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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기 3주차 수업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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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씨앗 작성일17-08-05 22:10 조회1,68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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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들은 바다로 산으로 피서를 떠난다고 난리인데도 우리는 어김없이 감이당에 모여 앉았지요. 무엇이 이 무더위에도 우리를 여기로 불러 모으는지... 간식 공수를 위해 아침 일찍부터 설쳤더니 수업 시작하기 전부터 진이 빠지더라고요. 나이가 들어서 적응력이 떨어지는지 에어컨을 틀면 춥고 끄면 덥고. 몸이 축축 늘어져서 오후에는 정말...ㅎㅎ 저만 그런 것이 아닌지 정화스님 수업시간에는 다들 비몽사몽. 스님 죄송해요.~~ 그나마 오전이 정신줄을 좀 잡고 있었던 시간인지라 글쓰기 수업을 중심으로 후기를 써야겠어요.
 
  이번 학기 글쓰기 주제는 인류학으로 지난 2주에 걸쳐 모스의 증여론을 읽었고, 이번 주는 석기시대 경제학을 공부했지요. 이 책의 부제가 인간의 경제를 향한 인류학적 상상력입니다. 그래서 문탁샘은 경제란 무엇인가?’ ‘우리는 어떤 기준으로 돈을 쓰는가?’라는 질문으로 수업을 시작하셨지요. 자본주의 미시 경제학의 전제는 수단의 희소성입니다. 인간의 욕구(목적)는 무한하고, 그것을 충족시킬 수단은 제한적이라는 거지요. 일자리가 부족하고 집이 부족하고. 그래서 경제활동이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한정된 수단을 어떻게 쓸 것인가, 즉 합리적 선택의 행위가 됩니다. 요즘 유행하는 탕진잼이라는 것은 언뜻 보면 합리적 소비와는 거리가 먼 듯 보이죠. 젊은이들이 힘들게 번 돈으로 왜 별로 필요하지도 않는 인형을 그렇게 많이 뽑을까요? 아무리 노력해도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킬 만큼 돈을 벌수가 없다고 판단되니까. 작은 돈으로 돈을 마음껏 써보는, 일종의 탕진하는 재미에 몰두하게 된 것이지요.
  하지만 저자 마셜 살린스는 구석기 시대의 수렵채집 사회를 통해 자본주의 경체체계의 출발점인 희소성의 제도화에 반기를 듭니다. “그들의 욕구는 희소하고 수단은 (상대적으로) 풍부하다.” 그래서 지금보다 물질적으로 훨씬 빈곤했던 구석기 시대의 수렵채집 사회가 모든 사람의 물질적 필요가 쉽게 충족되는풍요로운 사회였다는 것이지요. 그들은 1인당 1일 평균 4~5 시간의 노동으로 충분히 생계를 해결했고, 남은 시간을 대부분 휴식과 수면으로 소비했습니다. 한마디로 그들은 열심히 일하지 않습니다. 생계에 대한 엄청난 부담감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요즘을 보면 농사나 산업 혁명과 같은 기술적 발전이 오히려 우리를 노동의 노예로 전락시킨 셈이지요.
 수렵과 채집을 하는 그들에게 자원이 고갈되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은 다른 어떤 것보다 우선하는 가치입니다. 하여 이동에 방해가 되는 재화는 짐일 뿐이지요. 그리고 필요한 물품은 주변에 널려 있는 천연자원으로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굳이 많이 가지려고 애쓸 필요가 없죠. 몇 안 되는 소유물로 만족하기. 그들의 소비 방식은 문화적으로 가장 적합한 선에서 형성되어 관념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물질적 압력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고’, ‘소유관념이 없으며’, ‘재산관념은 발달하지 않았고’, ‘어떤 물질적 압력에 대해서도 완전히 무관심하며’, 도구를 기술적으로 발달시키는 데도 무관심’”하였습니다. 원함이 없으니 부족함도 없는 것이죠.
 수렵채집인은 건강한 생존이라는 한정된 목적에 관심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맛있게 먹고 여가를 통해 소화시키는 것으로 만족하는, 상대적으로 특색이 없는 종류의 삶’. 어떤 학자는 이런 문화적 정향을 위장적(胃腸的)이라고 했습니다. 문탁샘은 우리가 이런 삶에 매력을 느끼지 못할 것 같아 이런 표현을 덧붙이셨습니다. 이 삶이 바로 무위를 구현하는 도인의 삶, 유가에서 추구하는 성인의 삶이라고. 풍요속의 빈곤으로 힘들어하는 우리에게 수렵채취민의 단순하지만 풍요로운 삶은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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