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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주차 암송 오디션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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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승화니 작성일22-07-06 13:25 조회1,082회 댓글1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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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9주 차네"

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뿌듯함과 아쉬움이 뒤 섞인 소리처럼 들리는 건 나만 그런 걸까? 4번의 발표를 통해 내가 뼈져리게 배운 것은 그동안 공부를 수박 겉핥기 식으로 했다는 것이었다. 전체를 파악하지도 않고 자신과 타협한 문장 하나에 사례를 갖다 붙이는 꼴이 되면서 말발로 승부를 보려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만들어냈다. 그렇게 4번의 산을 넘은 나는 공부에 재미와 의미를 슬슬 느끼기 시작했다. 진심... 

 

감이당 3층. 그리고 9주 차. 단체 암송을 기다리는 분위기가 오디션이 아닌 즐기는 분위기처럼 느껴진다. 이 역시 나만의 착각일까? 긴장을 즐기는 듯한 분위기랄까? "별로 기대가 안돼요."라는 곰쌤의 오프닝 멘트가 환청처럼 어디선가 울려 퍼지는듯했고 드디어 단체 암송 오디션은 시작되었다. 

 

하나 됨을 느낄 수 있는 탄탄한 준비와 사랑의 꽃 전달 퍼포먼스로 2조 단체 암송이 끝나고 물 흐르듯 잔잔했던 1조의 단체 암송도 끝났다. "바로 개인 암송하시죠."라는 장금쌤의 말에(오호라...) 자리에 앉지도 못하고 바로 개인 암송을 해야 했다. 언제나 그렇듯 끝나고 자리에 앉으면 아쉬움이 컸는데 이번엔 아쉬움보단 시원함이 컸다. 잘해서가 아니라 드디어 끝냈다...라는 ㅎ ㅎ ^^. 학인들도 실수를 하거나 기억이 안 나도, 전과 다르게 당황하지 않고, 응근슬적 넘어가는 여유로움까지 볼 수 있었다. 암송과 4번의 발표는 달랐다. 모두 그렇게 느꼈을까? 스토리를 구성해야 하는 발표는 각자의 삶을 볼 수 있었다면 암송은 정해진 내용을 자신만의 표현으로 풀어내고 있음을 보았다. 발표는 시간이 길어짐을... 암송은 시간이 짧아짐을... ㅎ ㅎ 그렇게 개인 암송을 끝으로 9주 차는 마무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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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암송의 매력은 이렇게 다가왔다. 

암송이 가장 잘 될 때는 산책할 때와 지하철 안이었다. 특히 지하철에서는 마스크 안에서 울리는 나의 목소리가 바로 내 귀로 들어왔고, 바로 옆 승객도 내 목소리가 방해가 되지 않는 듯했다. 1학기 때 암송의 매력에 빠졌다. 읽고 외우고 또 읽고 외워도 외워지지 않으면 짜증이 올라왔고 그 짜증의 산을 넘으면서 자신의 걸림을 확인하게 된다. 조사 하나에, 접속사 하나에 아니면 단어 하나가 자꾸 나를 걸리게 하는 부분이 드러난다. 자신이 어떤 단어와 어떤 문장에 멈추게 되는지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다. 이 산을 넘으면 슬슬 암송이 되어간다. 그때 즈음 되면 내용 전체가 내 몸에 스며들기 시작하면서 조금이나마 글쓴이의 사유세계로 들어감을 느낄 수 있었다. 내 몸에 새겨진다고 할까? 아무튼, 단 한 문장이라도 스피노자가 될 수 있었고, 파스칼 샤보가 되기도 하고 부처님의 기운을 받기도 하고, 잠시 혜능스님이 되어 '마하반야바라밀'을 설하기도 했다. 

 

그렇기에 암송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닌 온몸으로 동시에 밀고 나가는 것임을...

 

암송하여라

내 심장이 팔딱 팔딱 뛰고

내 마음이 생생하고 활발발하게 움직이기 위해서라도...

(개인암송 오디션때 혜능스님의 한 대목을 각색해 봤네요)

 

우리에겐 마지막 발표가 남아있다. 준비 시간 동안 긴장감과 설렘이 교차하길 바라며 잘하기보다 함께 즐거운 시간이 되길 바라며 후기를 마칠까 한다. 

 

함께 웃고, 안타까워하고, 후회하면서 또 웃고, 조금씩 성장하는 서로를 확인하면서 3학기를 기대해 본다. 



