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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 5주차 수업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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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깨트린 작성일23-03-20 13:42 조회727회 댓글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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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 랭귀지 스쿨_5주차(317) 후기_2조 홍선화

 

 

철학의 1도 모르는 무지한 나를 철학의 세계로 흥미롭게? 인도한 것은 정승연선생님의 재미있는 수업 덕분이었다. 벌써 5주차에 접어든 수업은 소크라테스의 변론크리톤에 이어 파이돈에 이르렀다파이돈에 그려진 소크라테스의 모습은 소크라테스의 변론크리톤에서의 모습과 너무도 달랐다. 선생님의 말씀으로는 플라톤의 사상은 크게 초기-중기-후기로 나누어지는데, 파이돈은 중기에 쓰인 작품으로 플라톤이 비로소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쓰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플라톤의 사상이 절정에 다다를 무렵에 쓴 저작이어서 그런지 파이돈은 앞서 읽은 텍스트에 비해 심오한 내용이 주를 이뤄 읽는 내내 머리가 아팠지만, 파이돈에서 주로 말하고 있는 내용이 불교와 접목되는 부분이 많아 흥미롭게 읽혔다. 특히 몸은 필멸이지만 혼은 불멸이라는 혼불멸론에서는 해탈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감각적인 몸의 욕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불교의 이론이 떠올랐고, ‘배움이란 전생에 알고 있던 것을 상기하는 것이라는 상기론의 부분에서는 고미숙 선생님의 유튜브 특강에서 김연아와 손흥민을 예로 들며, 태어나면서부터 남들에 비해 특출난 재능을 타고난 인물들을 설명하시며 전생과 윤회를 이야기하셨던 내용이 떠올랐다. 

 

하지만 수업을 막상 듣고 나니 선생님께서는 플라톤의 사상은 붓다의 사상과 공통점은 있지만, 같은 맥락이 아니라고 계속 선을 그으셔서 수업을 듣고 나니 머리가 다시 아파왔다. 도대체 뭐가 뭔지 몰라 혼란스러웠다책을 읽는 내내 붓다가 떠올랐는데 왜 붓다와 다르단 말인가? 불교도 잘 모르고, 철학은 더 모르기에 마냥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때마침 지난주 목요 주역 세미나 시간에 배웠던 서경강설에 이런 표현이 나왔다. “만약 약을 먹어도 어지럽지 않으면 그 병이 낫지 않는다.” 약을 먹어 어지러운 것은 약 효과가 퍼져 병이 낫기 전에 잠깐 동안 더 어지러워지는 것과 같으며, 그 어지러움은 나빠지는 것이 아니라 좋아지기 위한 조짐이라고.

  

불교와 철학이라는 알약을 먹은 이상, 나는 알약을 먹기 이전과는 똑같이 생각할 수 없다. 다만, 약이 제대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공부라는 알약을 먹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파이돈은 철학이 재밌고, 감히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착각했던 내게 혼돈을 주었다. 지금 이대로 멈춘다면 어지럽기만 어지럽고, 더욱이 무지만 확인하는 꼴인 셈이다. 제대로 된, 스스로 체득한 결론을 내기 위해 나의 공부는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과연 공부의 끝이 있을지 두렵기만 하다.

댓글목록

이아람님의 댓글

이아람 작성일

와.. 어지러움을 감당하겠다는 선화샘의 용기, 멋지셔요! 저는 딱 어지럽지 않을 만큼만 알약을 먹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반성하고 갑니다... ^^;

반야수님의 댓글

반야수 작성일

'혼돈' 무척 공감하며 그저 공부를 이어갈 뿐이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금요일에 만나요^^

박마리아님의 댓글

박마리아 작성일

<서경강설>에 좋은 글이 있네요. 이렇게 또 하나 배웁니다. ㅎ 공자님께서는 '학이시습지 불역열호?'라 하셨는데 배움은 힘이 들고 때로는 지치고 끝이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것은 어떤 좋은 결과를 내려는 결과 중심적 사고에서 오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그냥 배우는 과정을 즐기려고 하니 마음이 좀 가벼워 졌어요. 감이당 오는 길,  좋은 학인들과 대화하고 경청하는 일, 그리고 때론 나의 생각도 조심스레 말해 보는 일. 이 모두가 매일의 도전이고 충만한 기쁨입니다. 우리 함께 이 배움의 길을 기쁘게 가 보아요.
진솔한 후기 감사합니다. ~~~^^

진솔한님의 댓글

진솔한 작성일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불교와 주역으로 흐르는 공부의 거대한 파도를 타고 즐거운 여행을 하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저도 요즘 어질어질하지만 손잡고 함께가니 넘어지지는 않는 것 같아요. 이 어지러움을 즐기며 계속 손잡고 함께 해요^^ 후기 잘 읽었습니다.

김에세이님의 댓글

김에세이 작성일

‘팡팡’이라는 놀이기구가 있습니다. 떨어질 땐 몰랐지만 다시 튕겨 올라올 땐 짜릿합니다. 내가 힘준 만큼 올라갑니다. 그리고 어떤 모양으로, 떨어지던 그대로의 모습으로 다시 하늘로 올려 줍니다. 공부한 만큼 높이 그리고 변함없이 쌤에게 다가오리라 의심치 않습니다.

파이팅입니다.

박지은님의 댓글

박지은 작성일

후기 감사합니다. 서양철학을 배우시면서 불교와 연결시키시고 그 맥락을 체득하려는 자신의 과정을 유교로 설명해 주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