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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탄동감] 8주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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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준오 작성일15-04-21 13:41 조회2,646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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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탄탄 동의보감 세미나에서는 기초 한의학에 대한 책과 함께 동의보감을 원문으로 읽고 있다. 원문으로 만나는 동의보감은 우샘의 친절한 설명 때문인지 정말 새롭게 읽힌다. 그런데 세미나를 하면서 하나 더 얻어가는 것은 우샘의 공부법이다. 우샘은 책을 정말 꼼꼼하게 읽으신다. 선생님이 폐의 “肅降작용”에 숙강이 무슨 글자인지를 물으셨다. “숙강의 肅은 淸이니 곧 淸氣(외부에서 흡입하는 맑은 기운: 산소)를 가리키고 降은 즉 下降 하행을 의미하므로 숙강이란 청기를 하강시키는 것을 말한다.” <기초 한의학> p.140
 
원래 肅은 정숙하다는 뜻인데 다른 의미로 쓰였다. 감성 1학년 때 폐의 기능을 배우면서 숙강이 아래로 내린다는 뜻이라는 걸 일단 외워두긴 했는데 이번에 와서야 제대로 이해를 할 수 있었다. 사실 <기초 한의학>에 肅降 작용이 정확히 설명 되어 있는지도 몰랐다. 이미 읽은 부분이거늘, 책을 너무 띄엄띄엄 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부 수준은 초심밖에 안되는데 공부하는 자세는 초심자가 아니었다. 우샘과 꼼꼼하게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것의 재미도 알아가고 있다.
 
 
p.230 소문에 心之合脈也 ...... 其主腎也(심은 맥에 부합하고 ....... 그것은 신을 주관한다) 라는 구절이 있다. 主라는 글자가 원래 피동으로 쓰이지 않는데 독특한 용법이라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할지 의견을 나눠보았다.
 
 
p.246에 인용된 <소문·육절장상론>에서 “天食人以五氣, 地食人以五味(하늘은 인체에
오기를 공급하고, 땅은 오미를 공급한다.”
 
우샘이 이 문장이 아주 괜찮은 문장이라고 하셨다. 食은 사라고 읽어야 하는데 사로 읽으면 멕이다라는 뜻이다.
 
그래서 하늘은 사람에게 오기를 먹이고 땅은 사람에게 오미를 먹인다. ‘먹이다’라는 글자의 사용과 글자 수가 딱 맞아 떨어지는 것이 아주 좋은 문장이라고 하셨다. 하늘과 땅은 사람을 먹인다. 결국 오기는 코로 들어가 심폐에 저장되고 오미는 장위에 저장되어서 여기서 사람의 정신(神)이 스스로 만들어진다. 결국 하늘과 땅이 우리의 정신을 만든다.
 
 
 
동의보감 원문 읽기는 거북이처럼 꾸준히 꿋꿋이 가고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
 
매번 우샘이 말씀해주신 번역을 정리해서 메일로 보내주시는 은주샘의 작업물을 올려 본다.
 
 
論上古天眞 : 상고시대의 천진(天眞: 타고난 진실)에 대해 논한다.
 
夫上古聖人之敎下也 皆謂之虛邪賊風 避之有時 恬憺虛無 眞氣從之 精神內守 病安從來? 是以志閑而少慾 心安而不懼 形勞而不倦 氣從以順 各從其欲 皆得所願 故美其食 任其服 樂其俗 高下不相慕 其民故曰朴 是以嗜慾不能勞其目
淫邪不能惑其心 愚智賢不肖 不懼於物 故合於道 所以能年 皆度百歲 而動作不
衰者以其德全不危也 《內經》
 
상고시대때 성인이 아랫사람(백성들)을 가르칠 때 항상 그들에게 말하기를 “허사적풍(虛邪賊風)1)은 그것을 피하는데 때가 있으니 마음을 편히 가지고 욕심 부리지 않고 있으면 진기(眞氣)2)가 따라오니 정과 신이 안에서 지킬 것이니 병이 어디에서 오겠는가?이런 까닭에 뜻(志 3))이 한가하면 욕심(慾)이 적어지고 마음이 안정되면 두려움이 없게 된다. 몸을 써도(수고롭게 해도) 피곤하지 않고 기가 따르는 것이 순조로우므로 각자 바라는(欲 4))대로 따라가서 모두가 원하는 바를 얻는다. 따라서 그 먹는 음식(=자기가 먹는 음식)을 맛있게(美=달게甘) 먹고 어떤 옷이든 편안하게 입으며 자기가 사는 방식을 즐기고5) 직위가 높고 낮음을 서로 부러워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 백성은 자연히 소박해지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기욕(嗜慾)6)이 그의 눈을 피곤하게 하지 않고 음사(淫邪)7)가 마음을 유혹할 수 없으며 어리석은 사람이나 지혜로운 사람이나 현명한 사람이나 부족한 사람이나 할 것 없이(모든 사람이) 외물에 대한 두려움8)이 없어 진정한 도에 합치된다. 능히 나이(年)가 100살을 넘어도 동작이 쇠하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그의 덕을 온전히 하여서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다. [내경(內經 上古天眞論) ]
 
 
1) 허사(虛邪) : 몸이 허약한 틈을 타서 침범한 사기, 또는 병을 일으키는 사기를 통틀어 허사라고 함. 내부적 불균형
2) 적풍(賊風) : 사철의 비정상적인 기후(바람)로 사람의 건강에 해를 주는 사기를 적풍이라고 한다. 외부적 불균형
3) 진기(眞氣) : 하늘에서 받은 청기가 곡기와 결합하여 생기는 원기
4) 지(志) : 心之所之, 마음이 가는 곳, 마음이 향하는 곳, 내 몸을 작동시키는 운동성을 의미함.
5) 욕(欲)과 욕(慾) : 욕(欲)은 무언가 하려는 삶의 의욕이고 욕(慾)은 지나치고 무리가 되는 욕망
6) 동양에서의 낙토(樂土): 자급자족하는 소국과민의 사회. <노자>에 나옴
7) 기욕(嗜慾) : 좋아하고 욕심이 나는 것, 주로 색욕을 말한다.
8) 음사(淫邪) : 음탕하고 사특한 것, 즉 주색, 잡기(도박 등) 등 몸을 수양하는 데 해로우면서 사람을 유혹하게 하는 것. 본분을 벗어난 생각
9) 두려움 : 안정되지 못해서 생겨나는 불안, 의심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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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마녀님의 댓글

얼음마녀 작성일

준오샘~ 에세이 기간이라 후기 독촉 안하고 있었는데...이렇게 생생함이 살아 있는 세미나 후기를 읽게 되니 기분이 막 좋아져요. ㅎㅎㅎ 책에 나온 문장이나 표현 하나 하나  꼼꼼히 살펴보고 찾아보는 우샘. "공부는 이렇게 하는거야" 라고  행동으로 직접 가르침을 주시고 계시죠. 함께 배워나갈 수 있어 기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