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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학기 소논문쓰기 4(권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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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도토리 작성일19-11-11 22:25 조회83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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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이당 화성/ 4학기 니체 소논문쓰기-4/ 2019. 11. 11 / 권현숙

   미래의 불릴 이름에서 벗어나는 길

   오래 동안, 인생의 절반을 노동조합과 협동조합(생협)에서 활동하면서 살아왔다. 어느 시기부터는 조직의 성장을 나의 성장과 동일시하면서 살았다. 언제부턴가 노동자가 살만한 세상이라든가‘’건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라는 유토피아가 나의 목적이 되었다. 활동이 오래될수록 책임감과 의무감에 짓눌려서 과도하게 일을 떠맡고 밀어붙여서 작은 목표가 달성되고 나면 번 아웃되는 상황이 자주 반복되었다. 목적을 달성하기위해 나 자신이나 주변의 관계를 억압하는 방식으로 일을 내 모습이 보였다. 그러다 보니 공허함과 분노의 감정을 오가는 경우가 자주 생기면서 삶의 방향을 잃어버렸다.

이런 상황을 스스로 해석하지 못 한 채로 활동을 정리하고 공부를 하게 되었다. 감이당에서의 공부가 내안에서 마구 엉켜버린 실타래처럼 뭉쳐있는 좌절, 분노, 욕망등을 풀어보고 싶었다. 공부를 하면서도 기존의 오래된 습관으로 자주 되돌아가는 내가 보인다. 예를 들면 중요하다고 생각거나 꼭 해야 할 일이라는 목적이나 당위가 생기면 과정에서 생기는 변수를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 당연히 변수는 생길 수밖에 없는데 이런 변수들이 생길 때 중요한 일을 방해하는 것 같아서 짜증이나 화가 날 때가 있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잘 해내기위해서 최선을 다해 스케줄을 조정하느라 에너지를 다 뺀다. 또 한편 새롭게 뭔가를 할 때는 처음 시작할 때의 어지럽고 모호한 상태가 싫다는 생각이 지배해서 정리된 결과로 건너뛰고 싶은 욕망이 앞선다. 그래서 어떻게 되겠지하는 생각으로 버틸 때까지 버티다가 발등에 불 떨어지면 막판에 밀어 붙어서 하는 오래된 습관이 있다.

생각해보니까 10대 때 처음 공장에서 일을 하면서부터 알아야 무시당하지 않고 당당하게 살 수 있다는 전제가 강하게 작동하고 있었다. 앎을 통해서 나를 성장시키고 강하게 만들면 당당하고 자유롭게 살 수 있을 거라는 전제가 내 삶을 관통하는 키워드였다.

과정에서 함께하는 즐거움이나 성과도 분명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오랜 기간 활동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무엇이 나로 하여금 목적이나 가치에 강하게 의미 부여하게 만들고 과정을 긍정할 수 없게 만들었을까?

     자기 자신을 관찰할 줄 아는 사람은 또 몇 명이나 될까! “모든 인간에게 가장 먼 존재는 자기 자신이다만일 사람들이 이것이 옳다라고 판단하고, 그로부터 따라서 이것은 이루어져야만 한다!’는 결론을 내려, 그가 그처럼 옳다고 인식하고 필연적이라고 규정한 것을 행한다면,- 그의 행동의 본질은 도덕적이다! 하지만 나의 벗이여, 네가 내게 말한 것은 하나의 행동이 아니라 세 가지 행동이다. 예를 들어 이것이 옳다라는 너의 판단도 행동이다.-그것은 이미 도덕적이거나 비도덕적인 방식으로 판단될 수 있는 것이 아닐까?-너는 왜 이것을, 바로 이것을 옳다고 여기는가? 프리드리히 니체 즐거운 학문책세상 303

    니체는 옳다고 인식하고 필연적이라고 규정한 것을 행하는 것에는 세 가지 행동이 들어있다고 얘기한다. 판단하고 이루어져야만 한다고 규정하고 행하는 것이 다 행동이라고 말한다. 인식의 과정에서 나의 충동, 호감과 반감, 경험과 비-경험등의 전력이 뒤섞이면서 옳다라는 가치를 만들어낸다고 한다. 인식자체가 행위이다. 이렇게 다양한 힘관계 속에서 생성되는 것이 도덕적 가치라면 어떤 조건 속에서는 옳다는 가치가 다른 조건 속에 놓이면 그 가치가 달라지는 것이다. 옳다라는 가치가 달라지면 목적도 변할 수 밖에 없다.

니체를 읽으면서 앎과 행위를 분리해서 사고하는 전제가 목적에 강하게 의미 부여하고 결과에만 연연하면서 과정을 지워버리는 삶의 패턴을 만들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목적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과정 자체를 느끼고 겪는 와중에 다양한 힘들의 관계 속에서 목적도 만들어지는 것이다.

니체가 말하는 인식과 행위의 문제’, ‘선과 악의문제’ ‘고귀함과 비속함을 키워드로 나 자신의 강한 목적 지향적인 삶의 태도를 해석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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