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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 에세이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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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좋은언어 작성일16-06-28 11:41 조회2,31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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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이당 수요대중지성/2학기 에세이/2016.6.14./조은만
구덩이에 빠지다.
또 구덩이 하나 (토요일)
한 달 동안의 전시를 철수하고 엉겨있는 감정들을 마주하고 있는 시간 핸드폰이 울린다.
큰집 형님이다. 전시 못 와본 것에 대한 통화려니 했는데 목소리가 영 이상하다.
“형님 무슨 일 있으세요? 목소리가 이상 한데요” 음--- “큰 아빠가 간암이라네”
“예? 이게 또 무슨 일이데요.” 가슴에서 울컥 치밀어 올라오는 것과 머리가 멍해지는 현상이 동시에 일어났다.
이 무슨 욕 같은 일인가? 이제 겨우 남편의 죽음이라는 구덩이에서 평지에 가깝게 올라오고 있다고 여기던 때에.
한동안 충격에 울다가 이야기하다가 그나마 아주버님은 종교라도 가지고 있어서 다행이네요라는 말만 기억에 남기고 병간호에 대한 경험적 조언은 조카딸에게 하기로 하고 끊었다.
구덩이 둘 (일요일)
18개월 전의 남편과 같은 길이 예정되어 있는 아주버님의 소식에 자꾸 쳐지는 무거운 몸과 마음을 껴안고 혼자 티비를 보고 있는데 뉴스에서 예전에 잘 나가던 연예인 김성민 죽음에 대한 소식이 나왔다. 김성민, 뇌사 판정 후 5명에게 새 생명 선물 ---. “의미 있는 임종 위해 장기기증 결정” 부부싸움 후 자살을 시도 했다고 한다.
스스로 나올 수 없는 구덩이를 선택한 자.
구덩이 셋 (월요일)
뒤엉킨 생각들을 정리할 의욕도 없는데 몸은 오후 수업을 버티기 위해 밥에 나름 몸에 좋을 것 같은 반찬을 올려 먹고, 영양제도 챙긴다. 그리고 미루면 하지 않을 것 같은 구두로 약속 된 일들을 재확인하는 문자들을 보낸다. 아이들을 만나는 시간은 그들의 강한 에너지에 빨려 들어가 시간자체가 정지된다는 장점과 끝나고 나면 정지된 시간만큼 빠져버린 에너지로 피곤하다, 그러나 오늘은 시간이 느껴지는 것을 보니 한마음이 아니다. 수업 끝에 경주로 시합 간 아들의 전화를 받고 보니 화요일마다 집으로 미술심리치료를 받으러 오는 민정씨 문자가 와 있었다. 저번 주 사정이 있어서 수업을 못 했는데 무슨 일 일까 싶어 열어보니 --------
민정씨는 1년 전 유방암진단을 받고 오른쪽 유방절제 수술 후 미술심리치료를 위하여 올해 1월부터 만나 온 밝고 재능 있는 30대 중반의 여성이다. 결혼하고 난 후 발병된 병 때문에 외국에 직장이 있는 남편과 떨어져 살지만 이제 병도 나아 내년에는 남편에게 가려했다. 그런데 정기진단 결과 척주로 암이 전이된 듯 보여 오늘 다시 검사 후 수요일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는 문자다.
세 종류의 번역
사람에게 두 마음 있으면 재앙이 생기나니
세상 끝에 서로 떨어져 있어도 의심과 시기가 생긴다네.
높은 벼슬에 올라 부귀영화 누리고 싶어
이리저리 쉴 틈 없이 뛰어다니게 되지.
참선하여 무심의 도를 배우지 못하면
속된 육신에서 벗어나 신선으로 탈바꿈하기 어렵다네.
두 손오공이 영취산 뇌음사에 도착할 무렵 석가여래는 신성한 제자들에게 둘러싸인 채 칠보연화대 위에 단정히 앉아 설법하고 있었어요.
