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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누피들6>그리스비극 아가멤논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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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원한바람1 작성일16-06-16 13:35 조회2,443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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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극의 탄생'에서 니체는 그리스 비극을 아폴론적인 것과 디오니소스적인 것의 역사적 화해를 통해서 만들어진 예술이라고 했습니다.(비극의탄생 p66) 그 비극 작품을 3주에 걸쳐서 읽기로 했고, 그 첫번째로 그리스 비극의 창시자인 아이스킬로스의 '아가멤논'과 '결박당한 프로메테우스'를 이번 세미나에서 같이 읽게 되었습니다. 니체는 '비극의 탄생'에서 그리스 비극을 글로 읽게 될 때의 한계를 얘기하고 있습니다. '음악'이 아닌 '글','언어'로 읽게 되는 그리스 비극이라는 점을 잘 염두해서 느껴가야 하겠습니다.

  '비극의 탄생'에서 니체는 아이스킬로스의 '정의'의 문제에 대해서 에우리피데스의 '정의'와 구별해서 얘기하고 있습니다. 아이스킬로스의 '초월적인 정의'가 소크라테스적 낙천주의의 영향으로 인해서 에우리피데스에 와서는 '시적 정의'로 전락해버렸다고 합니다.(비극의탄생 p184) '정의'가 단순히 권선징악, 즉 신에 의해서 벌 받을 사람은 벌을 받고, 상 받을 사람은 상을 받는다는 단선적인 것으로 바뀌었다는 것으로 이해가 됩니다. 니체는 아이스킬로스의 작품에서 '정의'의 문제와 관련해서 권선징악을 넘어서는 '초월적인 정의'를 두드러지게 보았다고 여겨집니다.

  제가 맡은 발제부분은 아이스킬로스가 68세 만들었다고 알려지고 있는 3부작 '오레스테이아'의 1부인 '아가멤논'입니다. '아가멤논'은 아르고스 총사령관인 아가멤논이 (제우스의 의지에 따라) 트로이아 전쟁에 자신의 딸 이피게네이아를 (아르테미스의 분노를 달래기 위해서) 제물로 바치면서까지 참전하게 되고, 10년간의 그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와서 그의 부인 클뤼타이메스트라에게 죽임을 당한다는 것이 주요한 내용입니다.

  이러한 내용의 '아가멤논'과 관련해서 '왜 제목이 아가멤논인가', '이피게네이아 희생의 상징은 무엇인가', '클뤼타이메스트라는 정당한가' 등등에 대해서 많은 얘기들을 나누었습니다.

  '아가멤논'에서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인물은 클뤼타이메스트라임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의 제목은 그녀가 아니고 그녀의 남편인 아가멤논입니다. 왜 그럴까요. 어렴풋한 생각은 아이스킬로스는  작품을 통해서 신의 섭리를 잘 증명하려고 했다고 합니다. 신의 섭리와 가장 많이 밀접했던 인물이 아가멤논이었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가정의 보호자인 제우스의 의지에 의해서 전쟁을 하고, 아르테미스의 분노를 달래기 위해서 딸을 희생시키고, 트로이아 전쟁과정에서 무참한 파괴와 살육으로 아르테미스를 분노케하고, 결국에는 복수의 악령이 된 그의 아내에 의해서 죽임을 당하는 것이 신의 섭리를 잘 증명해주고 있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가멤논'에서 가장 허망하게 죽임을 당하는 사람이 이피게네이아입니다.(나중에 읽게 될 에우리피데스의 작품에서 아르테미스가 이피게네이아를 빼돌리고 사슴을 제물로 대신 올리게 된다고 합니다. 이것을 두고 니체가 비극적 요소를 제거했다고 얘기하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 작품에서의 이피게네이아의 희생에 대해서 니체는 '비극의 탄생'에서 언급하고 있지 않은 점이 좀 의아하게 느껴집니다. 인생의 허망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비극적 인물이 아닌가 싶은데요. 이피게네이아의 희생은 전쟁을 통해서 허망하게 죽어간 사람들의 상징이 아닐까요.

  마지막으로 클뤼타이메스트라의 행동은 어떻게 볼것인가입니다.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온 남편을 처참하게 살해하는 행동에 대해서 당연히 벌을 받아야 하는 살인행위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럼에도 클뤼타이메스트라가 자기의 행동은 자신의 딸을 죽인 살인자에 대한 보복이며, 이는 그의 아내가 아닌 복수의 악령이 한 일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결국에는 작품에서 코로스를 통해서 '사리를 판단하기가 어렵구나'(책 p105)라고 합니다. 이것은 '정의'의 문제를 단선적으로 보고 있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지점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그녀의 행동을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이 작품을 처음 읽고나서 '낯선 느낌'이었는데, '비극의 탄생'에서 니체는 두 예술 충동인 아폴론적인 것과 디오니소스적인 것의 표현으로서 재발견하게 될 때 까지는 '낯선 느낌'일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비극의탄생 p158) 니체가 발견했던 그 이중성을 발견할 때 까지 나머지 그리스 비극을 열심히 읽어 가도록 하시죠... 이만 총총.

댓글목록

송씨님의 댓글

송씨 작성일

딱 요 세미나를 못갔었는데, 조곤조곤 정리해주셔서 감사해요.^^ 이번주에는 그리스 비극과 좀 더 친숙해지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