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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기 1주차 3교시(한서) 수업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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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란이 작성일19-07-29 20:18 조회1,17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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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사관史官 반고, 인간 사마천을 기리다


 이번 시간 학인들의 마음에 깊이 남은 대목은 단연 사마천전司馬遷傳이 아닐까 한다. 1학기에 사마천의 사기본기를 읽으며 역사가 사마천을 만났다면, 이번에는 반고의 한서를 통해 인간 사마천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사마천전을 읽으며 나는 한 사람의 사관으로서 반고가 다시 보였다. 반고는 사관으로서 앞선 세대의 사마천이란 인물의 한恨과 그 절절함을 가장 잘 이해한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반고는 한서의 다른 전傳과 마찬가지로 사마천 집안의 역사에서 시작해 사마천의 일대기를 기록와 사료에 의거해 담담하게 기술한 듯 보인다. 그러나 몇몇 대목에 이르러 인간 사마천의 소명과 궁형에 처하면서도 쉬운 죽음을 택하지 않은 당위성을 부여해주고 있다.

 

첫째, 봉선제에 참석하지 못한 태사공이 발분하여 죽으려 할 때 아들 사마천의 손을 잡고 유언을 하던 장면을 생생히 담아낸 것이다. “지금 천자께서는 천년의 대통을 이어 태산에서 봉을 했는데 내가 수행할 수 없었으니 이는 운명일 것이다. 운명일 것이야! 내가 죽으면 너는 꼭 태사가 되어야 한다. 태사가 되거든 내가 저술하려던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이제 한이 건국되었고 이후로 해내가 통일되어 명주현군과 충신의사들이 있었는데 나는 태사가 되어 이를 논찬아여 기록하지 못하여 천하의 문장을 단절케 하였으니 나는 몹시 두렵기만 하니 너는 이를 마음에 새겨두어라!” 사마천은 눈물을 흘리며 소자가 부민하오나 아버님께서 차례대로 기록한 옛 기록을 모두 편찬하여 빠트리지 않겠습니다.”[i] 라고 굳게 약조한다.

 

둘째, 사마천이 궁형에 처해진 이후 현신을 천거해달라는 우인友人 임안에게 보낸 보임소경서를 전체를 기록한 것이다. 이 글에는 사마천의 당시의 상황과 마음이 여실히 드러나 있다.

 먼저, 궁형을 당한 사마천의 억울함과 수치심, 인간으로서의 괴로움을 표현한 부분이다.

 나의 몸은 이제 완전히 망가졌으니 비록 수후옥이나 화씨벽과 같은 재능이 있더라도, 또 호유나 백이같은 행실을 하더라도 그것은 끝내 영광이 아니라 도리어 웃음거리가 되고 오점을 것입니다.”[ii]

그러기에 궁형보다 더 큰 치욕은 없습니다. 궁형을 받은 자를 사람 취급도 안한 예는 하나가 아니며 먼 예전부터 그러했습니다지금 비록 조정에 인재가 부족하다지만 어떻게 형을 받은 사람이 천하의 준걸을 추천할 수 있겠습니까! …그때어떤 법도를 세우지도 사려를 다하지도 못하였기에 그개를 들고 눈썹을 펴고 시비를 논하면서 조정을 경시는 것이 아니라 하여도 당세의 인사들에게 어찌 부끄럽지 않겠습니까? 슬프고 슬픕니다! 그러고도 무엇을 말하겠는가!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iii]

또한, 사마천이 궁형의 치욕에도 살기를 택할 수 밖에 없던 이유가 드러나 있다. “… 종이나 천한 여자도 자결할 줄 아는데 하물며 내가 부득이해서 자결하지 못하겠습니까! 은인하고 구차히 살며 이 속세를 떠나지 않는 것은 내 마음에 하지 못한 일이 한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며 비루하게 죽는다면 뒷날 아름다운 문채를 남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iv]

 

셋째, 의 끝에 붙은 반고의 논찬이다. 다른 전을 보더라도 사마천 전은 그 분량에 비해 반고의 논찬이 매우 길게 서술되어 있다. 거기에는 문자가 만들어 진 이후로 사마천에 이르기까지 사관의 역사에 대해 기술한 후 반고의 시대적 사상관에 입각해 사마천의 역사 기술에 대한 비판도 언급했다. 사마천의 글에 대해서는 그가 일을 바르게 계획하여 처리하였고, 달변이지만 화려하지 않고 질박하지만 속되지 않으며, 그 문장이 곧고 기록은 건실하며 공허한 아름다움이 없고 악을 감추지 않았기에 사실적 기록이라고 칭송하였다는 유향과 양웅의 말을 빌려와 그 객관성을 더했다. 논찬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서는 반고의 사마천을 향한 감탄과 안타까움을 엿볼 수 있다.

오호라! 사마천은 박식과 견문으로도 자신을 보전하지 못하고 극형을 받아야 했고 어둠 속에서 발분하였으니 책인 신뢰할 수 있도다. 그 연유를 따지며 스스로 슬퍼하였으니 시경 소아의 항백인 맹자와 같은 사람이로다. 그리고 대아밝은 지혜를 가졌으니 자신을 잘 지킬 수 있으리라.’는 시 구절은 어려운 일이로다!”[v]

 

 위와 같이 반고의 사마천전을 읽으며 인간 사마천의 깊은 고뇌와 한恨을 알게 되었으며, 그것을 깊이 공 감하며 한 사람의 사관으로서 애달프면서도 객관적으로 그려낸 반고의 사관으로서의 품격에도 감탄했다. 끝으로, 사마천이 말한 태산보다 무거운 죽음이란 말을 되새기며 漢代의 두 위대한 사관들을 생각하며 글을 맺는다.



[i] 班固, 『漢書(62. 司馬遷傳), 반고, 한서5(), 진기환(), 서울:명문당, 2017, P.167

[ii] 동일 문헌, P.187

[iii] 동일 문헌, PP.190-191

[iv] 동일 문헌, P.201

[v] 동일 문헌,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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