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주차 인문학 후기 > 수요 감이당 대중지성

수요 감이당 대중지성

홈 > Tg스쿨 > 수요 감이당 대중지성

서브배너_수성.png

5주차 인문학 후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영남 작성일18-03-22 23:02 조회1,444회 댓글6건

본문

루쉰식 삶
 루쉰을 읽고 배우고 있는 요즘, 내가 생각하고 있는 언어 개념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는 경험을 한다.
희망도 내가 생각해왔던 희망이 아니고,
절망도 내가 생각해 왔던 절망이 아니며,
적막도  내가 생각해 왔던 적막이 아니며,
혁명도 내가 생각해 왔던 혁명이 아니며....

루쉰은 역사적 중간물로써 살고자 했다.
“노인들은 소년들이 길을 걸어가도록 길을 열어주고, 재촉하고 장려해야 한다. 
그들이 가는 도중에 심연이 있으면 자신들의 주검으로 메워야 한다.소년들은 심연을 메워 준 그들에게 감사하며 
스스로 걸어 나가야 한다. 노인들도 자신들이 메운 심연위를 걸어 멀어져 가는 그들에게 감사해야 한다. - 루쉰, 열풍 중, 루쉰 길 없는
대지, 채운”
  
지난 시간 문탁 선생님은 중국에서 루쉰은 마오쩌둥은 혁명의 아버지로, 1980년대 이후에는 문학가로 해석했으며
한국에서 리영희 선생님은 혁명가로서의 루쉰을 주목 했다 하셨다. 이런  변화 무쌍한 해석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역사적 중간물의 삶이 아닐까.
시간과 공간을 완벽하게 살아내려고 했던 사람만이 중간물이 될 수 있는 건 아닐까?  그 사람이 바로 역사가 되는 삶.

선생님은 생활인으로서의 루쉰을 잠깐 언급 하시면서 혁명을 외치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관념적이지 않았으며, 
철저히 도주한 현실 그대로를 받아들있다고  하셨다. 나는 일상이 후지고, 초라해 질 때면 큰 대의? 뒤로 숨어서 일상을 무시하곤 한다.
큰 목표 앞에서 일상은 허접한 것이라며. 하지만 루쉰은 자기를 철저히 끝까지 밀어 붙인 후 자기 자신의 후진 모습을 확인하고,
스스로를 해부한다. 어느것 하나 대충이 없다. 

마지막으로 선생님은 “루쉰에게 문학이란, 혁명이란 무엇이었을까?”에 대해서도 질문해 보라 하셨는데...
난 아직도 모르겠다. 아니 영원히 모를수도 있겠지.
삶이 아름답지 않기에 쓸 수 있었을까?
삶이 아름답지 않기에 쓸 수 밖에 없었을까?

어렴풋하게나마 나는 루쉰에게 글을 쓴다는 건 그냥 앞으로 나아가고자 함이 아니었을까...라고
생각해 본다.
나에게 조용히 말 걸어오는 루쉰
“모든것이 불확실하고 사방이 적이고 먼지이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여기 이곳에서 한발짝 나아가자고”




댓글목록

울랄라님의 댓글

울랄라 작성일

루쉰을 읽을땐 루쉰으로 들어가는 자신의 문이 있어야 한다.
나는 어떤문으로 들어가려고 하나..
매 순간 머무르지 않고 깨어 자각하려는 모습.
자신이 중간물이려는 자세.
끊임없이 생활인으로 살아내어 관념적이지 않으려는 모습.

