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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송로드스쿨> 홍루몽을 낭송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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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감이당 작성일15-05-27 12:02 조회4,113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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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구실에 사상 최초로, 아주 새로운 형식의 프로그램이 생겨났다고 합니다!!! 그 프로그램은 이름하야.... <낭송-로드스쿨>입니다. 함께 낭송도 하고, 세미나도 하고, 여행도 한다는 <낭송-로드스쿨>의 정체가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낭송-로드스쿨>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계신 선생님들과 <낭송-로드스쿨>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먼저, 강의를 맡게 되신 고미숙 선생님께 <낭송-로드스쿨>라는 프로그램에 대해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ლ༼ ▀̿ Ĺ̯ ▀̿ 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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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낭송 로드스쿨>이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A: 우선, 길 위에 나서려면 밑천이 있어야 해요. 노잣돈이나 물질적인 것 같은 경우는 갖고 가서 금방 바닥이 나버리고 말기 때문에 길 위에서 계속 활동을 하고 생산을 할 수 있어야 해요. 그러려면 정신적인 밑천이 많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기 위해서 낭송을 하면서 낭송에 대한 주변 텍스트를 많이 섭렵하는 세미나와 강의를 합쳐서 공부를 밀도있게 할 필요가 있었죠. 그렇게 낭송, 강의, 세미나가 합쳐진 전혀 새로운 형식의 프로그램이 생겨나게 되었죠. 그렇게 공부하고 길 위에 나서서 텍스트를 향유하는 방식으로 낭송 동영상을 찍고, 여행을 하고 그러면 여기서 또 새로운 스토리가 만들어지게 되요. 그걸  돌아와서 글로 쓰면, 지식과 우리의 몸이 마주치는 회로를 구체적이고도 생동하는 회로를 만들 수 있겠다 싶어서 낭송과 여행을 합치게 된 것이죠.


Q: 낭송 로드스쿨에서 하는 공부가 기존의 공부와 어떻게 다른가요?

A: 우리가 공부를 할 때 제일 주요한 전제가 ‘공부를 하면 어떤 결과가 오느냐’에요. 공부를 하는 이유로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게 되는 것, 사회를 보는 눈이 생기는 것 등등을 드는데, 사실 그 이전에 가장 먼저 전제가 바뀌어야 해요. 우선 공부를 즐기는 힘을 가져야 하는 거죠. 다시 말해, 공부를 일상적으로 즐길 수 있어야 해요. 하지만 이것에 대해서는 잘 생각을 안 하죠. 공부는 어차피 힘든 것이고, 하지만 참고 해야 되는 거라고 생각하죠. 

근데 이게 과연 옳은 것인가요? 그리고 공부한 후에 보는 영광이라는 게 공부를 하는 동안 힘들었던 것들을 참아 낸 것에 대한 보상이 될 수 있을까요? 거기로부터 벗어나려면 근본적으로 배치를 바꿔야 해요. 우리는 공부를 억지로 참고 다른 종류의 쾌락을 느끼려고 하는데 그거야 앎과 삶의 분리 아닌가요? 공부 자체가 내 몸을 즐겁게 해주면 나중에 따로 보상을 받을 필요가 없어요. 이게 중요한 것이죠. 이게 제게 근본적으로 중요한 질문이었어요. 

그리고 ‘지금, 여기에 살아있다’는 명제가 모든 진리 깨달음의 기본이라고 하잖아요. 지금 여기서 하는 공부가 즐거워야 공부와 리듬을 탈 수 있죠. 그래서 공부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자꾸 찾게 되었어요. 그래서 소리를 내서 읽는 낭송이라는 공부법에 주목하게 됐죠. 낭송을 같이 할 사람이 있고, 낭송 축제 같은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면 기꺼이 하게 되죠. 근데 이걸 하다보면 결과는 중요하지 않죠. 나중에는 상금이 없다고 해도 ‘일등해야지!’ 눈에 불을 켜게 되잖아요. ‘대충해야지’가 안돼요. 그런 것이 바로 공부가 ‘현존성’을 갖는 거죠.

