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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탄동감] 11주차 후기_반운과 복식으로 신선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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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장금 작성일15-05-28 17:57 조회2,68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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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탄동감] 11주차 후기_


반운과 복식으로 신선되기


 

  오늘 동의보감에서 만난 첫 번째 내용은 <오진편>이다. 오진편은 장백단이 지은 도교에서 내단수련(內丹修煉)의 원리를 설명한 전문서라고 한다. 여기엔 64세에 도교 수련법인 금단의 도를 닦아서 신선이 된 3인이 등장한다. 이 내용을 보았을 때 우리는 내심 좋아라했다. 아 64세가 돼서 도를 닦아도 신선이 될 수 있구나라는 안도감이 들었던 것. 근데 신선은 그렇게 날로 되는 게 아니었다. 그들이 신선이 된 것은 40대에 도를 사모하여 계율을 지켰기 때문이라는 것. 40대부터 욕망에 따라 정신이 소모되고 몸을 피곤하게 했다면 64세 이전에 도를 들었다고 하더라도 신선 되기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원문의 표현이 아주 섬세하다. 욕망에 따라 정(精)을 상실하고, 생각으로 신(神)을 손상시키고 몸을 피로하게 해서 기(氣)를 소모시키면 진양(眞陽)이 손실된다는 것이다. 정기신에 문제를 일으키는 한자가 모두 다르다. 찬찬히 은미해 보시길!  

嗜慾 思慮 疲勞

그러니까 신선이 되는 것은 심신이 준비된 자라야지 탱자 탱자 놀라다 갑자기 도를 듣는다고 다른 존재가 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젊은 날부터 욕망을 싹뚝 잘라내야 한단다. 여기서 쓰인 한자는 '끊을 절(絶)' 이다. 그래야 형과 색이 무너지지 않고 정과 기가 소모되지 않게 된다는 것. 이 상태에서 스승을 만나야 수행도 가능하고 신선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갑자기 신선이 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기 시작하지만, 이것이 단순히 신선만을 말하는 것일까. 존재의 변신이란 과정없이 도약이란 있을 수 없음을 말하는 것이리라.


    두 번째는 환단론의 내용이다. 도는 마음으로 작용한다는 것. 여기서 마음이란 인심이 아니라 천심이라고 말한다. 인심과 천심의 차이를 둔 것은 천심은 사심이 없다는 점에서 구분을 둔 것 같다. 하늘의 북극성에 거하여 조화를 이루는 마음 상태가 천심인데 인심도 욕심을 거두어내고 천심같이 움직여야 한다는 의미이다. 『탁약가』에서도 신선이 되려면 인심이 천심과 같아져야 한다고 말한다. 내 안의 자연이 북두칠성의 기준으로 리듬을 타는 것.

“천상의 해가 땅 아래서 구르면, 바다 깊은 곳에서는 고운 달이 천상으로 날아오르네. 건곤과 일월은 본래 움직이지 않는데, 모두가 북두칠성이 그 기틀을 움직이기 때문이네. 만약 인심(人心)이 천심(天心)과 같아질 수 있다면, 음양을 전도시키는 것도 순간이리.(어느 한 순간에 신선이 되네)”

이글을 읽는 순간 신선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자연의 이치와 내 마음의 이치가 같음을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니 참으로 멋진 글이란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 그 내용을 담은 것이 반운과 복식(搬運服食)이다. 반운은 경락에 따라 진기를 돌려서 정과 신을 보전하는 법이다. 매일 아침 첫닭이 울 때 일어나라고 했는데 이불을 감싸라고 한다. 아마도 기가 새어 나가는 것을 염려해서일 것이다. 이불로 몸을 감싸고 호흡을 조절하면서 치아를 맞부딪치고 정신을 모은다. 한참을 있다가 신기가 안정되면 반운을 하라고 했는데 몇 년 전 동의보감 세미나에서 배웠던 것이 기억이 난다. 혀로 입안을 돌려서 침이 고이게 하는 것. 오른쪽으로 36번, 왼쪽으로 36번을 하라고 했다. 동의보감에는 '화후(火候)를 반운(搬運)시키되 수십 번 돌리면 문득 온몸이 밝아지면서 기운이 끝까지 퍼져 혈맥이 저절로 통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고 했다. 여기서 창(暢)자를 쓴  것이 재미가 있다. 날씨가 화창하다고 하듯이 온 몸에 '기운이 끝까지 퍼지는 것'을 창으로 표현하고 있다. 심신이 화창해야 혈맥이 저절로 통하게 된다는 사실!

方行火候 搬運數十遍 便覺渾身 血脈自然流通

그렇게 침이 고이면 세 번에 나누어 침을 삼키는데 그 침이 단전으로 간다는 의념을 가지고 심킨다. 그리고 두 손을 비벼서 열이 나게 한 후 등 뒤를 비벼서 열이 나게 한다. 그 외에도 향불을 피우고 경전을 읽고 천천히 뜰을 10보쯤 거니라고 한다.

    솔직히 신선, 천심, 북두칠성을 오가니 거창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동의보감은 대단한 것을 하라고 하지 않는다. 반운과 복식은 너무 실천하기 쉽지 않은가. 너무 쉬워서 더 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사실 폼 나는 걸 하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 아닌가. 이런 마음이야 말로 천심에 위배되는 마음일 것이다. 북두칠성의 운행을 마음으로 새기면서 아침에 반운과 복식으로 하루를 열어야겠다. 그리고 동의보감을 낭송한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신선이 되는 길을 가는 게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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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9 읽어오실 기초한의학은 p327  ~ 346 까지 읽어오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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