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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토요주역 2학기 4주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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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수리 작성일23-05-31 00:27 조회322회 댓글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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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4주차 후기를 맡은 한성준입니다.


이번 주는 학인 분들 본인이나 가족 중에 아픈 분들이 계서서 결석생이 가장 많은 수업이었네요. 환절기가 끝나지 않는 건지 날씨가 오락가락, 일교차도 커서 그런지 몸이 힘들어하는 것 같아요. 이럴 때 몸과 마음을 잘 관리하는 데는 공부만 한 게 없겠죠? ㅎㅎ


1교시는 세경샘이 계사전 10장을 강의해 주셨어요.


역에는 네 가지 성인의 도가 있다고 합니다. 그건 바로 사(辭), 변(變), 상(象), 점(占)입니다.   


역에는 네 가지의 성인의 도가 있는데, 말로 먹고사는 사람들은 괘사와 효사를 중요시하고, 발로 뛰는 사람들은 그 변화를 중요시하며, 문명의 이기를 만드는 사람들은 괘의 모양을 중요시하고, 미래를 예언하는 사람들은 그 점을 중요시한다.


여기서 말로 먹고사는 사람들은 바로 공자와 제자들처럼 공부로 먹고 살아가는 사람들이죠. 그들은 괘사와 효사에 담긴 뜻을 연구해가며 삶과 세상의 이치를 구하기에 사(辭)를 중요시 여깁니다. 발로 뛰는 사람들은 사업을 하거나, 정치를 하거나 구체적 일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세상이 어떻게 변하는지 알아야 그에 맡게 일을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기 때문에 변(變)을 중요시 여깁니다. 문명의 이기를 만드는 사람들은 기술자나 과학자 같은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괘의 모양을 보고 발명을 했다고 합니다. 마지막 미래를 예언하는 사람들은 말 그대로 무당이나 점술가들이죠. 그들은 미래가 어떠할지 알려주는 사람들이기에 점을 중요시했다고 합니다. 


역은 누구에게든 필요한 학문이지만 각자가 필요한 지점에 따라 무엇을 공부할지가 정해진다는 게 재미있었어요. 


괘들을 늘어놓고 비교해 보아 변화를 알고, 그 수를 착종시켜, 변화에 통하여 마침내 하늘과 땅의 질서를 이룰 수 있다.


여기서는 착괘와 종괘에 관해서 배웠습니다. 착괘는 각 효의 음과 양을 바꾸어 놓는 것이고, 종괘는 아래위를 뒤집어 놓은 괘입니다. 이 착괘와 종괘를 통해 사건의 여러 면을 동시에 보며, 나의 시선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시선으로 사건을 보면 여러 관점으로 괘를 볼 수 있고 변화에 통달하여 하늘과 땅의 이치를 터득할 수 있다고 합니다.


계사전 강의가 끝나고 잠시 쉰 후 희수샘과 저의 논어 발표가 있었습니다.


제가 발표한 16장에는 공자께서 태어나면서부터 아는 생이지지자(生而知之者), 배워서 아는 학이지지자(學而知之者), 곤란을 겪고 나서야 배우는 곤이학지자(困而學之者), 그리고 곤란을 겪고 나서도 배우지 않는 곤이불학(困而不學)으로 나눈 부분이 있었는데요. 공자께서는 생이지지자를 최상으로 여기고, 학이지지자는 두 번째, 곤이학지자는 그 다음, 최하를 곤이불학이라고 하셨습니다. 이 부분을 보면서 최상이나 두 번째는 못되어도 최하는 면하고 있구나 하고 안도를 하게 되었어요 ㅎㅎ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건 '무엇을 아는가, 무엇을 알려고 하는 가' 인 것 같아요. 저는 안다는 것이 우리가 주역에서 배우는 중정(中正)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중정이란 어떤 상황이나 사건 속에도 무엇이 올바르고 알맞게 행동하는 것인지 아는 것이죠. 그것을 알아야 우리의 삶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런데 그것은 지식뿐만 아니라 천지자연, 사람과 감응할 수 있는 능력과 상황을 다양한 관점에서 볼 수 있는 능력, 그리고 논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힘과 올바른 판단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실행력이 있어야 가능하겠죠. 그래서 공자님께서는 그렇게도 인의예지를 중요시 여기셨던 것 같아요.


2교시에는 뇌수 해와 화수 미제 발표와 수업이 있었습니다.


미숙샘은 뇌수 해를 찌든 폭염 뒤에 오는 소나기와 같은 시원함에 비유 하셨고 

태희샘은 ‘화수 미제가 엉망으로 망쳐진 괘가 아니고 새로운 시작을 말하는 괘가 아닐까. 그 새로운 시작에서는 여우처럼 모두가 서툴 수밖에 없다.’라고 정리해 주셨습니다. 


복희샘은 뇌수 해와 화수 미제를 연결해서 봐도 해석이 된다며 재밌어하셨어요.

해는 해방과 같이 뭔가에서 풀려남을 뜻하고, 미제는 끝나지 않음을 뜻하는데 연결시켜보면 ‘풀려났는데 그게 끝이 아니야'가 됩니다.


간단한 비유로 우리나라의 독립을 들어 주셨습니다.

독립이 되었으면 거기서 끝이 아니죠. 이제부터 무너졌던 원칙들을 세우고, 다시 새롭게 시작을 해야 합니다. 뇌수 해의 괘사와도 딱 맞아 떨어지더라구요.


