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벗이 먼 곳에서 찾아오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 有朋自遠方來, 不亦樂呼!)”.

 요즘 감이당 다니는 내 마음에 딱 들어맞는 표현이다. ‘說(열)’의 의미가 내 스스로 좋고 기꺼워서 마음속으로 부터 우러나는 기쁨이라고 하니 

주역을 배우고 논어를 읽는 이 시간이야말로 나에게는 더 바랄 것 없는 행복한 시간이다.

1교시 주역 시간은 양이 상효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는 산지박(山地剝)괘와 초구에 다시 모습을 나타낸 지뢰복(地雷復)괘를 배우는 시간이었다.

박(剝)괘는 산(艮)이 땅(坤)위에 솟아 있는 형상 같지만 음효가 아래로부터 자라나 양효를 밀어내는 괘상이라 산이 땅에 솟아 있다기보다

땅에 붙어 있는 모습이라고 한다. 즉, 밑에서부터 산이 깍여들어가 곧 허물어질 것 같은 위태로운 모습이다. 박괘에서는 아래가 위의 근본임을 알고

아래를 두텁게 하여 자신의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고 알려준다. 박(剝)의 시대는 사람들의 마음에서 원리가 사라진 시기이며 아무도 그 원리를 

믿지 않는 시대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시기에는 함부로 나아가지 않는 것이 이롭다.(剝, 不利有攸往.). 

지뢰복(地雷復)은 땅 속에 우레가 숨어있는 모습이고 ‘복(復)’은 “회복”을 의미한다. 하나의 양효가 다섯 음효 아래에서 소생하니, 음이 극한에 이르러 

양이 다시 회복되는 것이다. 양의 소멸이 종극에 이르면 다시 돌아오니, 양이 나아가면 음은 물러나고, 군자의 도가 자라나면 소인의 도는 줄어들므로 

‘나아갈 바를 두는 것이 이롭다(利有攸往).

 2교시 논어는 손승택, 김유정, 김상희 선생님이 학이, 위정, 팔일편 발제해 주셨다.

學而편 ‘배운다’는 것은 자신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아가는 능동적인 과정이며 일회적인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이어지는 과정이다. 

붕(朋)이란 배움의 과정에서 나와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들을 만난 기쁨에 관한 것이며 같을 길을 걷는 도반(道伴), 또는 동지(同志)를 일컫는다. 

온(慍)이란 인간이 걸어야 할 길이 존재한다는 당위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두며 내가 걷는 그 길이 나를 위해 존재하는 길이 아니라, 

내가 걷지 않을 수 없는 길이 될 때, “성내지 않음”을 넘어 “성나지 않음”에 이르게 된다.

위정(爲政)편 “덕으로 인도하고 예로써 가지런히 하면 부끄러워할 뿐 아니라 스스로 바로잡는다(道之以德, 齊之以禮, 有恥且格).”

효(孝)의 근본은 부모를 ’공경하는 마음(敬)‘이며, 효심(孝心)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애써 획득하는 것이므로 효가 곧 덕德이요, 인仁이 된다. 

정치의 근본은 효도와 우애에 있으며, 가(家)는 정치적 영역과 분리되지 않으며, 가(家)에는 효(孝)와 우(友)가 동력으로 작동한다.

팔일(八佾)편 “사람으로서 인(仁)하지 않다면 예(禮)는 무엇할 것이며, 사람으로서 ‘仁’하지 않다면 악(樂)은 무엇할 것인가? (子曰 人而不仁. 如樂何?)”

예악(禮樂)이라는 문명의 형식은 그 근간에 정신적 근거인 인(仁)과 경(敬)을 깔고 있어야 한다. 의례와 형식, 기예나 문채는 인격, 덕성, 내면의 수련 뒤에

따르는 자연스러운 결과가 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繪事後素).

너무 늦게 올려 죄송합니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