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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기 둘째주 3교시 글쓰기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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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포츈쿠키 작성일17-02-25 12:55 조회2,13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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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나의 산만함을 다스리기

하고 많은 일중에 왜 꼭 글을 써야 하는 지 고샘의 한마디가 내겐 섬뜻하게 다가왔다. 삶에 가장 해로운 것은 산만한 것이라는 말씀. 1000명을 죽인 살인자 앙굴리말라도 한 번 마음을 돌려 깨달을 수 있었지만 산만한 사람은 부처님도 구제할 수 없다는 것. 산만한 것이야말로 악이라는 것이다. 이거했다 저거했다 하는 어린 아이만 산만한 게 아니다. 어른도 해결해야 할 여러 일들을 제 때에 제대로 하지 못하면 우왕좌왕 산만해진다. 우린 종종 어떤 사람을 착하긴 한데 물러터졌다라고 하는데 이 또한 착한 게 아니라 산만한 사람이라고 했다. 우리가 에세이 때 받았던 그 숱한 지적들. 다 산만한 것이 아니던가?

이는 오직 자신만이 구제할 수 있다고 한다. 어떻게? 글로. 글 쓰려면 집중할 수 밖에 없으니까. 집중하면 산만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다. 그게 바로 논리이다. 차서를 잡아 쓰는 것. 이른바 기, , , 결로 쓰는 것이다.

이는 전 시간에 배운 오행과도 상통한다. 봄에 언 땅을 뚫고 뾰쪽하게 싹이 올라오듯 날카롭게 문제를 제기하기(,), 잎을 무성하게 펼치며 여름으로 진행되듯 제기한 문제를 상세하게 펼치기(,), 그렇게 무성하던 잎도 가을이 되면 떨어지는 법. 그만 펼치고 이제 변신을 해봐.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연두색에서 짙은 녹색. 색깔도 비슷하고 같은 양기이다. 하지만 여름에서 가을로의 이행은 색도 완연히 다르고 양기에서 음기로의 전환이다. 지금까지의 양분을 잎과는 아주 다른 형태의 열매로 모아 보는 것. (, ) 여기에서 글의 반전과 통찰이 이루어진다. 글 쓸 때 논리와 더불어 가장 중요하다는 창의성은 여기에서 발휘된다. 물론 어렵다. 그래서 금화교역이라 했던가? 하지만 토()가 그것을 도와준다. 평소에 흙처럼 모든 걸 받아들이고 포용해둔 공력이 있었다면 가능할 것이다. 샘은 일상과 연결할 때 심오해질 수 있다고 했다. 일상의 일들. 이게 바로 토()일까? 이제 겨울. 열매는 더 응축하여 작디 작은 씨앗이 되어 땅속에 묻힌다. 머지 않아 봄이 오면 다시 나무로 태어나겠지만 지난 번과 똑 같은 나무로 태어나는 것은 아니다.() 결론도 이러한 씨앗처럼 지금까지의 내용을 응축하되 또 다른 질문이 생길 수 있는 여지를 남겨야 한다. 그 질문으로 누군가 다시 길을 떠날 수 있도록. 다른 나무로 태어날 수 있도록.

이론은 이러하지만 문제는 실전이다. 드뎌 다음주부터 에이퍼 한 장에 메모한 것들을 적어가서 튜터와 조원들과 만나서 서로 지적질하고 토론한다. 무엇을 메모할까? 벌써부터 막막하다. 고샘은 산만해서 쓸거리를 찾아내지 못하는 거라고 했다. 천지가 다 쓸거리라고.

몸과 인문학첫장을 펼치니 과연 우리 일상에서 나도 심각하게 생각했던 문제를 고샘은 쓰고 있었다. 아이들이 헨드폰에 열중하는 문제였다. 잠시도 가만있지 않고 뛰어다니는 우리 손자가 핸드폰만 보면 몇시간이라도 거기에 빠지는 걸 보면서 이 애들은 몸이 어떻게 될건가 마음이 무거운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그걸 메모해두진 않았다. 쓸거리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 일상에서 느꼈던 문제를 메모해보자.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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