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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달라붙어라! 내 몸과 삶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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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경미 작성일11-02-24 12:53 조회5,241회 댓글2건

본문

* 2011. 2. 20. 일. 감이당 대중지성 <글쓰기의 기초> 1강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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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서 중요한 건 테크닉보다 소통


글쓰기는 대화인데 자기 글에 대해 다른 사람이 말하는 거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자의식 상처받지 않기 위해 웅크리면


대화의 길이 막힌다.


글은 내 것이 아니고


소통(길 찾기)의 방식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열린 마음부터 가져야


자기가 쓴 글 건드리지 못하게 하면


글쓰기를 통한 자기 구원은 이번 생에는 어려워


그걸 구해줄 사람은 없다


그건 수평적 네트워크가 아냐


글쓰기를 내 삶의 구원으로 삼겠다고 하면


테크닉이 중요한 건 아니지만


‘위대한 탄생’을 보라


노래를 하는데도


턱을 들면 안 된다, 소리를 어떻게 내야 한다 등등


많은 기술을 익힌다


글쓰기도 혹독한 수련 과정을 거쳐서 단련되는 것이다


그건 테크닉을 익히는 과정이라기보다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익히는 수련 과정이다


 


좋은 글이란 : 글과 삶 사이 간극이 없어야


그런 점에서 대학 입시를 위한 논술은 글쓰기의 적


논술은 삶과 글의 분리를 전제로 해서


일정한 글의 양식에 자기를 끼워맞추게 되기 때문


이런 글쓰기를, 그것도 소수의 학생들만 익혀서


대학에 들어가니


지금 대학생들 글 못 쓰는 건 당연하다


대학에 들어가서도 글쓰기를 못 배운다


대학이 세상에 왜 필요한가


모든 사람이 글을 쓸 수 있게 하기 위해서!


그런데 요즘 대학에선 글쓰기를 가르쳐주지 않는다


대학이 왜 존재하게 되었나


文을 가르치기 위해!


우주의 이치와 인생의 지혜를 구체적 현장 속에서


살아 있는 언어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우주의 이치와 인생의 지혜는 물론


수학 기호, 물리학 법칙에도 있다


그런데 그걸 보통 사람들은 알아들을 수가 없다


그러나 언어는 보편적 도구니까


누구나 글을 읽고


읽는 거에서 그치면 안 되고


누구나 글을 쓸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대학이 있는 거다


언어가 추상적 기호에 머무는 것이 아니고


자기 삶을 기술하고 새롭게 구성하는 능력을 배우기 위해서


언어가 文으로 변주되어야 집단적 지성이 구성된다


 


옛날에야 문자가 소수 특권층에게 독점되었지만


요즘은 누구나 문자를 사용하지 않는가


문자의 사용이 보편화된 시대, 대학에서 당연히


文을 전승하고 새로운 文을 창안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의 대학은 문장 하나 가르쳐 주지 않아


대학에서 배우는 글쓰기-논문


자기 자신도 두 번 읽게 되지 않는 그런 글을 왜 쓰나


공연히 나무만 아깝지


대학 나와도 글 못 쓰면 대학 나온 게 아니다


 


글쓰기 : 인간의 가장 원초적 욕망


틀린 문장 없고 적당한 수사법 구사하는 글


별로 흠 잡을 데가 없다


근데 알맹이가 없다


이때 듣는 말 : “이걸 왜 썼어?”


 


글쓰기는 테크닉이 아니다


진짜 고민해야 할 거는 삶이다


그럴 듯한데 삶이 빠져 있다


흠 잡을 데가 없는데


하지만 그런 글은-흠 잡을 데가 없는


존재 자체가 흠이다


 


현장과 비전이 만나야 글이 된다


삶이 아무리 절박해도


그걸 성찰할 수 있는 사유의 힘이 없으면


그 삶이 글이 되진 않는다


사유의 힘은 어디서 오는가?


- 비전에서


사상의 지도가 있어야


삶에 의미를 부여할 수가 있다


 


현장이 없는 사람. 도사


토굴 안에서는 다 아는데


저잣거리에 나가면 일 주일도 못 산다


반대로, 현장이 큰 사람. 예를 들어 주부.


