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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학기 에세이 후기-4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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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휴샘 작성일16-12-27 23:41 조회2,34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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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 대중지성/ 4학기 에세이 후기/ 4조

박지희

사군자와 식객을 내용으로 쓴 에세인데, 제목을 '꽃보다 군주'라고 하여 제목에 대한 지적을 많이 받았습니다. 식객들이 사군자의 팬클럽은 아니라는 것...^^;;  (저는 그만큼 멋있다는 의미로 일단 에세이 시작 제목으로 삼았는데 수정을 못했네요. 이것이 저의 큰 문제라는 것...앞으로 넘어야하는 에세이 쓰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미리 좀 쓰는 것...^^;;)


  에세이 마지막 부분을 '죽음'으로 잡았는데 사기에서 '어떻게 죽을까'를 생각하게 하지만 사군자와는 맞지 않다. 그러나 '식객의 밥'에 대해 쓴 것은 괜찮은 것 같다. 이것을 주제로 다시 써보면 좋겠다.



나의 문제로 다가오다


변은영

4학기 글쓰기 수업의 여정은 사마천이 통과한 넓고도 긴 시간이었다. 그 폭에 그 길이에 잠시나마 발을 담글 수 있어서 좋았다. 이것은 어설프게라도 지나온 후에야 드는 마음이다. 책읽기 과정은 마음에 안들어 궁시렁거리기 일수였으니 말이다. 수많은 인물들에 머리가 아프고 딱히 마음에 가는 인물이 없어서 뭘 써야하나 싶었다. 그나마 머리에 남는 인물은 항우나 자객, 사군자들의 식객들이었다. 아니 그보다 사마천이었다. 그의 절절한 심정을 담은 <보임안서>를 떠올리면 지금도 눈시울과 마음이 뜨거워진다. 헌데 왜 그럴까하는 질문을 던지지 않은 채 전에 스토리 만들어 놓은 것을 어설프게 엮고 말았다. 엉켜있는 실을 풀다만 채 그 실로 뜨개질을 한 셈이다. 너무 엉긴 곳은 가위로 오리고 티 안나게 마무리를 한다. 하지만 티가 나지 않을 리가 없다. 길쌤 “하려는 내용과 쓴 내용이 맞지 않아요.” 허걱. 그 뒤의 질문 “무엇이 억울했어요?” “엉~엉”


다시금 짚어보자. 난 무엇이 억울했기에 사마천의 억울함을 타고 자기감정에 빠져든 걸까. 어릴 때의 상처, 집안 환경에 대한 아픔 때문일까. 잘 모르겠다.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어 살아온 긴장감 때문이었을까. 어찌되었든 지금의 심정을 보면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것에 대한 고민은 분명하다. 그래서 길쌤의 질문에 울고 말았다. 억울함의 심정은 이러저러한 총합들의 무게인지 모르겠다. ‘지기(知己)’를 풀기 위해 차근히 인물들을 따라갔으면 눈물보가 아닌 다른 길에 다다를 수 있었으련만. 사건을 터트리고 나니-일하다가 발표날을 떠올리며 한 숨을 백번을 쉰 것 같다.-그제야 에세이의 첫 줄에 서고 말았다. 조금만 질문을 가지고 따져 들어가 보아도 ‘지기’의 인정과 ‘실력’의 인정 그 사이의 길을 찾을 수 있었는데 안타깝다. 인정이라는 개념만 충분히 이해하고 넘어갔으면 되는 것이었다. 내 문제가 되니 왜 개념 하나를 파고들라는 건지 이제 비로소 감이 온다. 나의 문제다! 글의 제목은 내가 어느 지점에 있는지 알려준다. 대략 이해하고 넘어가면 된다는 40여년의 ‘나의 습’을 결국 넘지 못했다. 넘을 수 있는 힌트가 되는 단어들은 분명 나열된다. 헌데 문장이 되고 문단이 되려면 질문이 필요하다. 여기서 막히고 만 것이다.


이번 에세이 발표시간이 좀 다르게 다가왔던 것은 나처럼 다른 학인들도 어떤 지점에 있는지가 여실히 『사기』의 인물들을 빌어 드러난다는 점이다. 글은 들키는 장치일까. 인물과의 거리보다 나와의 거리가 한참 짧은 그 지점. 대운이 바뀌는 시점이라 그런지 두 달 전쯤부터 ‘나’라는 말이 다르게 감각된다. 내가 낯설다. ‘나’를 느끼는 만큼 ‘나’에게서 진정 거리를 둘 수도 있을 것 같다.


1학기 에세이에서 길쌤이 책을 읽으면서 그 때 어떤 감정이 드는지 살피라는 코멘트를 주셨는데, 그 귀한 말을 적용시키지 않다가 4학기에 부랴부랴 마음 길에 닿으려고 했으니 공부 장에만 있지 허송세월하고 있다. 고민되는 시점이다. 그래도 인물들을 읽다보니 결국 나의 길은 여기에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실마리가 고민에 포개진다. 거인 사마천이지만 그가 간 길도 그 길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사마천이 풀어놓은 역사는 말한다. 인간의 욕망을 인간의 마음을. 이건 관념적으로 퉁치고 이해할 일이 아니라 느끼고 돌아보고 머금는 시간을 요구한다. 인간을 알아가는 것 나를 알아가는 것 이것이 숙제가 아니라 아픔이면서 즐거움이 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좀 다르게 부딪히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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