解, 利西南, 无所往, 其來復吉, 有攸往, 夙吉.
풀려남은 서남쪽이 이로우니, 나아갈 필요가 없다. 와서 회복하는 것이 길하니, 진행해 나아갈 일이 있다면, 일찍 하는 것이 길하다.


괘사에서 서남쪽은 곤의 방향으로 넓고 포용력이 큰 땅을 이야기합니다. 풀려나서 처음의 때는 어려움과 고통에서 벗어나니 좀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뜻이죠. 그리고 다시 원칙으로 돌아가야 길한데 쉴 때 쉬더라도 해야 할 일이 있으면 빨리해야 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가 일제로부터 독립했을 때도 그랬죠. 독립을 했으니 먼저 그 독립을 누리며 그 기쁨을 만끽하는 시기를 가졌으면 이제 무너졌던 원칙을 다시 세우는 일을 해나가야 했습니다. 그 원칙 중 하나가 나라를 팔아먹은 친일파를 척결하는 것이었는데 아쉽게도 저 괘사처럼 빨리해버리지 못해버렸습니다. 빨리하지 못하니 어떻게 되었나요? 그들은 여기저기 권력들과 결탁하여서 해방된 이후에도 떵떵 거리며 잘 살게 돼버렸습니다. 그 시대 때 사람들도 저 괘사를 모르지 않았을 텐데 마음처럼 빠르게 되지 못해서 악을 키워버린 게 참 안타깝네요.

 

다음 화수 미제괘를 보면 미완성은 완성을 향해 가고, 미성년은 성인이 되기 위해 가듯 미제는 건너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아직 건너지 않았다는 뜻, 즉 건너긴 할 거라는 가능성을 품은 괘라고 합니다. 바로 전 괘인 기제괘에서 강을 건너 성취를 이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고 또 건너야 할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죠. 즉 미제는 질적으로 다른 시작을 뜻하는 것입니다.


未濟, 亨, 小狐汔濟, 濡其尾, 无攸利.
미완성은 형통하다. 어린 여우가 과감하게 강물을 건너는데, 그 꼬리를 적시니, 이로울 것이 없다.


괘사를 보면 미제는 질적으로 다른 시작이기 때문에 형통할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새로운 시작을 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신중하고 침착하게 해야겠죠. 하지만 어린 여우는 자기 자신을 과대평가하고 과감하게 강을 건너다 결국 강을 건너지 못하게 되니 이로울 것이 없죠. 저희 삶도 언제나 반복되는 시작이죠. 그 시작한 일을 잘 마무리하려면 첫 단추를 잘 꿰야 한다는 말처럼 신중하게 살피고 일을 해나가야 할 것 같네요.


복희샘이 해주신 주역을 공부하는, 삶을 사는 기본자세에 대한 이야기로 오늘 후기를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괘상과 괘명, 괘사를 보며 전체 그림을 먼저 그리고 가야 해요. 그래야 효사를 해석할 때 응용하기가 쉽습니다. 전체 기준을 세우는 것이죠. 살아갈 때도 마찬가지예요. 삶에서 기준을 세워야 어떤 사건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판단하고 뭘 선택할지를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주역 공부뿐만 아니라 모든데 적용되는 법칙이죠. 지금 시대는 삶의 기준이 될 만한 가치관, 세계관이 사라져서 길을 잃어버린 시대라고 해요. 그래서 다시 주역을 배우고 천지를 기준으로 다시 생각해 보려고 공부하는 것 같아요. 지금 공부를 할 때도 이 공부를 해 나갈 때 내가 어떤 기준을 가지고 공부를 해나갈 것인가가 있어야 장애가 생겨도 그 세워놓은 기준과 비전을 가지고 돌아가든 쉬어가든 계속 갈 수 있어요. 그렇지 않으면 헤매다 끝나게 되어버려요.”


그럼 다들 건강한 모습으로 토요일에 뵈어요~^^


댓글목록

김영자님의 댓글

김영자 작성일

지난 주에 집안사정으로 결석해 아쉬웠는데 그 아쉬움을 채워주는 후기였습니다. 지난 주의 강의의 핵심내용을 파악할 수 있었고, 후기를 읽어내려가는데 현장에 있는 것 같았어요^^
 성준샘 고맙습니다^^

덕영님의 댓글

덕영 작성일

성준샘 덕분에 복습이 절로 되네요~^^
공부도 삶도 비전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오헌미님의 댓글

오헌미 작성일

성준샘~
차근차근한  강의를  들은것 같아요^^
역시  우리조장님 최고입니다~
요즘  날씨탓인지 지쳐가고  있었는데
성준샘 후기를  읽으니  다시  힘을 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곤이학지자되지말고  학이지지자되도록  노력해볼께요~♥
고맙습니다~.

개심님의 댓글

개심 작성일

와... 정말 꼼꼼하게 적어주셨네요. 게다가 느낌까지 생생하게 되살려 주시니 마치 감이당에 앉아 있는 느낌입니다. 저도 복희샘의 전체그림, 비전과 기준에 대해서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곤이학지 그룹의 하나로서 '곤'의 약발이 떨어지기 전에 공부의 중심을 세워야 하니까요 ㅎㅎ. 재밌게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