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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세미나][동의보감] 내경편 血部,夢部,聲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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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영은 작성일10-07-16 12:52 조회6,56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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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 내경편 血部,夢部,聲音


"마음"세미나 발제 권영은




마음의 준비도 없이 '박궐, 구혈, 활맥' 등과 같은 익숙하지 않은 용어를 접하고 있을 때 눈에 띄는 게 하나 생겼다. 서랍 속에 든 '가미소요산'. 더할 가加 맛 미 味 노닐 소逍 멀 요遙 흩어질 산散, 이런 한자의 조합만으로는 무엇인지 알기 힘들다. 평소 약을 대하는 내 태도를 따져봤을 때, 이 약 역시 급한 마음에 약 처방을 받아와 정성들여 먹기까지는 했겠지만 증상이 개선된 후에는 그냥 약통에 넣어두었을 것이다.


뒤늦게 알고 싶어졌다. 가미산소요산 속에 든 성분 그리고 그것이 내 몸 안에서 어떤 작용했는지. 아울러 어떤 연유로 이 약을 먹었는지도 재구성된다면 과거의 퍼즐을 하나 찾는 기분이 될 터이다.



血部


가미소요산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것을 치료한다. 모란껍질(목단치),백출 각각 6g, 당귀,작약,도인,패모 각각 4g …….



언뜻 보기에도 크게 문제될 것이 없는 성분들로 구성되어 있다. 뒤늦은 안심이다. 그렇다 해도 가래에 피가 나오는 경험은 기억에 없다. 앞의 내용을 좀 더 읽어본다. 사화가 있으면 가미소요산을 쓴다. (아래) 먼저 빨간 피가 나오고 뒤에 가래가 나오는 것은 흔히 음이 허하여 화가 동하고 담이 잘 내려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화, 노기를 의미하는 사화가 음의 허라는 단어를 접하고 보니 이제 좀 알듯하다. 강건하지 못한 신체와 정신 탓에 쉽게 담이 곧잘 걸리곤 했었다.



이렇게 동의보감 혈부에서는 몸에서 피가 나는 여러 경우에 대한 원인과 치료방법을 담고 있다. 앞서 사람 몸에서 피가 만들어지는 과정, 그 운행과정이 정리되어 있는데 그 설명이 간단명료하다. 陰血生於水穀 음혈은 음식물에서 생긴다. 血爲榮 혈은 영이 된다.血爲氣配 혈은 기와 짝이 된다. 이어진 설명을 요약하면 이렇다. 중초에서 음식물의 기를 받아 붉게 변화시킨 혈이 영(음식물의 정기)이 되어 온몸이 축여진다. 그런데 이 혈은 기가 이끌어주지 않으면 멎으므로 기를 고르게 하는 것이 혈을 고르게 하는 것보다 우선이다. 결국, 15남짓 한자가 의미하는 바는 우리가 음식에서 '성분'을 섭취하는 게 아니라, '기운'을 섭취한다는 것.



血病은 열 때문에 혈이 상하는 경우(熱能傷血), 7정이 혈을 동하게 하는 경우(7七情動血), 행동과 생활을 절제 없이 하여 속이 상해 血이 솟는 경우(內傷失血)가 있다. 혈은 열을 받으면 불어나서 넘쳐나고 맑아지는데, 열이 심하거나 찬 기운이 받을 경우 문제가 생긴다. 7정중 한 감정이 지나치면 혈을 요동시켜 몸을 상하게 하는 등 지나치면 병이 되기도 한다.



혈은 각 장기에서 시작하여 온 몸으로 흘러나올 수 있는데, 동의보감에서는 이 혈血의 색을 보고 병의 예후를 안다. 風을 맞아 생긴 피는 퍼렇고, 寒症은 검으며, 더위 때문에 생긴 피는 붉다. 그런데 한의학에서 말하는 색은 서양에서 말하는 color 와는 다르다고 한다. 색으로 드러나는 색에서 神 을 본다는 것. 습증(붓는 것)에 빛이 그을음이나 지붕에서 새는 물빛과 같다는 느낌으로 서술되어 있는 이유이다.



치료법은 양이 과할 땐 음으로, 기가 치밀어 올랐을 때는 간을 편안하게 하는 방식으로 약물처방과 침․뜸 처방이 따른다. 동의보감 안에 나오는 '피를 흘리는 모든 병에 두루 쓰는 약은...'이라는 처방을 보고 있으면 '피를 흘릴 땐 역시 빨간약' 식으로 가져다 쓰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그러나 피가 어디서, 어떤 색으로, 누가, 얼마나, 어떤 원인에서 흘리는 등에 따라 처방이 수없이 달라지는데다 그 처방이 오랜 임상을 거쳐 나왔음을 상기한다면 '한권으로 읽은'식으로 동의보감을 쉽게 읽어내서는 안될 것이다.



