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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학기 1주차 의역학수업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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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흐르는물처럼 작성일14-10-12 21:16 조회2,813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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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이여, 생인지도의 길을 가라 - 이영희 샘
 
- 태어난 사람의 道
4학기 의역학 주제는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인데 남자분들 소외감 느끼지 마시고 내 몸에서 음기가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 탐사하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고요. <동의보감>을 전체적으로 보면 신형에서 시작해 생명을 만들어가는 대전제와 원리가 내경편, 외경편을 거쳐 부인편에서 생명이 실제로 만들어지는 과정과 소아편의 양육으로 전체가 생명에 포커스가 맞춰있음을 알 수 있다네요. 그런데 부인편 첫 문장 ‘생인지도 시어구자’ 즉 태어난 사람의 도는 뭔가를 낳는데서 시작된다, 여기서 왜 낳아야 하는가를 질문해볼 필요가 있다고요. 그 해답을 <주자어류선집>에서 찾으셨다는데요. 천지는 사물을 낳을 뿐이고 천지 사이에는 이 생기로 흘러넘친다고 합니다. 생기는 저절로 솟구쳐 오르는 것으로 생기 자체는 없어지지 않고 갈무리되어 있다가 다시 태동하는데요, 성장 수렴하는 기운 아래서 계속 새로운 생기를 만들어내고 그 기운 자체가 사람한테도 그대로 있답니다. 측은지심이니 인도 불쌍히 여기거나 어진 걸 뜻하는 감정이나 도덕 차원이 아니라 목기의 기운을 말하는 것이라고요. 주자는 자연철학자였기 때문에 자연관찰에서 이러한 원리와 윤리가 나온 것이라 합니다. 천지가 생생불식하는 기운을 사람이 그대로 본받았기 때문에 결국 태어난 사람도 뭔가를 낳는 거라 합니다. 태어난 사람의 도는 계속해서 어떤 기운을 돌리고 이렇게 순환이 되어야 살아갈 수 있다는 생인지도는 차별이 없는 보편적 원리인 것이죠. 그래서 우주 천지와 같이 돌아가는 이법인데 우리는 도그마로서 받아들이기 때문에 주자가 말한 뜻이 많이 상실되었다고요. 천지가 돌아가는 원리대로 사람 안에 연동되어 보편적 원리로 체현되어 있는데 단지 자각하지 못할 뿐이지요. 생인지도의 원리를 일상에서 실천하는 것이 바로 자식을 얻으려면 먼저 월경을 고르게 해야 한다는 거죠. 달이 만들어내는 순환의 리듬이 월경주기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죠. 자연의 리듬과 내 몸이 같이 가고 아이가 만들어지는 것도 이 순환을 따르는 데, 열 달동안 태를 기르는 것이 엄마가 아니라 족궐음간경맥이라는 놀라운 언표가 있답니다. 경맥이 아이를 기른다는 건 엄마가 피부호흡을 하고 바깥의 기운을 받는 등 엄마만 아이를 기르는 게 아니라 천지의 기운이 같이 기른다는 뜻이라고요. 엄마의 몸이라는 개체가 아니라 공동체로서의 몸을 말하고 있는 거죠. 태어난다는 것은 우주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의해 공동체로서의 몸이 만들어진다는 얘기죠. 정리하자면 계속해서 생성하는 인간은 내 안의 리듬을 찾아가는 인간이랍니다.
- ‘여성-되기’로서의 생인지도
차이에서 변이하는 가운데 영원회귀하는 생생불식의 리듬 자체가 우리 몸에도 있고 이걸 알기만 하면 도를 실천하면서 사는 것이랍니다. 니체의 운명애는 생생불식하는 이 운명 즉 계속해서 현재를 살아가는 이것만 있다는 거죠. 선악, 도덕, 이성주의, 과학지상주의는 생생불식하지 못하게 초월적인 우위가 있는 것으로 이런 것이 인간을 수동적이고 고정되고 왜소화한다고요. 약동하는 차이를 자립적인 힘에 의해 거듭난 인간이 위버맨쉬인 것이고 군자, 성인인거죠. 들뢰즈의 여성-되기란 남성과 여성 이분법이나 여성우월주의가 아니라 유연하게 생성하는 여성이라는 뜻의 becoming, 계속해서 만들어내는 과정이라는 뜻이고요. 서유기에서 관음보살 역시 삼장법사 일행이 길을 가도록 돕는 여성-되기의 역할을 하는 것이고, 노자에도 생성으로서의 여성-되기를 뜻하는 谷神(자궁)이나 玄牝(어머니,우주의 뿌리,풀무)과 같은 여성적 언표가 많이 등장하는데 결국 여성-되기는 생인지도, 계속해서 여정 속에 있는 것을 말합니다. 유목주의하고 같죠. 글쓰기도 잘 쓰고 못 쓰고가 아니라 과정 자체를 밀고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요. 천지의 사물을 낳는 마음, 본성을 깨우치면 성인이 되고 누구나 자기 삶을 스스로 창조할 수 있는데 그 자각이 일어나려면 공부, 앎, 배움이 필요한데요. 감이당 공부는 몸 공부고 직접 겪어내는 공부, 자신이 능동적으로 살기 위한 공부, 내 동력과 에너지로 대가를 바라지 않고 어떤 것에도 기대지 않는 공부라고요. 그렇게 갈 때 생인지도의 길이 활짝 열린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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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정님의 댓글

태정 작성일

하루의 강의를 세부분으로 나누어 후기를 올린 성의가 대단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