존재하지 않는 것이 바로 존재하는 것이고,
있지 않는 것이 바로 있는 것
세상의 물질적 현상에는 정해진 것이 없나니
물질적 현상이란 바로 공허함이로다.
공허함에도 정해진 것은 없나니
공허함이 바로 물질적 현상이로다.
그러니 공허함과 물질적 현상 자체에 연연하지 말고
겉으로 들어난 명문의 실상을 환히 통찰하면 비로소 오묘한 깨달음의 소리가 들릴 것이로다.
『가족과 함께 읽는 손오공의 여행기』5권
저자 : 오승은 지음 ;홍상훈 풀어 옮김 | 발행사 : 솔 출판사 | 발행년도 : 2009
사람이 두 마음 가지면 변이 생기고
천애해각에 떨어져 있어도 의심을 사고, 보마삼공의 지위를 욕심내교
금란일픔의 자리를 생각한다.
남정불벌에 쉬임이 없고
동당서재에 끝을 못 본다.
불문에 들어 무심의 비결을 배우고
영아를 길러 성태를 이루게 할지어다.
두 사람은 공중에서 맞붙었다 떨어졌다 싸우면서 어느덧 대서천 영취선산 뇌음보찰 앞까지 소리치며 찾아갔다. 사대보살, 팔대금강과 오백나한과 삼천개체와 비구니, 비구승과 그리고 우바세와 우바이 등 여러 성중이 칠보연화대 아래에 모여서 여래의 설법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있는 것이 있지 아니한 가운데 있고
없는 것이 없지 아니한 가운데 없다.
색은 색 아닌 가운데 색이요
빈 것은 비지 아니한 가운데 빈 것이다.
있지 아니한 것을 있는 것으로 삼고
없지 아니한 것을 없는 것으로 삼고
색이 아닌 것을 색으로 삼고
비지 아니한 것을 빈 것으로 삼는다.
빈 것은 즉 이것이 빈 것이요
색은 즉 이것이 색이다
색에 정한 색이 없으며
색은 곧 이것이 빈 것이다.
빈 것에 일정한 빈 것이 없으면 빈 것은 곧 이것이 색인 것이다.
빈 것의 비지 않음을 알고 색이 색 아님을 알면 이름하여 조료라 하고 비로소 묘음에 이른다.
『서유기』6권
저자 : 오승은 지음;연변인민출판사 번역팀 옮김;왕굉희...[등] | 발행사 : 현암사 | 발행년도 : 2004
사람에게 두 마음 있으면 재앙이 생기나니
하늘 끝 바다 언저리에서도 의심과 시기가 생긴다네.
멋진 말 타고 높은 벼슬에 오르고 싶어 하고,
또 금란보전 최고 자리를 마음에 품게 되지.
남북으로 뛰어다니며 쉴 틈도 없고,
동서로 치받고 다니며 평안한 날 없구나!
불문에서는 모름지기 무심의 비결을 배워야 하나니
고요히 수련하여 신선으로 탈태환골을 이뤄야지.
둘은 공중에서 서로 이리저리 끌고 당기며 싸우고 가다가 시끌벅적하게 서천의 영취산에 있는 뇌음사에 이르렀어요. 그곳에 있던 사대보살과 팔대금강, 오백나한, 삼천개체, 비구니, 비구승, 우바새, 우바이 등 여러 신성한 무리들은 모두 칠보연화대 아래에서 조용히 석가여래의 설법을 듣고 있었어요. 석가여래는 막 이런 내용을 말씀하고 계셨지요.
존재하지 않음 가운데 존재하고
없지 않음 가운데 없다.
색상에 집착하지 않음 가운데 색상을 알게 되고
공허하지 않음 가운데 공허함을 깨닫는다.
존재함이 아닌 것이 존재가 되고,
없음이 아닌 것이 없음이 된다.
색상이 아닌 것이 색상이 되고.
공허함이 아닌 것이 공허함이 된다.
공허함은 바로 그런 공허함이며,
색상은 바로 그런 색상이다.