그리고 여행도 그냥 내가 알바를 해서 돈을 모아서 배낭여행을 간다? 그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여행을 가서 뻘줌할것 같아요. 경치가 좋은 곳에 가서 혼자서 ‘와~ 멋있다!’ 하고 혼자서 셀카찍고... 진짜 좀 이상하지 않나요? 로드스쿨에서 고전을 읽고 여행을 가면 일행도 많지만 내가 여행을 갈 때 사건을 만들 수 있잖아요. 내가 연암을 읽고 열하에 간다고 하면 연암이라는 스승이자 친구와 내가 분리가 안돼요. 연암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게 되고. 이처럼 공부를 할 때, 사건과 이야기가 형성 될 수 있게 한다면 공부해서 나중에 영광 볼 필요가 없는 거죠. 그렇다면 매일이 최고인 시간이 되지 않겠어요? 그런 공부에 대한 생각이 계속 새로운 형식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낸거죠.


Q: 그렇다면 <낭송 로드스쿨>을 시작하는 텍스트로 『홍루몽』을 선택하신 이유는 뭔가요?

A: 그건 그냥 시연이가 홍루몽 읽고 싶다고 해서...^^;; 사실 어떤 것이든 상관은 없어요. 그런데 시연이가 홍루몽을 읽고 싶다고 했을 때 저도 좋다고 생각했던 것은 <낭송로드스쿨>을 처음 시작하기 때문에 장소가 너무 멀면 부담스러웠어요. 하지만 홍루몽은 남경이라 서울에서 멀지가 않고 부담 없이 갔다 올수 있는 여행이라고 생각했죠. 또 홍루몽의 배경인 18세기 청나라 역사를 공부하는 것은 누가 해도 재밌고 꼭 해야 하는 일이니까 여러 가지로 잘 맞았던 것이죠. 사실 세상의 모든 고전은 다 낭송로드스쿨의 테마가 될 수 있어요. 비록 여행기가 아니더라도 그 어느 책이든 배경인 장소가 있잖아요. 그걸 발견하고 너무 기뻤어요. 처음에는 여행기만 해야 되나? 서유기가 좋은데 ‘실크로드랑 인도를 어떻게 가?’ 막막하더라고요. 그리고 또 걸리버여행기 같은 경우는 소인국? 거인국을 어떻게 가지? 했는데, ‘아~ 꼭 여행기일 필요가 없구나!’ 그걸 알고 나서 춤추듯 기뻤죠. 막 보물, 광맥을 발견한 것 같았죠. 그러니깐 이제 여유가 생겼어요. 그러니까 수학고전이든 물리학 고전이든 아무거나. 1탄 2탄 99탄까지 해도 되겠구나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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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홍루몽』은 어떤 소설인가요?

A: 중국 소설하면 삼국지, 수호지만 떠올리는데, 홍루몽은 중국최고의 소설이에요. 금릉십이차, 12명의 아리따운 여인들의 운명을 다룬 소설인데, 주인공은 남자에요. 근데 그 ‘가보옥’이라는 남성이 금릉십이차 여성과 일체가 되요. 사랑이 아니라 우정이라고 하기에는 또 진한데, 아무튼 여성성의 새로운 경지를 보여주는 작품이에요. 청나라 때 나온 것인데도 여성성이 너무 장엄하게 펼쳐져서 세상에 이런 소설이 다 있나 싶어요. 그런데 보통은 여성들이 주로 나오면 대개 치정에 얽힌 내용일 것 같은데 그런 내용이 전혀 아니고, 감정의 묘사가 정말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는 작품이에요. 이 작품은 큰 대저택에 있는 별도의 대관원이라는 정원이 무대에요. 그곳에서 남성들의 부귀공명을 위한 세계와는 전혀 다른 여성성의 세계를 그리고 있어요. 12명의 여성이 너무 개성이 넘쳐요. 그런데 ‘가보옥’이라는 남성은 나중에 출가를 하면서 비극적으로 끝나죠. 그런 점에서 굉장히 문제작이고 우리의 상상력을 깨부수는 그런 작품이죠.


Q: 그렇다면 어떤 점에서 현대인들이 『홍루몽』을 읽어야한다고 생각하셨나요?

