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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충무로에서 일어난 일-도를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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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구름을벗어난달 작성일14-03-08 10:44 조회5,039회 댓글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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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충무로에서 일어난 일)
 
종로를 걷다보면 도를 아세요?” 혹은 얼굴에 복이 많으세요하며 말을 거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되는데, 한때 충무로 역 일대에도 이렇게 사이비 종교단체에서 나온 사람들이 활동하던 시절이 있었다고 한다. 감이당 학인들 역시 충무로역에서 남산 아래까지 가는길에 으례히 이들과 마주칠 수 밖에 없었다.
 
) 도를 아세요?
학인) 도는 모르지만 12경맥 혈도는 압니다.
) ?
 
) 복이 많으세요
학인) 복은 모르지만 암송 못하면 벌은 많습니다.
) ??
 
) 몇 살이세요?
학인) 왜요? 사주 봐 주시게요? (반갑다는 듯이!) 86년 병인생이고요, 천간은 경신계임이고요, 지지는 자신진진이예요. 일간이 신금이라 그런지 목기운과 화기운에 둘러싸여 고립되어 있는 형국이거든요. 그럼 재성과 관성이 과다하고, 일간 외의 비겁과 인성, 식상이 모두 존재하지 않는 재관다신약 사주인거 맞죠?
) ???
 
도 본부에서 긴급대책회의가 열렸다.
 
도주) 무슨 문제가 생겼다고?
 
) , 도주님. 충무로 역 근처 나와바리에서 전도가 전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도인들이 말을 붙이면 알아들을 수 없는 대답을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도주) 그들이 누군데 그러느냐?
 
) 누군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일정한 시간이 되면 충무로 역 2번 출구에서 초췌한 얼굴로 손에 뭔가가 적혀있는 종이쪽지를 들고 중얼중얼 뭔가를 외우며 남산쪽으로 올라갑니다.
 
도주) 거기가 어딘데?
 
) 남산쪽으로 한참 올라가다보면 깨봉빌딩이라는 곳인데 감이당이라는 간판이 붙어 있습니다.
 
도주) 깨봉빌딩? 그참 깨는 이름이구나. 그래 거기서 뭣들을 하는데?
 
) 함께 무슨 진언을 외우며 공부를 하는데, 그게 무슨 공부인줄은 통 알길이 없습니다. 그러다 시간되면 함께 밥도 먹고 남산을 산책하곤 하는데 공부시간과는 달리 밥먹고 산책할 때 표정들은 매우 밝고 활기차 보였습니다.
 
도주) 나원참. 그래, 도주는 누구라더냐?
 
) 도주는 아니고 당주가 여자인데 곰쌤이라고 부르는 것 같았습니다.
 
도주) 곰쌤? (불쾌하다는 듯이) 뭐 이름이 그러냐?
 
) 카톨릭에서 성모마리아를 모시는 것처럼, 혹시 단군 모친인 웅녀를 따르는 것 아닐까요? 그러고보니 그들이 외는 진언이 언뜻 천부경 비슷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도주) 어허! 이거 큰일이구나. 강적이 나타났어. 단군까지 올라가면 정통성에서도 우리가 밀리는 것 아니냐?
 
감이당이 존재하는 한 충무로 역 나와바리는 포기한다.“, 이 사람들은 은혜가 필요 없어. 그들에게 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 사람들은 이미 도인이니까.”
*도주가 나름 유식한 모양이다. 사사키 아타루의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52쪽을 은근슬쩍 패러디하다니!
 
어쨌든 이리하여 충무역 일대는 도를 아십니까가 사라졌다는 근거없는 전설이 지금도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된다는데~ 그건 그렇고 박노해 시 암송,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필사 및 암송, 24절기 및 임맥경혈가 암송 숙제를 앞두고 토요일 오전에 이 무슨 객쩍은 짓인지 모르겠네요~ ㅎㅎ 과도한 학업(?)에 지친 우리 수성반 학우 여러분들 그냥 한 번 웃으시라고 올려봅니다. --
 
 
 
댓글목록

YOUGOOD님의 댓글

YOUGOOD 작성일

맛나는 글입니다. 잘 읽고, 또 읽고 싶습니다.

chung님의 댓글

chung 작성일

콩트한편 읽은 듯..., 잼나네욤
후편 기대함다 ^^

휴님의 댓글

작성일

^^
웃고갑니다 쌩유~

사띠민님의 댓글

사띠민 작성일

의역학으로 도를 아십니까 대처하는 그날까지.. 고고씽~

부드러운힘님의 댓글

부드러운힘 작성일

모두들 지나치게 열공하시느라 댓글 달 겨를이 없나 봅니다. ㅎㅎ
수성 리듬에 맞춰 책 읽고, 암송하고, 시험 대비하느라 일주일이 정말 짧게 느껴져요.
아직은 제 앞가림도 못하는 형편이지만 같이 하니까 그럭저럭 묻어가며 굴러가고
있네요~^^

필벽성옥님의 댓글

필벽성옥 작성일

"도를 아십니까?"에 대처하는 방법으로는
"살포시 그에게 안긴다.
그러면 어맛 뜨거라 도망간다"가 유일한 비책으로 알고 있었는데........
감사합니다.
절대강공 의역학공법이  있었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