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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기 대탐사 시즌2> 6월 10일 수업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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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ㅋㅋ 작성일16-06-17 17:22 조회2,558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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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는 <서유기> 2권과 <대당대자은사삼장법사전> 4~7권까지 읽어와서 세미나를 했다. 2권의 주 내용은 삼장법사가 첫번째 고난을 겪고, 손오공을 만나고, 용마를 얻고, 금란가사 때문에 불에 타 죽을뻔 하고, 저팔계를 만나고, 황풍요괴가 삼장법사를 납치하는 부분까지다. 서유기로 곰댄스에 출사표를 던진 장순샘이 같이 낭송할 부분들을 발췌해 와서 함께 부분 부분들을 읽었는데, 샘의 분석에 따르면 현장법사가 대승불교의 경전을 구하기 위해 당나라를 떠난 때가 가을 갑술월이고, 손오공을 만난 것이 가을, 용마를 얻은 것이 겨울, 저팔계를 만난 것이 봄이며, 흑풍요괴를 만난 것이 봄, 황풍요괴를 만난 것이 여름이라고 한다. 이러한 것들에 배치를 둔 것 같다며 장순샘은 곰댄스 참가자로서 꼼꼼한 분석을 해주었다.

 

곰샘은 저팔계가 마음을 내어 출가의 뜻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장면에 대해서 얘기하셨다. 하늘에다 당나라 스님을 진심으로 모시겠다는 맹세를 바로 하고, 자기가 살던 운잔동을 그 즉시 다 태워버리고, 손오공에게 순순히 자신의 쇠스랑을 넘겨주며, 손을 등뒤로 하여 묶도록 내버려두는 장면들에 대해서 지난 시즌에 처음 읽을 때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부분인데, 이제까지 우리가 보던 저팔계의 악덕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 놀라운 모습이라고 하셨다. 어떤 것에 마음을 낸다는 것, 그리고 출가에 마음을 내었을 때에는 그 즉시 자기가 살던 곳을 바로 다 태워버릴 정도로 확고한 의지. 지난 시즌에는 진미샘이 저팔계에게 반했었는데, 이번 시즌에도 저팔계에게 반하신 새로 오신 선생님이 계셨다^^ 저팔계의 매력은 어디까지인가!

 

금란가사를 갖기 위해 삼장법사 일행을 죽이는 것도 마다하지 않은 270살 먹은 노승에 관해서 곰샘은 그렇게 좋은 옷이 입고 싶은 걸까? 자기도 이미 몇 백 벌의 비단가사들이 있는데도 또 금란가사가 갖고 싶을까? 라고 하셨다. 이 노승은 도교연단술로 불로장생을 하게 되었는데, 결국엔 이런 불로장생의 삶을 유지하는 것이 그의 목표가 되었고, 자기처럼 고결하고 청정한 사람은 비단가사 같은 명품을 걸쳐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가사를 몇 백 벌씩나 모으는 집착이 생기게 되고, 이런 것을 위해서는 사람을 죽여도 된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는 것이라고 곰샘은 말씀하셨다. 270살 먹은 대고승에 모두가 미혹되어 이 사람을 떠받드는 것을 수행이라고 착각하여 이 사람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해주려고 하게 되는데, 이런 것들이 우상화라고 하셨다. 이렇게 살다가 머리박고 죽으면(이야기 속의 노승의 결말) 보통 중생들이 지지고 볶으며 사는 것만도 못한 꼴이 아니냐고 하시며, 그것보다 더 나을 게 없는 삶이고, 이런 사람들은 갖고 있던 힘이 소멸되면 그 허망함이 바로 느껴지게 된다고 하셨다. 우상화를 하는 사람들은 그 우상인 사람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게 있기 때문에 우상화를 하는 것이고, 그 사람에게 의존하면서 거기에 굉장한 자기의 욕심을 싣는 것이라고 하셨다.

 

발제 부분은 현장스님이 인도에 도착해서 배우고, 경전토론을 하고, 다시 금의환향해서 황제에게 엄청난 대접을 받고, 필생의 경전 번역 사업을 하고, 대자은사를 건립하고, 사리 및 경전을 보관하는 부도탑을 세우는 내용이었다. 특히 그 당시 가장 큰 나라였던 마가다국의 계일왕이 끝도 없이 보시를 하고 75일간의 무차대회를 하는 장면에서, 곰샘은 왜 지금의 우리는 옛날보다 물질적으로 굉장히 부자인데, 이런 식의 무차별 보시를 한다는 생각을 아예 못할까 라고 반문하시며, 자본주의는 사유재산이라는 것이 너무나도 견고해서 이것이 모든 의식이 원천이 되어, 사유재산 = 자아, 자존감, 자의식이고, 그래서 오늘날 이렇게 정신적인 질환이 많은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말씀하셨다.

 

마지막으로 당태종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현장스님을 자기들 곁에 두고 싶어 하면서 스님을 놔주지 않았는데, 곰샘은 이것이 현장스님 자체가 힐링 캠프고, 옆에서 그 공덕을 그냥 묻어가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서유기에서 삼장법사가 납치되는 이유도 같은 이유이며, 사람들은 고승대덕에게 진짜로 가르침을 받고 싶어 하기보다는, 그냥 가끔씩 힐링을 받고 싶어할 뿐이고, 공부의 과정은 거치지 않으면서 무엇을 이루고 싶어 하는 마음밖에 없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우상의 늪에 빠져 더 나빠지느니, 차라리 방탕하게 살고, 자기를 망가뜨려서 타락과 질병에 떨어지게 되면, 그때서야 비로소 거기서부터 생각이라는 것을 하게 되고 공부가 곧 깨달음이 될 수 있다고 농담반 진담반처럼 말씀하셨다^^

 

지난 시즌의 텍스트였던 <현장 서유기>를 참고로 하여 현장스님의 발자취가 담겨 있는 <대당대자은사삼장법사전>을 읽으면서 일주일 동안이나마 현장스님의 삶에 조금 깊이 들어갔다 나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일생동안 오로지 구법의 길을 걷고, 28세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얻기 위하여 인도로 떠나, 십만 팔 천리의 길도 마다하지 않으며, 스승이 나타나면 바로 가르침을 구하고, 46세에 중국으로 돌아와서는 다시 19년 동안 <유가사지론> 100권의 번역을 비롯하여 총 471335권이나 되는 고난도의 불경을 번역한 현장스님. 중국으로 귀국한 후의 현장스님은 매일같이 3(11~1)쯤에 잠들어 5(새벽 3~5)쯤에 일어나서 그날의 번역 과제를 정해놓고, 번역이 끝나기 전에는 잠도 자지 않으셨다고 한다. 이러한 현장스님에게서 자신의 존재를 건다는 것(도담샘), 그리고 자신의 존재를 걸었던 사람의 삶과 그 삶의 태도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우고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댓글목록

장순2님의 댓글

장순2 작성일

엄청 꼼꼼한 후기네요~ 잘 읽었습니다 ㅎㅎ

자기 집을 태우고 구법의 길에 나서는 저팔계의 박력이 멋있네요 ㅋㅋ

그런 발심을 하기 위해 일단 타락해보는 걸로ㅋㅋ(농담입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