색상에는 정해진 색상이 없으니
색상이 바로 공허함이다.
공허함에는 정해진 공허함이 없으니.
공허함이 바로 색상이다.
공허함이 공허하지 않음을 알고
색상이 눈을 미혹하는 색상이 아님을 알라.
겉으로 드러난 명분의 실체를 환히 알면
비로소 오묘한 깨달음의 소리를 이해하게 되리라.
『서유기』6권
저자 : 오승은 지음 ;서울대 서유기 변역연구회 옮김 | 발행사 : 솔 출판사 | 발행년도 : 2004
세 개의 구덩이와 번역 그리고 색즉시공 공즉시색
길을 가다 구덩이에 빠져도 어떻게 올라 온지도 모르게 질긴 생명력으로 다시 길을 걸었다. 구덩이에 빠진 충격에서 조금씩 벗어나 다시 길을 가고 자 구덩이 밖을 향해 거의 가깝게 왔다고 생각했는데 위에 흙들이 무너져 구덩이가 넓어지는 기분이 든다. 구덩이에서 벗어나 다시 길을 갈 수 있는 방법은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라는 끈을 잡는 거라는 본능적인 끌림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장자의 아내가 죽었습니다. 혜시가 문상을 갔습니다. 장자는 다리를 쭉 뻗고 앉아 동이를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혜시가 말했습니다. ‘같이 살면서 자식을 키우고, 함께 늙어가다 아내가 먼저 죽었네. 울지 않는 것도 무정한 노릇인데, 동이를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다니 너무 심하지 않은가’ 장자가 대답했습니다. “그렇지 않네. 이 사람이 막 죽었을 때 나라고 어찌 슬프지 않았겠는가. 그런데 삶의 시작을 가만히 생각해보니 본디 생명은 없었어. 단지 생명이 없었을 뿐 아니라 본디 형체도 없었어. 단지 형체가 없었을 뿐 아니라 본디 기조차 없었어. 무언가 알 수 없는 것이 저절로 혼합되어 기로 변하고, 기가 변하여 형체가 되고, 형체가 변하여 생명이 되었다가, 지금 다시 변해 죽음으로 돌아간 것 이야. 이것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변화와 같은 것이지. 이 사람은 이제 천지라는 큰 집에서 편안히 쉬고 있을 뿐이네. 그럼에도 내가 ’아이고, 아이고‘ 하며 울부짖는다면 운명에 통달하지 못했기 때문이겠지. 그래서 그쳤다네.” -지락
『낭송장자 1-8. 삶과 죽음은 계절의 변화와 같은 것!』
장자지음 / 이희경 풀어 읽음 / 고미숙 기획/ 북드라망
장자는 죽음을 자연스러운 것이라 했다. 머리로는 이해가 된다. 그러나 마음은 슬프다. 몸도 힘이 빠진다. 생각도 멍하다. 그래도 살아간다. 충격 받은 머리는 의식적으로 영양제를 챙기고, 먹을 것도 챙긴다. 그리고 생활도 나름 챙긴다. “이건 뭘까?” 위의 세 구덩이와 세 번역서에서 동일하게 느꼈던 것은 지식으로 알 수 없는 명분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 그 안에 있어 “이건 뭘까?”하는 진동파였다. 사람들이 믿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들은 진실일까? 믿을 만한 것일까? 허망한 것이 진정 허망한 걸까? 등등 간신히 가라앉고 있던 물속의 앙금들을 다시 마구 휘 젖는 것들이다. “색즉시공 공즉시색” 이것을 이야기하는 것, 글로 쓰는 것, 말로 하는 것 등 어떤 형태든 엉기고 엉길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해져 내려오고 또 그것을 알고자 한다. 왜 알고 싶을까? 살고자 일 것 같다. 다시 구덩이에서 기어 올라와 길을 가고자 하는 본능일 것 이다. 삶에서 부딪쳐 오는 다양한 고난들이 고난만이 아니라는 것을 그 본질을 알고 매이지 않아야 길을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전해주는 이들은 알고 있다. 앞의 세 가지 구덩이가 발생하기 전 첫 번째 번역서를 암송하면서 맨 마지막 구절 “겉으로 드러난 명분의 실체를 환히 알면 비로소 오묘한 깨달음의 소리를 이해하게 되리라”에서 “명분이 무얼까?” 무척 궁금했었다.
