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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교시 에티카 수업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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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반구동 작성일17-05-06 13:04 조회1,45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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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이당 화요 낭송스쿨 / 3교시 에티카수업후기/ 1조 전미령 / 2017. 5. 6.

 

이번 학기에 우리 2조가 에티카수업을 이끌어 가는 것은 예정된 일이었다. 하여 방학 중에 미리 읽어 보려 했으나 다른 책을 읽느라 결국 손도 못 대고 수업시간을 맞이했다. 수업을 시작하면서 근영샘께서 1학기 동안 에티카를 공부한 소감과 함께 ‘1부 신에 관하여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1학기를 맡았던 2조 조원들의 답하는 동안, 나는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각자의 답변에 근영샘의 재 질문이 이어지는 동안 간간이 웃음소리도 났지만 2학기 에티카의 무게를 실감한 난 웃을 수조차 없었다.

감이당의 공부는 대체로 기존의 나의 인식과는 다른 시선을 가진 텍스트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 점이 재미있기도 하나, 수업시간의 설명으로 이해된 듯 하다가 혼자 읽으면 또 새삼스레 낯설어지기 때문에 이 공부가 벅차게 느껴진다. 책 읽기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도반들에게 근영샘께선 일단 스피노자의 용어들에 익숙할 필요가 있다고 하셨다. 익숙하려면 잘 몰라도 자꾸 써 보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전 학기에 공부한 내용 중 핵심적인 부분을 다시 정리해 주셨는데 실체, 속성, 양태 이 세 단어만 간신히 기억났을 뿐, 그 의미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음을 알았다. “스피노자는 에티카1부에서 신의 존재를 증명함으로 사유의 전제를 밝히고 있다. 신의 핵심은 내재적인 신이라는 첫 설명부터 참 낯 설게 느껴졌다. 내재적인 신! 지난해에도 한 학기동안 읽었고 지난 학기에도 읽었는데 이런 내용이었나싶었다. 스피노자의 개념들을 이해하든 하지 못하든 상관없이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다시 읽게 될 때 조금이라도 진입장벽이 낮아져 있을 거라고 근영샘께서 말씀하셨다. 개념의 이해조차 쉽지 않은데 그 개념들을 사용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일 것 같다.

이 전 수업이 끝나고서는 책을 한 번 거덜 떠 보지도 않았다. 읽고 싶었으나 책표지만 째려보았을 뿐이다. 그러나 수업 때문에라도 또 다시 읽을 수밖에 없는 텍스트다. 에티카를 읽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것은 서구에서 천재라 불리던 괴테가 열 번을 읽고 나서도 불평했을 정도의 책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모든 존재는 실재하는 것으로 완전하다고 긍정하는 스피노자의 책을 읽는다는 행위는 그의 철학을 이해하기 위해 배우는 장이 아니라, 스스로가 그의 안내를 길잡이 삼아 존재의 자유를 위해 진리를 밝히는 지성의 장에 서 있음이다. 스피노자도 책의 마지막에 이 여정이 험준하다고 말하고 있다. 마지못해 읽기를 시작해야하는 나에게 가야 할 길이 멀고 아득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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