시공간의 장이라고나 할까...서로에게 배우고 곰샘의 촌철살인의 말씀에 내가 해체되는 새로운 경험이었어. 어쨌든 곰샘포함 35명이 마지막까지 한자리에 있었다는 것도 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2학기엔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기대하며&nbsp;계속 가보자궁!^^</p>

정경미님의 댓글

정경미 작성일

<p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mso-fareast-font-family: 바탕">“글쓰기를 통해 나 자신을 탐구하게 되었고, 글쓴 거 고치는 과정-이거 좀 봐줘 하면서 묻고 다니는 과정에서&nbsp;&lt;내&gt; 이야기를 가지고 친구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 에세이에 쓴 현진의 글쓰기 존재론 너무 멋졌다오! 그래도 여전히 에세이 발표 끝나고 아쉬움이 남아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현진은 이런 다짐을 하지 않았을까? “다음 학기에는 더 잘 해야지!” ^^*</span></p>

약선생님의 댓글

약선생 작성일

<p>현진군, 참 멋지네욤~ 계속 분투하세요~ 언젠가 복받을겁니당 *^^*</p>

임경아님의 댓글

임경아 작성일

<p>저도 50대가 되었을 때 우리 모두는 "구루"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곰샘 말씀에 뜨끔했습니다. 살면서 단 한번도 해보지 못한 생각이었습니다. 좀더 생각을 밀고 나가고 싶은 말씀이었습니다.&nbsp; 일단 그 시작으로 오늘부터 "한국문학사" 열심히 읽으며 2학기 준비해야겠습니다.^^</p>

내비둬님의 댓글

내비둬 작성일

<p>‘번뇌는 내 훈장인데 왜 그것을 버리려고 하느냐! 아... 이거 곰곰히 곰씹어 봐야겠네요</p>
<p>지난날의 지워버리고 싶은&nbsp;모습을 떠올릴때, 그걸 감추려거나 보호받으려할 때 훈장은 온데간데 없고</p>
<p>번뇌는 평가절하될 거 같아요.</p>
<p>번뇌는 나의 힘... 너무 멋진 표현이에요</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