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기 3주차 채운샘 <고대서양철학> 강의 후기 > 화요 감이당 대중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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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기 3주차 채운샘 <고대서양철학> 강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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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헤스 작성일18-09-01 21:59 조회1,40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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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의 사유를 탐구하는 세 번째 시간. 오늘은 헤라클레이토스와 파르메니데스의 날이었다. 이들의 생각은 그 당시 인접한 시대의 철학자들에게 많은 영향을 준 것 뿐만 아니라, 그 이후로도 현대에 이르기까지 철학세계의 커다란 줄기와 같은 것이라고 한다.
   지난 시간에 공부했던 밀레토스 출신의 철학자들이 세상의 근원이 무엇인지를 질문하고 그것을 직관의 능력으로 물질적인 차원에서 설명하려고 했다면, 헤라클레이토스와 파르메니데스는 생성과 존재에 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져 추상적인 차원의 질서를 찾으려고 했다. 도대체 있다는 것이 무엇이고 세계는 무엇인가?
   헤라클레이토스는 세계를 생성으로 보았다. 세계는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다 포함해서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변화한다. 그런데 그 변화는 대립자들이 끊임없이 투쟁을 함으로써 만들어진다. 밤과 낮이, 죽음과 삶이 교대하고 순환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렇게 대립자들이 공존, 투쟁, 그리고 운동을 하면서 계속 생성이 이루어진다. 보이지 않는 조화와 균형을 이룬다. 그런데 이 조화는 피타고라스가 말하는 단순한 수적인 비례에 의한 것이 아니라 활발한 움직임을 내포한다. ‘만물 유전’, 만물은 흐르고 구른다.
   여기서 우리는 어떤 현상이 시간이 흐르면 다른 현상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봐야 한다. 헤라클레이토스는 젖은 것은 마르고 마른 것은 젖게 되는 것, 올라가는 길과 내려가는 길은 하나이며 동일한 것, 병은 건강을 달콤하고 좋은 것으로 만드는 것, 또 굶주림은 포만을, 피로는 휴식을 그렇게 만드는 것 등의 대립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우리는 이것을 통해 눈앞에 나타나는 상황에 휘둘리지만 말고 세계를 어떻게 해석하며 살아야 하는가의 윤리적 과제와 마주한다. 그가 말해주는 윤리학의 최고의 정언적 명령은 진리를 말하고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자연(로고스)을 좇아 행동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에 최고는 나 자신을 탐구하는 것.’
   또한 모든 생성 자체는 무구한 것이다. ‘아페이론을 생각해 냈던 아낙시만드로스에게는 생성이 죄였던 반면 헤라클레이토스에게 생성은 무죄다. 니체는 이 생성은 무죄라는 개념을 자기 사상의 선구로 삼는다. 병들고, 늙고, 죽는 것은 벌이 아니라 존재의 법칙이다. 세계에 대한 있는 그대로의 긍정은 니체 철학의 중요한 부분이다. 그는 아이들의 주사위 놀이를 비유하면서 주사위를 던지는 그 순간과 과정을 즐기는 아이들의 놀이와 같은 세계를 설명한다. 1부터 6까지의 눈외에 7이나 8같은 있지 않은 무언가를 바라는 일 없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들을 그대로 긍정하는 것. 이 개념은 다른 것들과도 연관되어 있지만 이 헤라클레이토스의 생성의 무구함에서 기원한다.
   그 다음은 파르메니데스. 헤라클레이토스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속에서 존재가 생성되는 것이라고 했는데, 파르메니데스는 진짜 세계는 한 번도 변한 적이 없으며 우리가 그것이 이렇게 저렇게 바뀐다고 인식할 뿐이라고 말한다. ‘있는 것은 있고 없는 것은 없다.’ 이것이 이 사람의 명제다. 그러니까 어떤 있는 것 속에 대립되는 다른 무엇이 있을 수 없고 그냥 있는 것만 있고 없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그는 이것을 논리를 통해서 증명하려고 했다. ‘실제 하는 것이외의 모든 것을 가상의 속견이라고 하며 하나하나 다 쳐내가면서 있는 것이 무엇인지 철저하게 설명했다. 존재를 사유하는 길이 헤라클레이토스와는 확연히 달랐다.
   이 두 갈래의 사유 중, 뭐가 맞고 틀리다고 할 수는 없다. 선생님은 철학이란 이 세계를 개념을 가지고 이해하고자 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그래서 문제 삼아야 되는 건 뭐가 옳으냐가 아니라, 이 이해 방식이 혹은 저 이해 방식이 우리의 현실에 더 실천적인 답을 줄 수 있을까를 가지고 각자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헤라클레이토스와 파르메니데스의 사유를 따라 평소 해보지 않던 생각을 하느라 머릿속 실타래가 뒤헝클어졌다. 이 세상이 빠르게 돌아가는 동영상 같은 것일 수도 있고, 얼음처럼 꼼짝 않고 멈춰 서있는 정지 화면 같은 것일 수도 있다는 말에 나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세계에 살고 있구나 싶었다. 이들의 생각 길을 좀 더 깊이 따라 가보면 이 이해 안 되는 세계를 해석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으려나. 헤라클레이토스는 로고스에 귀를 기울이라며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탐구하라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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