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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목성]1학기 6주차 후기 /『느끼고 아는 존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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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스 작성일23-03-25 16:03 조회22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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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누가 준 게 아니라, 내가 만든 것

  다마지오의 책 <느끼고 아는 존재> 에 관한 근영샘의 2번째 강의이다.

우리는 느끼는 존재이다. 하루에도 아마 수천 번, 수만 번 느낄 것이다. 우리가 뭘 인식한다는 건 느낌을 동반한다. 느낌없이 뭘 보고 기억한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느낌이 없었다면 보고 그냥 지나쳤을 것이다. 무언가를 보고 기억하고 있다면, 그것은 느낌을 동반했기 때문일 것이다. 생생한 기억은 강렬한 느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느낌의 기원은 어디에 있을까가 질문이다. 무언가(대상)가 원인인가? 내가 원인인가?

가령, 내가 화가 났다(분노의 느낌)고 한다면, 그 화난 느낌은 어디서 왔는가이다. 우리는 흔히 내가 화가 난 건, 어떤 사람이 나의 마음에 불을 지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당연히 그렇게 생각해 왔다. 그런데 그 화가 난 느낌을 한번 곰곰이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그 사람 때문인가? 나 때문인가?

그 느낌에 관해, 지각과 인식, 마음과 이미지, 감정, 정동 등의 원리를 포르투갈 출신의 신경과 전문의인 다마지오가 뇌과학 기반으로 설명한다.

 

이미지, 우리 마음의 내용물

   우리 존재는 어떤 사물을 지각()한다. ()은 그저 있다, 없다만 감별할 뿐이다그것을 '비명시적 지식'이라고 한다. 그저 눈앞에 책상이 있다는 정도이다.

우리는 지각한 것을 마음에 담는다. 그 담겨진 '마음의 내용물''이미지'이다. 그것을 '명시적 지식'이라 부른다. 명시적이란 이름을 붙일 수 있다는 것. 이름을 붙이는 순간 대상으로 다가온다. 대상이 되는 순간, 관찰이 가능해진다.

   우리는 우리 주변에 있는 책상이나 풍경을 느끼지 않는다. 책상이나 풍경은 우리가 지각하는 것이다(비명시적 지각). 우리의 지각은 정서 반응을 일으키고, 그로부터 느낌을 유발한다우리는 이런 '정서적 느낌'을 경험할 수 있으며, 그런 느낌들에 이름을 붙일 수도 있다(명시적 지각). 아름다운 풍경, 쾌적한 의자.. 등등

   그 '이미지'를 좀더 뇌과학적으로 말한다면'뉴론세포들의 연결패턴'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이것이다. 그 이미지들은 '조작'이 가능하다는 것. '조작'이라고 말하니 좀 인위적인 뉘앙스가 있지만 변형된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처음에 형성되는 이미지도 만들어진 것이고, 그 만들어진 이미지도 고정된 것이 아니라는 거다. 우리의 마음 상태에 따라서. 흘러가는 마음 상태에 따라서.

다마지오는 이렇게 말한다.

"마음의 내용은 조작이 가능하다, 패턴을 소유하고 있는 주인은 마음속에서 그 패턴을 잘게 부숴, 수없이 다양한 패턴들로 새롭게 만들어낼 수 있다는 뜻이다. " (p60)

   여기서 중요한 말은 '패턴'이다. 우리 마음은 이미지들을 패턴화시킨다. 패턴화한다는 말은 맥락이 있다는 말이다. 어떻게 보면 패턴화해야 인식이 가능해지기도 한다. 패턴화된 것이, 또 다른 이미지를 형성한다. ‘맥락이 있다는 말은,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 그것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일 수도 있다. 언제나 그 맥락으로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관점으로 밖으로 바라보지 못하는..