夢部


다시 책상으로 시선을 옮겨보겠다. 꿈을 기록한 노란 노트 한권이 있다. 불면의 밤 끝에 얻은 갖가지 영상들이 이 노트에 유치찬란하게 적혀져 있다. 제법 그럴듯한 꿈을 꾼 날엔 기분이 좋았다가, 흉몽이라 불리는 꿈을 꾼 날에는 꿈 따라 기분이 뒤숭숭하다. 그런데, 동의보감에는 이 원인과 결과가 바껴있다. 정신이 꿈이 된다는 것. 꿈을 꾸는 것은 邪氣가 몸에 침범하거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魂魄(혼백․사람의 몸에 있으면서 몸을 거느리고 정신을 다스리는 비물질적인 것)이 사물과 작용하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동의보감에서 꿈은 현실에서 모자라는 부분을 채워주고 과한 것을 덜어주는 방식으로 설명한다. 예를 들어 심기가 성하면 웃기를 좋아하는 꿈이나 무서운 꿈을 꾸고 궐기(모자란 기운)가 심에 머무르면 연기나 불이 꿈에 보인다고 한다. 오행의 성질을 기분이나 색으로 표현하면 심장은 화 기운, 적색, 기쁨 등에 해당한다는 것을 참고하여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불을 꿈꿨을 때 로또 당첨을 기대할 것이 아니라 내 안의 부족한 부분을 따져보고 챙겨야 할 것이다.



어찌 잠들 것인가도 중요한 문제다. 사람은 낮에 衛氣가 陽(외부에 있는 눈, 코, 입, 귀)에서 돌기 때문에 눈을 뜨고 깨어있게 되며, 밤에는 陰(장부)에서 돌기 때문에 눈을 감고 잔다. 이 흐름이 제대로 되어야 잠을 잘 수 있는데 지나치게 마음을 쓰거나(虛煩不睡), 생각이 지나치게 많거나 (思結不睡) 또는 간이 邪氣를 받거나(魂亂不睡) 血이 안정되지 못하는 경우 흐름이 왜곡되어 불면의 밤을 보내게 된다고 한다. 황제가 눕기를 좋아하는 것에 기백은 장위가 크면 위기가 오랫동안 머물러 있다가 돌고, 피부가 습하여 분육이 풀리지 못하면 더디게 돌아가다가 음에 머무르게 된다. 오랫동안 그 기운이 머물러 있어 깨끗하지 못하면 눈이 감기기 때문에 눕기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편안한 잠을 자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준비 자세가 필요하다. 지나친 열기, 한기를 조절한 이불 , 허기는 현실에서 해결, 잘 때 옆으로 누워 무릎을 구부리는 것 등이다. 오행의 힘 빌릴 수도 있다. 근심이 많은 부인에게 근심(肥․土)을 극할 수 있는 노여움(膽․木)을 성하게 해 치료한 사례처럼 내 기분을 사티(관찰)하고 지나치게 흐르는 감정의 물고를 막는 것이다. 평소 착하게 행동해 발 편히 뻗고 자거나, 일기에 감정을 쏟아내거나 슬픈 땐 개그 프로 또는 아예 눈물로 정화를 시키는 등. 이미 우리는 방법을 알고 있다. 다만 실천하지 않을 뿐.



聲音


뜬금없지만, 내 이상형은 '180이상에 딥 보이스, 센스'다. 180이상의 키에 굵고 낮은 톤의 목소리, 학식과 유머감각 등의 센스를 갖춘 남자 말이다. 중요한 대목은 이상과 현실사이의 간극이 아니라 목소리에 몸과 정신의 건강상태가 담겨 있다고 보는 내 나름의 철학이다. 뱃속에서부터 힘을 끌어와 자신의 소신을 흔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말하는 것. 소리가 신장에서 근원하며, 폐는 목소리가 나오는 문이며, 심장이 그것을 관장한다 는 동의보감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내경]에는 목소리를 5가지 소리가 합쳐져 나오는 것이다. 곧 건강한 신체= 목소리 이다.



목소리를 들어 病을 알 수 있다 (聽聲音辨病證) 목소리가 낮고 잘 놀라 소리 지르는 사람은 뼈마디에 病이 있으며, 말을 똑똑하게 하지 못하고 얼버무리는 사람은 심장과 횡경막, 목소리가 나직하고 가늘면서 길게 나는 사람 머릿속에 병이 있다.



목이 쉬거나 말을 못하게 된 까닭은 기관이 상한 것(후두가 상했을 때)이외에도 궐기로 인한 것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힘껏 소리를 질러서 氣가 虛해지고 衛氣가 차가워진 경우나 사기가 음과 부딪혀 벙어리가 된 경우다. 이럴 경우 부족한 혈기를 보완하면 된다. 그러나 內像으로 손상, 목구멍이 헐고 목이 쉬면 치료방법은 없다고 보았다. 오장의 기운이 이미 虛脫되어 정신이 없고 쉰 목소리를 내면 죽는다. 음양이 다 끊어지고 목이 쉬어 말을 못하는 사람은 3일 만에 죽는다하여 목소리를 단순히 외모 중 하나로 봐서는 안 될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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