한성준님의 댓글

한성준 작성일

저는 수업시간에 이야기 했던 것 처럼 생활인으로서의 루쉰에 계속 꽂히는 것 같아요.
루쉰은 혁명을 위한 생계를 중요시 여긴 것인지, 아니면 생계를 위한 혁명인 것인지,
혁명 따로 생계 따로였던 것인지 등등
저는 루쉰에 생계와 혁명이란 무엇인갈까가 화두로 떠올랐어요.
그러면 저 자신의 공부와 혁명이, 생계와 공부가 어떻게 연결해서 생각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한편으로는 생계가 곧 공부이면서 혁명인 것도 갇고, 공부를 위해 생계를 꾸려야 하는 것도 같고,
그러면서 나에게 생계라는게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 얼만큼이 필요한 것일까라는 의문이 생겨서 그런 것들을 좀 풀어 나가고 싶어졌어요 ㅎㅎ

레옹님의 댓글

레옹 작성일

루쉰 선배님들의 지도로 루쉰을 연구하고 연구하고 연구합니다.
신영복 샘의 문사철 공부를 해오다가 여기서 문득 문학의길 위에 서있게 되네요.
루쉰에게 글쓰기란 무엇인가?
문학이란 무엇인가?
혁명이란 무엇인가?

루쉰의 글은 기존의 장르에서 계속해서 벗어난다.
그래서
글쓰기란 도데체 무어지?
문학이란 ?
혁명이란 ?
다시 생각해본다.
"소설을 ...그저 그것의 힘을 이용해서 사회를 개량하고 싶었을뿐이다. 그나마 창작은 생각도 못했고, 관심을 둔 건 소개와 번역이었다..."
나도 무언가 해볼수 있을까?
"왜 소설을 쓰는가 라는 문제..계몽주의...'인생을 위해서'..인생을 개량하는것'..
병의 원인을 드러내어 치료에 대한 생각을 불러일으키려는 의도였다."
보디사트바의 길이다.

문리스님의 댓글

문리스 작성일

루쉰을 알아가는 이 '길'(과정) 자체를 즐기시길요! 생각해보면 불과 4-5주전에 우리는 루쉰의 <아큐정전> 정도나 조금 알고 있었더랬죠. 하지만 루쉰의 작품을 읽고, 그의 삶을 조금씩 알아가고, 그가 놓였던 시대와 세계사적 위치가 추가되기 시작하니...어느 순간 조금씩 루쉰은 그저 유명한 어떤 작품을 남긴 유명 작가라는 인상을 넘어, 구체적인 생활인이자 또 다른 우리 안의 '누구'처럼 살아나기 시작하지 않나요?
전 개인적으로 지난주 문탁샘 강의로 루쉰 후반부 생애를 듣다보니, 새삼 글을 쓴다는 행위의 단단함을 알것도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하루하루 날씨가 다릅니다. 이 공부하기 좋은 하루하루를 루쉰이 가졌다면??^^ 하는 마음으로!!^^

김은순,수목화님의 댓글

김은순,수목화 작성일

<루쉰, 길없는 대지>, 7장, 광저우~상하이 시절.
"원래 확실한 것은 어디에도 없는 것 아닐까? 삶이란 다만 묵묵히 걸어가다가 어느 날 그 길의 끝에서 소실되어 버리면 그뿐!" <172쪽>
"혁명은 한번에 '헤까닥' 뒤엎는 게 아니라 어둡고 비좁고 답답한 참호 속에서 매일매일 반복되는 과업을 묵묵히 수행하는 것을 전달하고 싶어진다."<186쪽>
^^ 불교적인 부분도 느껴져요.
 저는 루쉰 글을 읽으면 힘이 들어요. 믹스커피 서너잔은 마셔야 해요. ㅋ 루쉰과 가까워 질수록 허리는 굵어진다는!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글에 힘이 있는지 뭔가 묵직하게 남고, 잘 읽고 싶고... 이런 마음도 들어요.

이은아님의 댓글

이은아 작성일

'길 위의 전사가 본 삶은 그렇게 아름답지 않다. 하지만 아름답지 않기에 위대하다.'
'현실과 마주해,
현실을 직시하고,
그 모습을 적나라게 드러내며,
현실과 싸우는 글을 스는 것'

삶은 아름답기를, 낭만적이기만을 바라면서 자꾸  공상 뒤에 숨는  어린아이와 같은 나와 달리
루쉰은 지독할 정도로 있는 그대로의 삶을 바라보며고 그 자체로의 삶을 사랑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