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2학기 단체낭송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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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도토리 작성일19-07-08 14:01 조회830회 댓글0건본문
1조 2학기 단체낭송
나쓰메 소세키 <행인> 383쪽 무함마드이야기 중에서.
강/권 “내가 아직 학교에 다니던 무렵, 어떤 책에서 무함마드에 대한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네. 무함마드는 건너편에 보이는 커다란 산을 자신의 발밑으로 불러들여 보이겠다고 말했다 하네. 그걸 보고 싶은 사람은 몇 월 며칠 어디로 모이라고 말이야.”
신/오 “그날이 되어 수많은 군중이 무함마드 주위를 에워쌌을 때, 그는 약속대로 커다란 소리를 질러 건너편 산에게 이쪽으로 오라고 명령했네. 그러나 산은 꿈쩍도 하지 않았지. 점잖은 사람이었던 무함마드는 다시 한 번 똑같은 호령을 했네. 그래도 산은 여전히 가만히 있었지. 무함마드는 결국 세 번째 호령을 반복해야 했네. 하지만 세 번을 불러도 산이 움직일 기미가 없자, 그는 군중에게 말했지.”
강/권 “‘나는 약속대로 산을 불러들였다. 하지만 산은 오고 싶지 않은 것 같다. 산이 와주지 않는 이상 내가 갈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무함마드는 이렇게 말하고 산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고 하네. 자네는 왜 산 쪽으로 걸어가지 않나?”
신/오 “자넨 산을 불러들이는 사람이네. 불러들이고 오지 않으면 화를 내는 사람이지. 발을 동동 구르며 분해하는 사람이네. 그리고 산을 나쁘게 비판하는 일만 생각하는 사람이지. 왜 산 쪽으로 걸어갈 생각은 안 하나?”
이/ “혹시 그쪽이 이쪽으로 와야 할 의무가 있다면 어떤가?”
강/ “그쪽에 의무가 있든 말든 이쪽에 필요가 있다면 이쪽이 가면 되는 일 아닌가?”
이/ “의무가 없는 곳에 필요가 있을 리 없지.”
권/ “그럼 행복을 위해 가는 거지. 필요 때문에 가고 싶지 않다면 말이네.”
신/ “자네는 시비, 선악, 미추의 구별에서 자신이 지금까지 키워온 높은 기준을 생활의 중심으로 삼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거야. 그걸 선뜻 내던지고 행복을 구할 마음이 들지 않는 거지. 오히려 거기에 매달려 행복을 얻으려고 초조해하는 거고.”
이/ “그 모순은 나도 잘 알고 있어.”
오/ “자신을 생활의 중심으로 생각하지 않고 깨끗이 내던지면 좀 더 편해질 거네.”
이/ “그럼 뭘 중심으로 살아가지?”
모두/ “중심이라는 게 어디 있나? 세상만물을 한번 둘러보게. 한순간이라도 멈춰 있는 게 있나? 끊임없이 움직이며 변화하지. ‘나’라는 존재도 마찬가지야.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변하고 있으니 어느 순간의 ‘나’를 ‘나’라고 할 수 있겠나? ‘찰나의 나’가 모인 ‘통합적인 나’만 있을 뿐 ‘한결 같은 나’란 없네.”
“그러니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그걸 버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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