자기 현장이 너무 구체적이고 안락하니까


안 바뀐다


똑같은 감정의 루트를 반복한다


이거에 대한 질문을 안 한다


지금 나를 위로해주고 필요한 걸 해주면


원위치로 돌아간다


 


이 무지. 무지엔 엄청난 돈과 노력이 든다


무지는 엄청나게 강한 의지


변하지 않겠다는, 알고 싶지 않다는 이


反생명의 의지는


순환하는 생명의 의지 못지 않게 강하다


 


이것과 싸우는 과정이 글쓰기


내 삶의 구체적인 현장에서


내 몸과 마음과 내가 맺고 있는 관계를 성찰하는 거


그게 바로 우주 탐구


글쓰기는 그것의 구체적인 실천이다


 


글이 내 몸에 딱 달라붙어야 한다


내 존재와 글 사이 간격이 없는 것


질문이 내 몸에서 물리화학적 반응을 거쳐


새로운 질문으로 솟아날 때


글이 낸 몸의 안팎을 들락날락하면서 만들어내는


생기와 활력


그게 좋은 글을 만든다


 


삶 자체에 간극이 없는 경우-예를 들어 농부


자연과 일체가 되어 살아간다


현장 안에 생로병사에 대한 비전이 있다


그런 사람은 툭툭- 무심하게 던지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다 도사 같은 말이다


그런 삶에는 글이 특별히 필요 없는지도


 


그러나 지금 디지털시대 도시에 사는 우리들은


너무나 많은 이미지와 망상의 폭격 속에 산다


자기의 진짜 욕망이 무엇인지 성찰할 여유가 없이


너무나 많은 가짜 욕망-내 것이 아닌,


주입된 이미지나 이데올로기 망상들의 조작에 시달린다


 


그래서 ‘나’라고 하는 것-몸과 마음이, 존재가 분리되고


의식과 무의식 사이 간극이 생긴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볼 때


의식보다 감정이 더 힘이 세다


최고지성 엘리트도 삐지면 딴 거 다 소용없다


 


내 의식 밑에 있는 무의식


불교에서 말하는 7식, 8식이라는 거


생명의 토대가 되었던-


내가 생각하는 나는 극히 작은 일부에 불과하다


그 밑에 더 많은 나를 만나기 위해


내 존재의 가능성을 마음껏 펼치기 위해


수행을 한다


 


감정이라는 거


누가 내 자아를 조금만 건드려도 발끈하는 거


그때의 ‘나’는 뭘까?


누가 나를 욕할 때 기분 상해서


걔가 어떻게 그럴 수 있지?


말에 휘둘리는 게 저질이라는 거 알면서도


삶의 질 떨어뜨리는 거 알면서도


감정은 계속 욕을 하고 있다


 


의식과 감정 사이 이 간극


이 간극이 번뇌를 일으킨다


 


안티anti가 있다고 느끼는 나는


정말 나인가?


저 사람은 나한테 안티하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인가?


그가 한 말은 이미 공기 중에 흩어졌는데


나는 그걸 붙잡아놓고 매달린다


 


누가 그랬어!


잘못을 따지기 위해 범인을 찾아다니고


그래서 최후의 적을 발견한다 해도


범인은 이미 ‘다른’ 사람이다


이미 그건 지나간 사건이고


그는 그 일을 잊어버렸다


 


무상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하나의 의식에 고착되어 있는 거


특정한 감정에 붙들려 있는 거


그게 나를 고립시키고 소외시킨다


그때 생기는 존재의 간극이 번뇌를 만든다


겉돌지 말고 딱 달라붙어라!


 


내 몸과 마음에!


내 삶의 현장에!

댓글목록

박장금님의 댓글

박장금 작성일

<p>오호 곰샘의 강의를 잘 정리해주셨내염~ 감사. 담주엔 공산당 선언을 읽고&nbsp;강렬하게 느낀 것을 메모해 오시면 됩니다. &nbsp;</p>
<p>이제 글쓰기는 시작되었습니다. <strong>주제</strong>는 나는 왜 글을 쓰는가?(글과 내 존재는 어떻게 연관되는가?)</p>
<p>자기에 맞는 제목과 개요를 짜서 계속 고민하시기 바랍니다.&nbsp; 이런 일련의 과정이 모두 글쓰기라고...하셨던 말씀이 가물거리지만 기억이 나네염. 막지막에 띡 써서 가져오는게 글쓰기가 아니라는...--;&nbsp;봄에 씨를 뿌려야 가을에 거둘 수 있다는 말씀도 많이 찔렸습니다.&nbsp;일단 씨를&nbsp;뿌려 보아염! </p>

최경금ㅋㅋ님의 댓글

최경금ㅋㅋ 작성일

<p>첨에 선생님을 보았을 때 속기의 달인이란 생각을 했어요. 와~ 근데 그 필기가 이렇게 정리되다니, 또 하나 배우고 갑니다. 수능 전국 일등하는 애들 보면 결국 스스로 정리해서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 공부의 왕도라는 걸 알겠더군요. 열공!!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