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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주차(11/12) 수업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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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구름을벗어난달 작성일14-11-13 18:42 조회3,351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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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주차(11/12) 수업 후기 (박일호)
 
글쓰기 - 산해경/ 길진숙 쌤
 
산해경- 말만 들었지 처음 읽어 본, 아니 들춰본 책이다. 내용과 구성 어느 쪽을 보더라도 읽기에 참으로 난감한 책이다. 수성에서 지금까지 읽은 책들과도 사뭇 다르다. 3주차에는 19세기 러시아 소설(푸쉬킨의 벨킨 이야기’) 때문에 뜨악 했는데, 이번엔 BC 100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 중국 서주시대에 쓰여졌다고 추정(?)되는 책이 또 한 번 우리를 당혹케 한다. 이 책을 왜 읽어야하지? 어려워서가 아니라 낯설어서였다. 절반도 읽지 못하고 집어 던졌다. 길쌤은 미리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이 말씀하셨다. 원래 뒤죽박죽한 책이고 읽는 사람 심경 사납게 만든다고. 그러나 그건 현대인들이 낯선 것을 받아들이는 데 익숙하지 못해서라며 고대인들이 그런 면에서 현대인들보다 열려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책의 진가를 차분히 짚어 주셨다.
산해경은 사마천도 인용을 꺼려했다고 하는 기서奇書, 작자 및 성립시기가 일정치 않은 텍스트다. 중국 최고最古의 대표적인 신화집이면서 그 내용은 고대 중국의 사회역사지리민속종교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있다. 상상인문지리서이자 여행서이며 의약서이기도 하다. 근대에 이르러서도 문호文豪 루쉰魯迅은 유년시절부터 일찍이 이 책을 탐독하여 상상력을 함양했음을 토로한 바 있다. 책에는 기상천외한 신과 괴물들, 그리고 듣도 보도 못한 온갖 동식물로 가득하다. 큰 물이 져 하늘에까지 넘쳐흐르자 곤이 천제의 저절로 불어나는 흙을 훔쳐다 큰물을 막았고, 이일로 천제가 곤을 죽였는데 곤의 배에서 우가 생겨났다. 곤은 물길을 거슬러서 막다가 치수에 실패했고, 우는 물길을 터주어 치수에 성공했다. 대표급 여신으로 서양에 아프로디테(비너스)가 있다면 동양에는 서왕모西王母가 있다. 그런데 서왕모는 인간이라기보다 반은 짐승이고 반은 사람의 모습을 한 반인반수伴人半獸의 여신이다. 그 형상이 사람 같지만 사실은 표범의 꼬리에 호랑이 이빨을 하고 있다. 그밖에도 싸움 잘하기로 소문난 치우蚩尤, 얼굴 없는 신 제강帝江, 큰 귀를 늘어뜨린 섭이국 사람 등등 황당하면서도 기괴한 캐릭터들이 수시로 등장한다. 길쌤이 본문 중에서 놓쳐서는 안 되는 중요한 대목을 일러 주었다. 그 중 하나가 동진東晋시대의 문인 곽박郭璞이 쓴 주산해경서注山海經敍(3336)이다. “사물은 그 자체가 이상한 것이 아니고 나의 생각을 거쳐서야 이상해지는 것이기에 이상함은 결국 나에게 있는 것이지 사물이 이상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애초 이 책을 이상하게 바라보았던 내 시선이 이상했던 것이다.
산해경은 기승전결 같은 것은 애초에 없고 발단, 전개, 절정, 대단원 같은 구조도 취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텍스트가 주는 사유의 스펙트럼이 넓다. 뒤죽박죽하게 섞여 있는 가운데서 새로운 균형과 길을 찾으면 된다. 스스로를 사유하는 머리와 소통하는 신체로 훈련해야 한다. 이것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PS : 지난 시간에 곰쌤이 그리스인 조르바를 가리키며 어디를 펼쳐도 화보고 클라이막스라고 했는데, 수업을 듣고 보니 그 표현을 산해경에 돌려주어도 될 것 같다. “어디를 펼쳐도 화보 같고, 아무데나 넘겨도 스펙타클하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다른 어떤 책이라도 읽어낼 것 같은 자신감이 들지 모른다. 집어 던졌던 책을 도로 집어 들었다.
 
 
독송 : 수소양삼초경혈가 / 류시성 쌤
 
삼초경은 귀와 관련이 깊다. 귀가 잘 안들리는 것은 신정腎精이 부족해서라고 한다. (뒷자리에 앉았다가 잘 못들어서 뭐라고요?” 하고 되물었다. 신정이 부족해서는 아닌 것 같고 어제 밤늦게까지 체부동 술집을 술례(?) 하느라 얻은 감기기운 때문일 것이다! 흠흠!!) 삼초는 기본적으로 화기운이다. 원혈은 선천의 정이 깃들어 있는 신장에 위치해 있는데, 삼초는 바로 이 신장과 연결되어 있다. 뒷목이 뻑뻑한 경우 대개 남자는 신정이 부족해서이고, 여자는 담화 때문인 경우가 많다.
 
