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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후기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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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씨앗 작성일15-04-23 23:32 조회2,260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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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에세이를 생각하니 얼굴이 화끈거리고 부끄럽고 좌절스럽네요. 그날은 진짜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심정이랄까. 3년째라 어느 정도는 단련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이러는 것을 보면 아직 멀었나 봅니다. 발표가 끝나고 너무 답답하고 막막했는데, 조별 모임에서 조원들이 솔직하게 해준 코멘트가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샘들 너무 고마웠어요.
저의 이번 에세이는 전체적으로 기본적인 스텝을 무시한 성의가 없고 폭력적인(도반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면에서) 글이다라는 코멘트가 모든 것을 말해줍니다. ‘유머를 주제로 에세이를 썼는데 주제를 왜 유머로 정했는지, 유머가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는 코멘트가 있었어요. 또 유머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썼다. 에세이 어느 곳에서도 유머를 찾을 수가 없다는 코멘트도 있었구요. 제가 곰샘이 해석해 놓은 유머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에만 꽂혀서 이해하지도 못한 내용을 쓰려고 욕심을 부렸다는 지적도 있었네요. 그러다보니 저의 사유나 고민은 없고 단순히 곰샘의 글을 따라 옮겨온 수준밖에 안 되는 글이 되었다는 말이었죠. 그래서 타인을 설득할 수도 소통할 수도 없는 글이 되어버렸습니다.
조원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눠보니 제가 평소에도 소통이 잘 안 되었나 봅니다. 저를 잘 모르겠다고 하네요. 반듯하고 좋은 이미지만 보이려고 저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지 못한 것이죠. 그런 것 같아요. 지금 돌아보니 목성 2년 동안에도 도반들에게 비슷한 얘기를 들었네요. 글이 너무 안 써진다고, 한줄 쓰기가 너무 힘이 든다고 하소연을 하니, 길진숙 샘이 제가 글을 쓰지 않으려고 버틴다는 지적을 한 것도 생각나네요. 에세이가 저렇게 된 이유도 이런 성격과 상관이 있는 듯해요. 잘 정리 되지 못한 부분,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 이해가 부족한 부분들을 모두 지우고 나니 곰샘 글만 남게 되었으니까요. 타인에게 부족하고 미운 모습을 보이기가 자신이 없는 거겠죠. 자신에게 엄격해서 검열하는 모습이 밖으로는 타인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것으로 투사되죠. 그래서 남의 것은 지적하면서 정작 저는 성안에 갇혀 한발자국도 못나오고 있네요. 정미샘이 저한테 이런 제안을 했어요. 다른 것은 생각하지 말고 우선 자신의 얘기를 솔직하게 써보라고. 정 안되면 술을 마시고 취중에 몽롱해서 자기 검열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로 써보라고. 정말 그렇게라도 해볼까? 자신의 틀을 깬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이번에 다시 한 번 실감했네요. 수정된 에세이는 가능한 한 솔직하게 아는 만큼 써봐야겠어요.
댓글목록

휴은영님의 댓글

휴은영 작성일

소임쌤의 지적은  튕겨내고 싶은 기분이 안들고 잘 새겨듣고 싶게 하는 마력을 담고 있더라구요. ㅎㅎ 그것이  자신으로 들어가면 또는 자신이 나오면 아름다운 글이 뿅뿅 발사될 것 같아요.  그나저나 저도 그걸까요? ㅠ ㅠ 글을 통해 조금씩 탐사해 보아요. 같이니 어절씨구 좋을씨구. ^^ 울다가 웃다가 어절씨구 좋을씨구. (심청전 낭송에서 들었는데 재밌어서 쓰게 되네요)

정미님의 댓글

정미 작성일

소임샘!
솔직한 후기 넘 좋아요.
벌써 샘이 한걸음 나오신거 같은 느낌!
홧팅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