“아! 그곳에 가며 너는 결국 죽게 될 것이다. 도란 번잡한 것이 아니다. 번잡하면 마음이 여려 갈래로 나뉘고, 여러 갈래로 나뉘면 흔들리고, 흔들리면 불안해지고, 불안해지면 다른 사람을 구할 수 없다.
너는 타고난 덕이 어떻게 사라지고 분별하는 지식이 어떻게 생겨나는지 아느냐? 타고난 덕은 명분 때문에 사라지고 분별하는 지식은 다툼 때문에 생겨난다. 즉 명분은 서로 다투는 것이고, 지식은 그것을 위한 무기일 뿐이다. 둘 다 흉기이니 사람이 닦아야 할 것이 아니다.
『낭송장자 2-2. 명분이 세상을 바로 잡을까? (심재우화①)』
장자지음 / 이희경 풀어 읽음 / 고미숙 기획/ 북드라망
책을 지도 삶아 길을 걸어왔다, 그러다 풀리지 않는 궁금증이 생기면 어느 순간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리 듯 새로운 연결고리 책을 만나고 그렇게 여기까지 왔다. 다시 가야하는 길임을 알고는 있다. 마음이 무겁고 슬프다. 죽음이라는 단어만 생각해도 눈물이 자연스럽게 흐른다. 살아가는 것들이 애처롭다. 경이롭다. 불쌍하다. 그런데 살아있음이 행복하다. 죽음이 무섭지는 않다. 떠남이, 남겨짐이 슬픈가? 기억이? 그것도 진실이 아닌데 -- 그래도 눈물을 흘린다. 몸은 몸에게 맡겨본다. 살아있음으로 -- 길에서 사라지는 날까지 허적거리며 길을 갈 것이다. 그러나 허적거림을 가리지는 않으리라. 그냥 걸어가겠지. 울다 웃다 화내다 즐기다. “색즉시공 공즉시색” 그렇게 하나의 표피가 생겼다고나 할까? 그래도 아프다. 힘들다. 슬프다. 슬프지만 어느 순간 구덩이를 나와 다시 길을 걸을 것이다. 길을 갈 때 앞으로는 유머를 꼭 동반하고 싶다.
“스승님!”
“ 오공아, 빨리 와서 나 좀 풀어다오. 줄이 온 몸을 조이는 통에 아파 죽겠다.”
“스승님, 서두르지 마세요. 저 요괴를 쳐 죽이고 와서 풀어 드리겠습니다.”
오궁은 급히 가운데 방으로 들어와서 여의봉으로 내리치려다가 손을 멈추었다.
‘아냐, 놈들을 쳐 죽인 다음에 풀어 드리는 게 나아.’
오공은 이럴까 저럴까 하며 앞으로 나갔다가 뒤뜰로 달려오기를 되풀이했다. 삼장을 그런 오공을 보고 슬픈 중에도 기쁜 생각이 들었다.
“원숭이야, 내가 살아 있는 걸 보고 기뻐서 그토록 춤을 추는구나.”
오궁은 그 말을 듣고 삼장에게 와서 묶인 것을 풀고 손을 잡고 나가려 했다.
『서유기』9권
저자 : 오승은 지음;연변인민출판사 번역팀 옮김;왕굉희...[등] | 발행사 : 현암사 | 발행년도 : 2004
유머; 남을 웃기는 말이나 행동, 우스개, 익살, 해학으로 순화
길을 걸어가는 행위에서 나오는 유머로 나와 타자와 세상에 한바탕 유머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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