  한편, 그 패턴화된 이미지들의 다발(덩어리)들은 이리저리 흘러다닌다. '뜬금없다'고 표현된다.우리 마음은 이 생각, 저 생각으로 흘러 다닌다. 명상을 해 본 사람들은 느꼈을 것이다이미지들은 뜬금없이 흐른다. 이미지들이 형성될 때까지는 패턴화되어 연결된 것인데, 일단 형성된 그 이미지들은 불연속적이고 연결되어 있지 않다. 그런데 연결고리가 없는데도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우리의 느낌을 그렇게 생성한 것이다. 근거를 갖고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다. 그저 그렇다고 생각한다.

  근영샘은 그것을 광고의 예로 설명했다. 광고에 가정집 평수, 몇 사람이 사는 것과 관계없는 커다란 디럭스 냉장고. 디럭스 냉장고와 행복한 느낌을 연결시킨다. 사실 그게 연결된 것인가? 뜬금없다. 아무튼 우리는 그렇게 받아들인다. 계속 광고를 보다보면, 디럭스 냉장고를 사면 행복해질 것 같은 느낌. 파블로프의 개의 조건반사 같다.

  혹시, 우리가 그냥 ()‘라는 것도 그런 것 아닐까? 아무 근거도 없이 그냥 ()‘라는 게 있다고. 변함없는 견고한 ()‘. 그러리라고 뜬금없이 생각하는 것. ()‘라는 관념은 점점 더 단단해지고, 나의 근거없는 자아(自我)‘는 더 커진다.

 

느낌은 기원, ()

  우리는 배고픔을 느낀다. 우리의 위장이 비었을 때이다. 위장이 비었음과 배고픔의 연결..

당연한 것같지만 당연하지 않다. 위장이 비었다는 것을 지각했는데, 배고픔을 느낀 것이다. 배고프다는 정보를 전달해서 우리는 먹게 되고, 우리를 살도록 한다. 그 느낌은 우리를 살게 해 준다. 그 배고픈 느낌이 강렬했으므로 우리는 음식을 먹었고, 그래서 우리는 생존했다그 느낌이 없었다면 먹을 생각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느낌은 우리가 단순히 어떤 것을 지각하는 수준을 넘어서, 행동을 유발한다.

배고픔은 위장이고, 배고픔을 느끼는 것은 에서다. 뇌는 음식이 닿지도 않고 음식의 맛도 본 적이 없지만 느낌을 갖도록하는 중추신경망이다. 그 느낌은 전적으로 우리의 내부에서 일어났다.

우리가 느끼는 모든 것은, 우리 내부의 상태에 대응한다 (p97)

 우리는 지각한 것을 정서반응과 결부시켜 느낌을 유발한다. 우리의 위장이 비었다는 사실(사건)은 배고프다는 느낌을 유발했고, 그 배고픈 느낌은 내가 만든 느낌이다. 우리가 실제로 느끼는 것은 어떤 사건, 어떤 유기체의 부분이다. 그러므로, 느낌은 쌍방향 지각(interactive perception)이다.(p100)

내가 식사를 하고 나면, 나는 배부름을 느낄 것이다. 위장에 뭔가가 채워 졌다는 사건으로 인해, 나는 배부름이란 느낌을 생성했다. 채워진 건 위장에서인데, 배부름은 음식이 들어간 것과는 전혀 다른 위치에 있는 에서 발생했다.

  느낌은 외부의 사건이나 상황에서 촉발된 정서가 우리 뇌의 감각 지도와 마음의 복잡한 연상작용을 거쳐서, 우리의 내면에 자리잡는 것이다. 그것은 지각이나 인식보다 훨씬 주관적이고 내면적이다. 우리의 느낌을 좌우하는 것은 우리 외부가 아니라 내면의 심리적 경향 때문이다. 그러기에, 같은 사건도 다른 사람들에게 조금씩 다른 파장을 일으키고, 각 개인이 갖는 느낌은 더욱 달라진다.

  그 이야기는 우리가 우리의 느낌을 결정할 수도 있는 가능성을 말해준다외부적 사건에 대한 나의 느낌은 전적으로 나의 선택일수 있을까.

오늘 느낌에 관한 다마지오의 책과 근영샘의 강의를 들으면서 생각해 보았고, 이것은 아침에 공부한 12연기의 식(識), 명색(名色), 촉(觸), 수(受) 등과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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