댓글목록

여여한일상님의 댓글

여여한일상 작성일

암송의 매력에 빠지신 멋진 숭환샘~^*^
생생하고 활발발하게~~ 공부의 재미에도 빠지신 것 같아
더욱 박수를 보냅니다.
그 길을 함께 하게 되어 기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승화니님의 댓글

승화니 댓글의 댓글 작성일

함께 암송의 매력에 빠져보아요~^^. 저 또한 감사할 따름입니다.

비빌언덕님의 댓글

비빌언덕 작성일

승환쌤의 모습 덕분에 저희도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조용함 속에 보석이 들어있는듯~후기글 읽으며  저도 암송의 매력에 빠져 들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승화니님의 댓글

승화니 댓글의 댓글 작성일

3학기, 4학기도 암송이 있는듯 하던데요. 이번에 제대로 빠져보시게요. ㅎ ㅎ ~^^

나영님의 댓글

나영 작성일

발표보다 암송이 더 긴장되더라고요~  1학기때 암송발표를 빠져서 그런건지도 ^^ 그날은 뭔가 정신없이 휘리릭 지나갔는데 승환쌤의 글을 읽으며 다시 새록새록 기억이 올라오니 긴장은 빠진 즐거움만 남습니다!  3학기 글쓰기는 또 어떤 장이 펼쳐질지 궁금하고 기대되네요~

승화니님의 댓글

승화니 댓글의 댓글 작성일

그렇지요.ㅎ ㅎ.  발표보다 암송이 더 긴장이 되더라구요. 이제부터 암송을 발표처럼 하려합니다...~^^

박수경님의 댓글

박수경 작성일

사진 첨부까지 들어간 정성 담긴 후기 공감하며 잘 읽었습니다. 늘 여유롭게 발표하시는 걸 부러워는 하면서도 노력하시는 뒷모습은 생각하지 못한 거 같아요. 영광 뒤의 고통을 알아볼 줄 아는 심안을 키워야 할 거 같아요. ㅠ
함께 웃고, 안타까워하고, 후회하면서 또 웃고, 조금씩 성장하는 서로를 확인하면서... 이 문장 좋아요 ^^

승화니님의 댓글

승화니 댓글의 댓글 작성일

함께 웃고, 안타까워하고, 후회하면서 또 웃다 4학기 마무리즈음의 우리의 모습을 떠올려 보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공감님의 댓글

공감 작성일

다른 버전인 ‘헨젤과 그레텔’ 처럼 지성을 찾아 길 위에서 헤매던 날 ‘감이당’ 이라는 이상하고 낯선 나라의 문지방을 넘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정말 괴이한 ‘말하기’ 기 생명체를 접하게 되었죠. 그때 저는 이 녀석을 물리쳐야 할 대상으로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이놈은 결국 저의 과거와 현재의 합으로 이루어진 거울이라는 것을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층층이 형성되어 버린 부족한 생각과 잘못된 습관들이 2학기 수업 때 부지불식간에 나타나 버렸습니다. 저는 선생님과 달리 그제야 배움을 향해 향해하지 않은 것을 뼈저리게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선생님께서 말하신 ‘단 한 문장이라도 스피노자가 될 수 있었고, 파스칼 샤보가 되기도 하고 부처님의 기운을 받기도 하고, 잠시 혜능스님이 되는’ 순간이 찾아 올 때, 저는 저만의 나침판을 꺼내들고 배움의 지도를 보며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이 “모든 일에는 결정적 순간이 있다‘라고 한 말을 곱씹어 보며 그 순간을 기다려 보렵니다.

승화니님의 댓글

승화니 댓글의 댓글 작성일

우리 모두가 금요일 만큼은 '결정적 순간'이길 바래봅니다.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박영주님의 댓글

박영주 작성일

승환샘!! 점점 감이당 수업의 매력에 빠져드시는 것 같아 보기 좋습니다~
학인 한명 한명의 마음이 다 모여 수업의 매력을 만드는 것 같습니다^^
승환샘의 마음이 저에게도 물드는 것 같습니다~~
후기 올리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

승화니님의 댓글

승화니 댓글의 댓글 작성일

감사해요~^^ 감이당 수업의 매력에 빠진것 들켰네요 ㅎ ㅎ ㅎ 이번주 10주차도 함께 화이팅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