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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세미나]후기-행복을 찾아가는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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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대경 작성일10-03-18 00:13 조회4,989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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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로 갖다 붙이는 변명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새삼 느끼는 것 중의 하나는 내가 원하지 않는데도, 누군가가 나를 이끌어 가고 있는 듯한 강한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는 것이다. 내 성격이 작은 것 하나에도 의미 부여를 많이 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 세미나도 그렇다.


학교에서 근무한 지 15년이 지났고, 독서교육을 한답시고 여기저기 모임에 나가면서 활동을 한 지도 올해로 꼭 10년이 된다. 그런데 갑자기 모든 게 정지돼 버렸다. 도저히 방향과 갈피를 못 잡겠는 것이다. 교직 경력이나 독서지도 경력이 만만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는 공부가 제대로 안 되어 있다는 자각을 작년에 무수히도 했고, 그것이 내 발목을 잡아 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 한 해 육아 휴직을 내고 쉬고 있지만, 사실 쉬고 있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자아와 싸우고 있는 중이다. 남들은 이러는 내 모습이 쓸데없는 생각만 많고, 그냥 편하게 살 수 있는데 공연히 사서 고생한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 문턱을 제대로 넘어서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절체절명의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도대체 나에게 무엇이 문제인가? 혼자서 심리학 책을 뒤적거리다가 이 세미나를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가장 회피하고 싶었던 것이 글쓰기, 말하기, 깊이 따져 묻는 글 읽기였는데, 이 세미나에서는 그걸 다 시킨다. 그래서 할까말까 좀 고민했다. 하지만 지난 세미나에서 고미숙 샘이 말씀하신 ‘백척간두진일보’라는 말과 공부는 혼자 하는 게 아니라는 <호모 쿵푸스>의 내용을 떠올리며 자신에게 다짐해 본다. 계속 앞으로 나아가 보자고. 그러면 길이 보일 것이라고.


이번 세미나에서 처음 읽은 책은 나카자와 신이치의 <대칭성 인류학>이라는 책이다. 금방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들이 계속 나온다. 게다가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벅찬 분야가 속속들이 다루어진다. 국가, 종교, 경제, 수학, 과학, 예술 등등. 도대체 이 글을 쓴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하지만 다소 어렵긴 해도 발제를 위해 계속 반복해서 읽다 보니, 점점 이해가 되는 것 같다. 신기하고 재미있다. 그래서 내친 김에 그가 이전에 쓴 네 권의 시리즈도 함께 읽고 싶어진다. 내가 발제를 맡은 부분에서 중점적으로 다루어진 주제는 ‘행복’, ‘보편경제학’, ‘증여’, ‘형이상학화’ 등등인데, 저자가 강조하는 내용들을 곱씹어 보니, 실제로 주변에서 내가 흔히 경험하는 일들과 잘 맞아 떨어진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행복과 증여의 관계에 대해서. 저자는 인간이 어떨 때 행복을 느끼는지, 그리고 그것의 특징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저자가 말하는 비대칭성 원리가 인간의 삶을 얼마나 삭막하게 만들고 있는지를 여실히 느낄 수 있다. 나는 감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학생들은 입시와 내신에 억눌려 있다. 아무런 보상 없이 누군가에게 무엇을 준다는 증여 행위는 거의 찾아볼 수 없고, 모든 것이 숫자(등급, 레벨, 수준, 석차, 시간 등)로 그들의 삶이 채워져 있다. 가끔 그런 생활에 지쳐서 다른 대상에게 이유없이 폭력을 가하거나 두꺼운 문제집을 보며 토할 것 같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그런 삶을 보고 있어야 하는 나 자신도 괴롭기 그지없고, 교사로서 무능하다는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다. 그리고 이런 아이들이 자라서 나중에 이 사회가 어떻게 지탱이 될지도 상상이 안 된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책을 읽다 보니, 이 공부가 나에게도 도움이 되겠지만, 나중에 우리 학생들에게, 학부모들에게 그리고 이 사회에 정말 중요한 메시지를 던져 줄 것이라는 희망과 기대도 생긴다.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 같은데, 그것이 무엇이며, 현 상황의 문제를 어디에서부터 그 실마리를 풀어가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공부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큰 보람이 어디 있겠는가? 시작부터 너무 힘이 들어갔나? 어쨌든 계속 나아가 보는 거다. 백척간두 진일보!

댓글목록

최수경님의 댓글

최수경 작성일

<p>작년말부터 마음 공부에 열을 올리고 정토회에서 하는 깨달음의 장에 다녀오면서&nbsp;좀 한걸음 나아간듯 했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돌아가더라구요. 어리석은 지난날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열심히 고군분투중입니다. 이 세미나에 참여하길 너무 잘한것 같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드네요.&nbsp; 요즘은 마음이 참 편하고 좋습니다.^^&nbsp;</p>

곰숙님의 댓글

곰숙 작성일

네, 그렇습니다. 공부에는 딱 한 걸음만 있스면 됩니다. 한걸음이 그 다음 걸음으로 이어지거든요. 그래서 인류의 모든 스승이 끈기, 항심을 그토록 강조했던걸테죠. 자, 이젠 뒤돌아가실 수 없습니다. 무조건 앞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