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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학기 4주차 수업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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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씨앗 작성일17-11-07 13:57 조회1,407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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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학기 글쓰기 수업은 니체의 즐거운 학문을 공부하고 있다. 근영샘은 니체의 철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니체의 신체성을 체험하는 일이고 니체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일이라고 하셨다. 작가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는 것,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체험하는 것. 그동안 감이당에서 공부하면서 이런 의미의 말들을 숫하게 들어왔는데 이 일이 얼마나 힘들고 지난한 과정인지를 이번 학기 니체를 배우면서 다시 한 번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다. 니체 오빠는 정말 만만치가 않다. 한 주 한 주 시간이 지날수록 더 수렁으로 빠져드는 느낌적인 느낌 ㅎㅎ.
   그래도 앞서 니체를 찐하게(?) 만난 두 분의 선배들이 함께 하고 있어서 참으로 다행이다. 지난 3주는 근영샘이 체험한 니체를 만나보았는데, 이번 주에 수영샘의 관점으로 본 니체를 접하니 참으로 색달랐다. 색달랐다는 표현은 너무 순화된(?) 표현이고, 사실은 강의 듣는 내내 혼란스럽고 답답했다. 수영샘은 강의 초반에 혜경샘의 발제를 인용해서 통과하는 과정이니 기죽지 말고 즐기는 마음으로 하라고 하셨지만 충분히 기죽고 좌절한 시간들이었다.
 
  수영샘은 니체를 깊이 있게 읽는 단계까지 나아가려면 니체도 많이 읽어야 되지만 다른 철학자들의 책도 읽어봐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니체만으로도 엄청난 멘붕에 빠질 지경인데 또 누구를 더 알아야 한다니 ... 가장 먼저 칸트 철학을 언급하셨는데, 니체 철학의 핵심인 관점주의가 그 시대에 칸트가 만들어놓은 철학적 혁명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그 혁명적 사상의 자장 안에서 니체의 사유가 펼쳐졌다는 것이다. 수영샘은 칸트를 많이 읽으면서 니체가 칸트의 어느 지점에서 벗어나려고 했는지, 어느 지점에서 못 벗어났는지를 알겠더라고 하셨다. 칸트를 읽으면서 니체를 다르게 볼 수 있는 관점이 생긴 것이고, 그것이 바로 나를 따르지 말고, 너 자신을 따르라!’는 니체의 철학을 체험하고 계신 것이 아닐지.
 
  수영샘은 즐거운 학문84절에서 2부 마지막 절(107) 전체의 주제를 바그너 비판으로 설명하셨다. 우리가 전혀 생각지 못한 독해법이었다. 니체는 이 책뿐 아니라 다른 책에서도 바그너를 많이 비판했다고 한다. 왜 바그너를 그렇게 비판했을까? 니체는 쇼펜아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읽고 충격을 받았고 그에게 흠뻑 빠져, 자신의 첫 책인 비극의 탄생을 쇼펜하우어를 스승으로 모신 바그너에게 헌정했다. 나중에 자신이 대단하다고 평가했던 쇼펜하우어와 바그너가 데카당스임을 알고 병든 자가 바로 자신임을 깨닫는다. 니체는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그 시대를 벗어나기 위해, 자신을 끊임없이 낯선 현장들에 갖다놓고 고통스러운 곳에 두어야 했다. 이 수많은 힘든 과정을 거쳐서 드디어 살아나게 되었으니 그들에 대해 여러 측면에서 많은 비판을 쏟아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니체는 자신이 글을 쓰는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생각을 털어버리고 싶어, 글쓰기 말고는 자신의 생각을 털어버릴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해서, ‘그렇게 해야 할 뿐이라서.
 
  강의는 칸트와 쇼펜하우어의 철학, 바그너의 음악을 넘나들면서 진행되었다. 스피노자 또한 한자리를 차지했다. 따라가기 버거운 시간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그래도 수영샘의 눈을 빌려 니체를 좀 입체적으로 본.. 니체를 봤다기보다는 니체를 만나러 가는 길에서 얼쩡거려봤다는 뿌듯함이 있었다. 묘한 설렘도 느꼈다. 이것들이 니체를 만나는 여정에 계속 나서게 하는 힘이 아닐지 .  
 
 
댓글목록

소민님의 댓글

소민 작성일

중간에 나오는 '니체 오빠'에 빵ㅎㅎㅎ
정말 먼저 니체를 만난 두 분의 선생님계셔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결국에는 자신만의 길을 창조해야한다고 말하는 것 같은데.. 흠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