12개 장부 중에서 으뜸 되는 하나의 장부를 고르라면 삼초를 고른다. 모든 기를 관리한다고 해서 삼초를 일원一元이라고 부른다. 삼초는 특정한 모양이나 형태가 없는 무형의 장부이다. 고정된 기능이 있는 게 아니다. 입부터 항문까지 전체가 다 삼초다. 소화, 수액대사 등 대부분 순환의 문제와 관여하며 특히 열과 관계있다. 오장육부 중에서는 육부에 포함된다. 오장의 특징이 저장에 있다면 육부는 소통을 특징으로 한다. 우리 말에 뼈에 새긴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원래 듣는 것은 뼈로 듣는다고 한다. 소리를 통해 기억되는 것이 오래 가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삼초가 활동하는 해시亥時(21:30-23:30)에는 분주한 활동을 접고 릴렉스하는 것이 좋다.
 
삼초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눈다.
-상초 : 명치 위. 심장, 안개에 비유
-중초 : 명치배꼽. 비위 거품에 비유
-하초 : 배꼽. , , 소장, 대장, 방광 도랑에 비유
 
cf. 기항지부奇恒之腑 : 기존의 육부 이외에 여섯 개의 부로서 모양은 육부와 비슷하고 작용은 장과 유사하다. (, , , , 자궁, 골수)
 
삼초경(관충사죽공)의 주요 혈자리는 다음과 같다.
 
관충關衝 : 넷째 손가락의 바깥쪽. 삼초의 열을 내려줘 정신을 상쾌하게 한다.
 
액문掖門 : 수액대사에 문제가 있을 때 진액을 삼초에 돌게 할 때 좋은 혈자리다.
 
중저中渚 : 합곡과 함께 차멀미에 좋다. 특히 노인들 기력 회복에 좋은 혈자리다.
 
양지陽池 : 손목이 아프거나 자궁이 냉해서 임신이 안 될 때 좋은 혈자리이다.
 
외관外觀 : 대추혈과 함께 감기나 몸살에 좋다. 피부질환에도 좋다.
 
지구支溝 : 조회와 함께 변비에 좋다. 그러나 임산부한테는 안쓴다.
 
천정天井 : 인후염이나 견비통(사십견/오십견)에 좋다.
사죽공絲竹空 : 눈병과 두통에 좋다.
 
 
의역학 / 시공간의 선택이 아이를 결정한다 / 오창희 쌤
 
21세기 섹스 환타지라는 소제목이 졸음이 쏟아지려는 오후수업의 눈꺼풀을 확 뜨게 만든다. 대다수 현대인들이 벌이는 섹스 환타지가 어떻게 하면 쾌락을 더 크게 더 진하게 느낄 수 있을까 하는 이벤트에 불과하다. 그리고 임신은 그 부산물일 뿐, 생명을 창조하는 우주적 행위라는 인식은 거의 하지 못한다. 동의보감』 「내경편신형첫머리에 등장하는 손진인(중국 당대의 전설적인 명의)의 말을 빌려 보면 천지 창조와 아이 창조는 하나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요소와 성분이 모두 하늘과 땅, 즉 우주 자연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우주는 곧 시공간이라고 바꿔 말할 수 있고 그렇다면 시공간의 기운이 생명창조의 요소라는 것이다. 그런데 동의보감에 의하면, 덕과 지혜가 있는 아이를 얻기 위해서는 때와 장소를 가려서 성교를 해야 한다.
 
남녀가 교합할 때는 마땅히 병일과 음력 상현, 하현, 보름과 그믐, 초하루, 바람이 심한 날, 비가 많이 오는 날, 안개가 자욱하게 낀 날, 몹시 더운 날, 번개가 번쩍거리는 날, 우레와 벼락이 치는 날, 천지가 캄캄한 날, 일식이나 월식이 있는 날, 무지개가 서거나 지진이 있는 날을 피해야 하는데, 이때 교합하면 신기神氣를 손상시켜서 좋지 않다.” - 동의보감』 「잡병편부인婦人
 
! 그러면 대체 언제 하라는 것인가?
 
천지의 조화를 품은 아이를 얻으려면 천지의 기운이 치우침 없이 평정한 때에 성교를 하라는 것이다. 그래야 안으로는 오장육부의 순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밖으로는 천지자연과 교감하며 그 리듬을 타면서 살아가는 아이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남녀가 아이를 가질 수 있는 나이가 다르다는 것이다. 여자의 신체주기는 7이고 남자는 8의 배수로 신체가 달라진다. 여자는 14세에, 남자는 16세에 자식을 낳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로미오와 쥴리엣 그리고 이몽룡과 성춘향이 그 난리(?)를 피웠나?
 
어쨌든 체형에 따라 불임의 원인이 다르며 배꼽을 지나는 임맥任脈은 임신과 깊은 관련이 있으니 늘 배꼽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예로부터 몸이 차서 임신을 못하거나 자궁에 병이 생겼을 때 무명천을 배 위에 놓고 인두로 배를 따뜻하게 해주고 배꼽 주위에 뜸을 뜨는 것 등도 다 같은 원리에서 나온 치료법이렷다!! --
댓글목록

태정님의 댓글

태정 작성일

일호씨! 수업후기 잘 읽었습니다. 언제나 순하면서도 온화한 얼굴로 사람을 대하는 능력이 있어서 접근하기가 편합니다. 을미년에도 같이 공부합시다.

박일호님의 댓글

박일호 댓글의 댓글 작성일

아쿠! 캄사합니다. 추장님(?) ㅎㅎ  늘 수업 분위기 환하게 밝혀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