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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기잡스 시즌2] 10월16일 세미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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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혜안 작성일15-10-20 16:19 조회2,99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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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간의 긴 방학이 지나고 다시 세미나가 시작되었다. 그 사이 계절의 기운도 확 바뀌었다. 여름에서 가을의 한 가운데로 성큼 들어와 있다. 운기 따라 잡스럽게 이리저리 기웃거리며 가는 게 우리 세미나의 포인트다. 이번 시즌2에 우리는 장자와 아메리카 대륙과 접속하고 있다. 중부 미국, 북부 캐나다를 찍고, 이제 거대한 남쪽 대륙, 라틴아메리카로 넘어와 있다.

 

오늘 얘기 나눈 부분은 장자<즉양(則陽>, <외물(外物)>편과 라틴아메리카 문화의 즐거움(스토리하우스)이었다.

 

장자는 도는 말과 생각 밖에 있는 거라고 말한다. ()는 말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그러니 상대적인 시비(是非)의 지()’를 벗어나라고. 하지만 우리는 이렇게 말로 떠들며 도를 논하며 시시비비 분별하면서 살아간다.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말하고 마음 쓰고 생각하며 산다. 이런 세상에 살면서, 장자가 말하는 도, 그 자유에 다가간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 몸 적으로는 어떤 변화인 걸까. 텍스트 속 장자의 이야기들과 더불어 중구난방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그러다 한 목소리로 어우러져 낭송한 부분이 있었다.

 

눈이 잘 보이는 것을 눈이 밝다 하고, 귀가 잘 들리는 것을 귀가 밝다 하며, 코가 잘 트인 것을 냄새를 잘 맡는다 하고, 입이 맛에 능통한 것을 맛을 잘 안다 하며, 마음이 사물에 통달한 것을 지()라 하고, ()가 외물에 구애되지 않고 통달한 것을 덕이라 한다.

대저 도란 통달하여 막히기를 바라지 않는다. 막히면 목이 멤과 같아서 목이 멘 채로 있으면 숨을 쉴 수가 없고 이윽고는 발버둥을 치며 괴로워하게 되며 많은 상해가 생긴다. 만물 중에서 지력(知力)을 갖춘 자는 숨을 쉬어 목숨을 유지하고 있다. 그 숨쉬는 일이 충분치 못하다 해도 하늘의 죄는 아니다. 하늘은 밤낮으로 쉬지 않고 구멍을 뚫어 기()를 통하게 하고 있다. 그런데 사람은 이 자연에 따르지 않고 오히려 구멍을 막아 버린다.

사람의 배에는 텅 빈 곳이 있고 이것으로 숨을 쉬며 마음에도 역시 텅 빈 곳이 있어서 자연의 자적(自適)함이 있다. 방 안에 빈 데가 없으면 며느리와 시어머니는 언제나 한곳에서 다투게 되듯이, 마음에 자연의 자적함이 없으면 육근(六根, · · · · · )의 욕정(欲情)이 서로 거역하며 다투게 된다. 어떤 사람들이 세상을 버리고 산림(山林)에 숨어 살기를 바라는 것은 그의 정신이 이 욕정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 (장자, 외물, 665-666)

 

같이 읽으면서 깜짝 놀랐다. 마치 미리 연습하고 약속이나 한 것처럼 목소리들이 한데 모이며 공명하는 듯 매우! 듣기 좋았기 때문이다. 어째 이런 일이?^^

방 안에 빈 데가 없으면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다툰다는 얘기에 다들 고개를 끄덕끄덕.ㅋㅋ 이 시대에 이런 표현이 있다니 놀라면서...

도는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막히지 않는 데 있다는 것, 영희샘은 막히면 목이 메어 숨을 쉴 수 없어 괴로워 한다는 표현이 아주 구체적이고 실감난다고 했다.

 

우리의 몸과 마음엔 원래 이렇게 텅 빈 곳이 있어 자연의 자적함이 있다. 그 텅 빈 것이 스스로 만족하게 해준다는 소리다. 하늘은 밤낮으로 쉬지 않고 구멍을 뚫어 이런 우리의 텅 빈 곳을 통해 기를 통하게 한다. 그런데 사람은 오히려 구멍을 막아버린다. 그 빈 곳을 무언가로 꽉꽉 채워 막히게 하기 때문이다. 내 몸과 마음 본래의 자적함으로 돌아가기. 그러기 위해선 나이 육십에 육십 번 변화()한 거백옥의 이야기를 생각해 볼 일이다. 그리고 그것이 무엇인가 자신에게 질문하는 건 각자의 몫으로~!^^

 

 

라틴 아메리카 부분은 영희샘이 라틴아메리카 문화의 즐거움(스토리하우스) 내용을 <라틴아메리카의 자연과 인문지리>라는 제목으로 요약 정리해 오셨다. 라틴 아메리카의 지리적 조건과 자연환경, 문화, 혁명과 사회변혁, 라틴 아메리카인들의 생활습관, 문학, 라틴 아메리카 축구의 사회학 까지.

 

라틴 아메리카의 특징 하면 한마디로 다양성이다.

기후도 열대부터 온대, 냉대기후까지 걸쳐있다. 남아메리카의 척추에 해당하는 안데스 산맥은 그 광활하고 험난한 지형만큼 많은 화산과 지진대가 존재한다. 활동중인 활화산이 많다.

인종도 복잡 다양하다. 미국이 여러 인종들이 어울려 다문화 사회를 이룬 대표적인 나라라고 한다. 하지만 그들은 인종별로 계층별로 그들만의 울타리에서 모여 사는 경향이 강한 반면에, 라틴 아메리카는 진정한 인종의 용광로라고 한다. 여러 인종의 피가 뒤섞인 혼혈들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의 문화 역시 인종간의 혼혈과 다양성 속에서 각자 고유한 모습과 전통을 보여주는 혼합 문화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하나로 묶어내는 요소가 있었다. 바로 언어와 종교(카톨릭)였는데, 그 많은 나라의 인구 90%가 에스빠냐어(스페인어)를 쓴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이것은 그만큼 식민지배가 광범위하고 철저했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남미의 축구는 유명하다. 나처럼 축구를 즐겨보지 않는 사람도 금방 떠오르는 선수가 있다. 브라질의 축구황제로 불렸던 펠레와 호나우두.(너무 옛날 얘긴가?) 아무튼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들은 영웅 대접을 받는다. 월드컵 경기는 또다른 세계 전쟁 같다.

축구는 애초에 영국 귀족 학교에서 발생하는 폭력 사건의 순화책으로 탄생한 것이라 한다. 학생들의 잠재된 공격성을 발산할 기회를 주었던 것. 여기까지는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다, 지금은 여기에 너무나 많은 불순물들이 뒤섞여 버려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축구가 사회적, 정치적 이용 수단이 되고 지나친 상업화, 돈과 결부되어 있다는 건 이제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말미에 은미샘이 궁금해 했다. 중국이 토()기운의 나라라면 남아메리카는 어떤 기운의 나라라고 할 수 있을까라고. 한마디로 규정할 수는 없겠지만, 두 단어로 말하라면 다양함과 활화산 같은 다이나믹함이라고 하고 싶다. 물론 여기엔 이미지가 한 몫을 하지만. ()같은 역동성의 대륙. 다음 시간엔 이 역동성의 다른 폭발인 라틴 아메리카의 혁명과 사회변혁에 대해 영희샘이 더 정리해 오기로 했다.

 

다음 시간은 장자<열어구><천하>편을 읽어 오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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