현대인들은 18세기나 옛날보다 지금의 우리가 굉장히 진보되고 세련됐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사실은 어떤 방면으로 치우쳐져 있는 것이에요. 예를 들어 '여자'하면 바로 '치정'이 떠오르죠. 이런 것도 다들 한 쪽으로 치우쳐져서 가치의 균형이 깨진 것이에요. 그러니까 물질문명은 압도적으로 그 시대보다 지금이 높지만, 우리의 생각이나 감정은 치우쳐있기 때문에 이 안에서 아무리 들고 파봤자 답이 안 나와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이나 감정의 스펙트럼이 얼마나 넓은지 모르는 거죠. 그러니까 고전을 읽어야 되는 거에요. 많은 고전들 중에서도 홍루몽은 현대인들에게 감성 훈련에서의 여성성, 자연과의 교감, 이런 것들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는 면에서 아주 중요한 작품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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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다른 고전들보다 홍루몽이 낭송 로드스쿨에서 다루기 좋은 점을 꼽으신다면 뭐가 있을까요?

A: 홍루몽 자체가 스토리 중심이 아니라 이미지 중심이니깐 낭송으로서 음미하면서 넘어가야 되는 장면이 있어요. 삼국지나 수호지는 사건이 궁금하니까 계속 읽어 가야하는데, 홍루몽은 사건이 계속해서 일어난다기보다 아주 섬세한 관계와 감정의 변화들이 드러나요. 음미해야 하는 소설인거죠. 그러니까 낭송으로 곱씹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죠. 그리고 남경이라는 도시 자체가 이 작품의 배경이자 저자 조설근이 살았던 집이 있는 곳이죠. 남경은 또 구도심이라는 역사성을 가지고 있고, 거기다 남쪽이라서 굉장히 물산이 풍부하고 산이나 산천이 아름답다는 점에서 여행을 하기에 좋은 측면이 있고, 근대사에서도 문제되는 지점이기도 하고, 손문의 릉이 있어서 역사탐방하기에도 좋고, 또 남경 근처에 상해나 동양 고전이나 루쉰 같은 저자들이 살았던 절강성, 소주, 항주가 있어요. 그래서 앞으로 다른 고전을 읽을 때 굉장히 친숙해 질 수도 있겠죠. 


Q: 마지막으로 학인들에게 한마디 하신다면?
A: 공부를 즐겁게 하고 싶고, 고전의 지혜를 지금 이 현장에서 느끼고 누리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그리고 고전을 역동적으로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이에요. 텍스트를 탐구하고, 또 관련 세미나를 자기가 직접 만들어 내고 그 다음으로 글을 생산하죠. 거기서 바로 글을 생산해내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몸을 쓰게 만드는 여행을 하면 사람들과 계속 관계를 맺게 되죠. 또 그 안에서 텍스트가 화학적으로 변화를 일으키게 되죠. 이런 과정을 거치고 나서 글을 쓰면 새로운 변용으로 생산을 할 수 있겠죠. 이런 코스 즉, 텍스트를 누리고 즐기면서 새로운 길과 관계를 구성하고 그렇게 산출되는 글쓰기... 이런 것을 체험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 라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 
다이나믹 고전, 다이나믹 클래식! 

덧붙이자면, 텍스트가 일상 안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는 이렇게 살고 있는데 홍루몽이 플러스 되는 게 아니라 이 텍스트를 읽고 그에 대한 리뷰를 쓰는 과정에서 텍스트와 나의 몸이 섞여야 되죠. 근데 섞여서 다른 관계가 연출이 되려면 홍루몽을 읽기 전과 다르게 새로운 사람을 알게 되고 또 친구가 되고, 함께 어디를 가게 된다면, 그러면 삶이 달라진 거겠죠. 이게 핵심이에요. 공부해서 달라진다 했을 때 굉장히 거창하게 생각하면 안 달라져요. 그러면 절대 안 달라지지. 그런 식의 달라짐이라는 건, 습관 이런 것은 다 똑같고 스펙만 좋아지는 거죠. 공동체에 와서 이런 공부를 하면서도 이 고정관념을 안 깨요. 근데 사실 달라진다는 게 뭐냐면 내가 가진 생각의 회로가 달라지고 또 내가 만나는 사람이 달라지는 거에요. 그러려면 내 몸을 써야 되는 거죠. 몸을 안 쓰는데 그런 것들을 바라면 안 되는 거죠. 어쨌든 그렇게 달라지면 난 이미 다른 장에서 살고 있으니까 홍루몽을 잊어버린다고 해도 이미 텍스트는 내 안에 들어와 있는 거잖아요. 요게 바로 낭송로드스쿨의 핵심 포인트라는 겁니다.^^!!



