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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누피들> 신학정치론 7장 발제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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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세븐세븐 작성일15-08-07 20:39 조회2,807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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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학정치론> 제7장 ‘성서의 해석에 대하여’는 바로 앞 장 ‘기적에 대하여’ 못지 않게 도발적인 장이다.

 

    기적이 신의 초월적 능력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무지의 표현’이라고 하는 것 만큼이나 ‘성스러운 영혼의 정신’인 성서 자체의 기반을 허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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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서가 초자연적 계시에 따른 게 아니라 ‘인간의 문학작품’에 불과하다는 것.

  

    이는 스피노자가 살았던 당시 신학계는 물론 동시대인들을 분노케 한 충격적인 주장이었다.

     

   스피노자는 성서가 진정한 축복과 구원에 이르는 신의 말씀이라고 이야기하면서도 그 가르침을 따라하지 않는 세태를 꼬집는다.

   말과 행동이 완전히 배치된다. 결국 교권자와 신학자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성서를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주요 목적은 종료를 핑계 삼아 자신들이 생각하는 대로 다른 사람들 역시 똑같이 생각하도록 강요하는 것이다.

   신학자들의 관심은 성서에서 자신들이 멋대로 날조한 생각을 억지로 끌어내는 것이다.”(127p)

 

    

  또 종교가 사랑과 박애의 정신을 실천하는 게 오히려 불화와 증오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런 부작용은 성서를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는 교권자들의 잘못에서 기인한다.

     

    스피노자는 내용을 날조하는 폐해를 막기 위한 성서 해석의 참된 방법을 제시한다.

    바로 자연을 해석하는 방법과 동일하게 하라는 것.

  

  자연으로부터 자연적 사물에 대한 정의를 추론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성서로부터 성서 저자들의 취지를 논리적으로 추론할 수 있다.

 


    “성서의 거의 모든 내용에 대한 지식은 자연에 대한 지식이 자연 자체에 의거해 탐구되어야만 하는 것과 똑같이, 오로지 성서에만 의거해서 탐구되어야만 한다.”(129p)

  

  성서 해석의 객관적인 방법으로 '역사적 접근 방식'을 주장한다.

 

  성서 텍스트 자체와 그것이 써진 언어, 그 텍스트가 구성된 사회적.정치적 환경 그리고 저자들의 생애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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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 성서를 해석하는 일반적인 규칙 3가지를 제시한다.

  

   1) 성서가 씌어진 언어의 본성과 특성을 알아야 한다는 것.

    이 때문에 헤브라이어에 대한 연구는 그 언어로 쓴 구약과 신약에 대한 이해를 위해 필수적이다.

    

   2) (성서에 언급된) 선언들은 동일한 표제들 아래 모으고, 이 중 애매하거나 모순되는 건 기록해둔다.

    

   3) 저자의 삶, 성격, 직업을 알려주고, 그가 어느 시대에, 어떤 언어로, 누구를 위해 썼는지 자세히 말해야 한다.

    또 상이한 판본이 있는 지와 하나의 책으로 통합됐는지 등도 고려해야 한다.


    이와 함께 잘못된 삽입들에 의해 영향을 받았거나 중간에 수정됐는지 등의 정보도 아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스피노자는 성서에 대한 확실한 지식 획득에 방해되는 어려운 점을 제기한다.

     

  1) 헤브라이어에 대한 완전한 지식이 필요하지만 그 언어의 사전과 문법책, 수사학 자료가 전해지지 않았다. 또 주요 단어들에 상응하는 단어들이 사라져 버렸고, 표현법에 대한 지식도 결여돼 있다.

   

   2) 헤브라이어 특유의 모호함을 야기하는 것들도 수두룩하다. 동일한 발음기관의 문자들이 서로 대체되고, 접속사와 부사가 다양한 의미로 쓰인다. 또 다른 언어에서 흔히 사용되는 시제가 없다. 여기에 더해 모음을 나타내는 문자가 없고, 구두점을 찍거나 강세를 주지도 않는다. 성서를 해석하기가 어려운 건 당연지사다.

   

   3) 저자들에 대한 지식도 거의 없고, 남아 있는 건 의심스러운 것뿐이다. 저자들의 어떤 상황에서 성서의 내용을 썼고, 그것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에 따라 역사적 연구의 도움을 받아 성서를 해석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성서의 도덕적 교리들의 취지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스피노자의 주장에 다른 견해를 취하는 사람들도 있다.


   철학을 성서 해석의 준거로 사용했던 마이모니데스가 대표적이다.


   그는 성서 의미를 성서 자체만으로 확증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과학적 진리나 철학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스피노자가 허구적 상상을 만들어낸다고 비판했던 예언자들에 대해서는 그들이 두드러진 철학자들이자 신학자였기 때문에 그들이 과학적 진리에 기초를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스피노자는 마이모니데스의 주장은 오류라고 비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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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서의 의미가 오로지 성서에 의해서만 확증될 수 있으며, 그것이 이성의 자연적 빛에 의해 알고 있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을 때조차도 성서의 의미가 오직 성서에 의해 탐구되어야만 한다.”(149p)

 

   스피노자는 바리새인들의 '전승'과 관련해서는 일관성을 결여하고 있다며, 헤브라이 최고 성직자 중 일부는 부당한 방법으로 자리를 얻은 이단자와 불경자가 있었다며 평가절하한다.

 

  대신 종교는 믿음의 영역이어서 철저하게 개인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한다.



  “성서의 해석을 위한 최고 권위자가 각 개인에 대해 부여되어 있고, 해석을 지배하는 규칙이 모두에게 공통적인 자연의 빛 외에 다른 어떤 것도 아니며, 어떠한 초자연적인 빛이나 외적인 권위도 아님이 틀림없기 때문이다."(151p)



  * 제7장은 전 주 세미나 교재로 사용했던 <스피노자와 정치>보다 내용이 수월한 반면 분량이 적지 않아 읽는 데 시간이 적지 않게 걸렸다.


  그래도 스누피들 식구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준 덕분에 발제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것에 안도감을 느낀다.

댓글목록

송씨님의 댓글

송씨 작성일

그리고 스누피들 <공지사항>!  세미나에 안 오신 분들을 위한! 처음 계획을 변경해, 다음 주는 9, 10장을 읽어옵니다. 스피디하게 읽어가봐요~~

송씨님의 댓글

송씨 작성일

읽기 좋게 그림까지 넣어주셨네요! 같이 공부했던 내용을 잘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7장 읽으면서 책 읽는 것은 이렇게 철저해야 하는구나, 생각했습니다. 동시에 철저하게 공부하는 게 보통일이 아니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전 무엇보다 스피노자가 성경의 내적 논리를 존중하면서 연구하는 태도가 아주 인상 깊었어요. 우리가 책 읽을 때 배워야하는 태도같았어요. 나의 논리를 내려 놓고 책을 존중하면서 읽어가는 자세. <에티카>와는 다른 스피노자의 '긴급하고' 장황한 화법이 점점 재밌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