곰쌤과의 인터뷰를 마치고 이번에는 <낭송-로드스쿨>에서 매니저를 담당하고 계신
시연쌤과 프로그램에 대한 질문을 나눠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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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낭송로드스쿨>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떻게 매니저로 참여하시게 되었나요?

A. 작년에 서유기, 허클베리핀의 모험, 돈키호테 등 고전 여행기를 함께 읽었던 세미나 ‘로드클래식’이란 프로그램을 했었어요. 책을 읽으면서 여행을 하는 기분을 느끼는 것도 좋지만 진짜 여행을 가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세미나를 하면서 그 방법을 모색했고, 곰 샘이 올 해 ‘로드클래식’ 세미나에서는 여행을 같이 가 보자 하셨어요. 또 낭송집 28권이 나오면서 여행과 낭송, 그리고 공부가 하나로 결합하게 되었습니다. 공부를 하면서 낭송을 하고 여행을 가는 기획으로 프로그램이 만들어졌죠.


Q.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어떤 점을 배울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시나요?

A. 프로그램은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첫째 시간에는 낭송 홍루몽을 천천히 함께 읽고, 둘째 시간에는 곰샘 강의를 듣고, 세 번째는 공부한 걸 소화해서 사람들한테 알려주는 시간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단지 여행을 가기 위한 세미나가 아니라, 강의와 세미나와 낭송을 함께 할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에요.

강의는 12주 진행이 됩니다. 그 후 함께 여행 준비를 하고, 여행을 갔다 오게 되죠. 마지막에는 여행을 갔다온 경험을 토대로 에세이를 써서 발표할 겁니다. 우리가 쓴 여행기를 함께 읽으면서 프로그램을 마무리하는 것이 무척 의미있을 것 같아요.

세미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여행을 같이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드는 것이에요. 여행을 떠나면 몸을 부딪치게 되겠죠? 아마 세미나에서 제일 많이 배울 수 있는 부분도 상대방과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법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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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요즘 꽃보다 할배 등등 많은 여행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그런 여행과 <낭송-로드스쿨>에서 떠나게 될 여행은 어떻게 다를까요?

A. 공부를 하고 낭송을 하다보면 신체가 자연스럽게 바뀔 것 같아요. <낭송 홍루몽>을 읽다보면 홍루몽적 신체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홍루몽에는 500여명의 인물이 나온대요. 책을 읽으면서 그들의 삶을 체험하려고 해요. 그러다보면 질문이나 호기심이 생길 것 같아요. 이를테면, 관계란 게 뭘까, 사람이란 뭘까, 사람들은 어떻게 살까 하는 질문들 말이죠. 우리의 여행은 관광 차원의 여행과는 다를 것 같아요.


Q. <낭송로드스쿨> 프로그램을 하면서 여행 무비를 찍는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여행 무비의 기획의도와 컨셉이 무엇인가요?

A. 여행 무비를 찍으면서 여행 다녀온 흔적을 기록으로 남기려고 해요. 새로운 시도죠. 물론 여행 무비를 찍는 것 자체가 목표는 아니에요. 그저 여행 무비를 찍기 위한 과정들을 하나하나 해보려고 해요. 그 과정 속에서 우리가 배우게 될 것이고, 공부가 될 것 같아요.

우선, 세미나 멤버들이 조별로 나뉘어져서 낭송을 준비하고, 여행을 가면서 낭송하는 것을 찍으려고 해요. 그리고 나온 결과물을 유투브에 올릴 생각이에요.


Q. 마지막으로, 수강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주세요.

A. 열린 마음을 가지고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더욱이 여행을 함께 하게 되니까요. ^^ 프로그램을 할까 말까 아직 고민하고 계시는 분이 있다면, 이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문턱이 높지 않습니다. 누구나 오셔서 즐겁게 하실 수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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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쿠님의 댓글

리쿠 작성일

홍루몽도 홍루몽이지만, 난징이란 도시의 역사도 관심이 가네요. 홍루몽과 루쉰, 근현대사를 아우를 수 있는 공부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