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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세미나> 첫번째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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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타라 작성일10-08-04 10:50 조회4,02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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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세미나 첫번째 에세이
   나무조 전 우경



                                             <양생과 숫자 3>



<늙는다는 것>


 


여든의 어머니가 아프셨다. 병명은 골다공증으로 인한 흉추 12번째 뼈의 골절이었다. 첫번째로 진료를 받은 정형외과에서는 꼼짝없이 누우셔서 금간 뼈가 자연적으로 붙도록 해야한다는 처방을 받으셨다. 한달 가까이 입원한 후 의사의 퇴원 허락하에 퇴원을 했지만, 본인은 통증이 여전하다고 호소하셨다. 척추전문병원에서 다시 진료를 받으시고 '뼈시멘트'수술을 받으셨다. 그 와중에 병원을 드나들면서 현대의학에서 설명하는 '골다공증'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얻었다.
골다공증은 말그대로 뼈의 밀도가 낮아져서 구멍이 숭숭나는 증상이다.그러니 작은 충격에도 골절이 되기 쉬워서  노년기의 일상적 삶에 불편을 유발할 수 있는 병증이다.



골다공증은 완경기 이후의 여성들에게 급격하게 늘어나는 증상이고, 폐경이 빨리 온 경우나 자궁적출을 한 여성일 경우 여성호르몬 분비가 줄어들면 빠르게 진행되는 증상이라고 한다. 통상적으로 50대 이상의 여성들에서부터 생기는데, 남성의 경우 50-70대까지는 여성보다 골다공증의 발발비율이 낮지만, 80대 이후가 되면 남녀 공히 모든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한다. 기실 병이라기 보다는  늙으면서 발생하는 신체의 한증상이라고 보는 게 합당할 것 같다. 동양의학의 관점에서 보면 골수가 부족해져서, 서양의학의 용어로 하면 골세포의 생성이 저하되어 생기는 증상이다.


 


눈에 띄게 노쇠해지는 어머니를 옆에서 보면서  동의보감에서 설명하는 증상들을 대입하게 된다.
어머니는 최근들어서 부쩍 청력이 나빠지셔서 왠만한 일상적 높이의 대화체는 말을 놓치기 일쑤이시고, 어머니에게 TV 볼륨을 맞추면 다른 사람들은 피곤해지는 크기가 되어버린다. 젊을 때부터 편두통을 잘 앓으셨고 비교적 일찍 폐경을 맞으셨고, 청력이 약해지시고.. 등등 (물론 시야가 흐려지시고 시력이 약해지셨지만, 상대적으로 청력이 더 빨리 약해지신걸로 보인다) 이 증상들로 미루어 생각해보면  어머니의 경우는 정이 줄어들어서 발발하는 노화현상이가장 먼저 진행되는 듯하다. 늙는다는 것을 여러모로 설명할 수 있겠으나, 내 생각으로는 정, 기, 신 작용의 저하와 쇠락으로 보인다(동의보감에서는 늙는 것은 혈기가 줄어드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생명의 진행과정상 어머니는 나보다는 더 많이 죽음에 근접해있다. 


 


<생명활동; 정,기,신의 원활한 운용과 조화>


 


그러나 죽음을 향해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나와 어머니는 같다. 다만 시차를 가질 뿐이다. 모든 생명의 현상은 죽음이라는 방향성을 가진다. 무성생식을 하는 단세포생물들은 1->2로 계속적인 자가 증식만을 한다. 이점에서 생물학에서도 동양학에서도 단세포생물을 생명현상이라고 하지는 않는것 같다. 1-> 2-> 3, 혹은 1+2=1=3의 발생학적 측면에서 3으로 회귀하는 과정이  다세포생명체의 생명현상이라고 보면, 죽음 또한 생명현상의 일부이다. 1로 태어나서 1+1로
결합하는 유성생식을 통해 새로운 1을 발생시키고, 3으로 회귀하는 과정. 죽음을 운명으로 하는 생명체가 가진 생물학적 방향성이다.


완경을 맞이하면서 골수가 줄어드는 것은 한 생명체가 한세대의 생물학적 임무를 끝냈다는 점에서 자연의 이치안에서는 매우 자연스럽다. 그러나 완경이후의 삶이 허준이 동의보감을  집필한 시대에 비해 훨씬 연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생물학적 측면만으로 밀쳐버릴수은 없는 사안이다.


이런 맥락이 평균수명 80-100세를 살게될 현재의 삶에서 동의보감에서 강조해 마지 않는 양생이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3은 자연에 존재하는 수에서 가장 안정적인 숫자라고 한다. 나는 동의보감에서 말하는 양생의 근거틀은  정, 기, 신 3가지 개념의 원활한 운용과 조화로 이해하고 싶다. 3자가 안정적으로 균형을 맞추면서 조화롭게 운용될 때 양생의 기반이 이루어진다.


 


첫째, 정은 몸의 근본이 되는 것으로 골수와 뇌수, 정액으로 물질화된다. '신은 수를 주관하고 5장육부의 정을 받아서 저장하는 곳'이라한다. 신은 구체적으로는 생식기관과 신장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신장은  우리 몸의 수분조절기관으로서 얼굴의 7규 중 귀와 청력과 연관된다(동의보감에서는 5장과 얼굴의 7규를 연결하여 설명한다. 이것이 생물의 발생학적 과정과 일치하는지 찾아보는게 내가 가진 과제이자  의문점이다).


둘째, 나는 기를 생명현상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운동에너지로 이해한다. 물에 열을 가하면, 수증기로 변화하면서 열에너지를 발생하듯이 사람의 신체와 정신작용을 움직이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동양의 의서에서는 기로 설명한 듯하다. 나는 기가  감정과 가장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동의보감에서는 오장육부의 허실과 인간의 감정를 연결지어 설명한다.예를 들어 폐장은 슬픔과, 비위장은 생각(혹은 망상), 심장은 기쁨  혹은 쾌락, 간장은 화(노여움), 신장은 두려움을 관장한다. 호흡을 통해 몸의 내부로 들어온 산소가 각 장기와 신체 곳곳을 순환하면서 물질에너지를 운동에너지와 열에너지로 전환시키는 과정을 기순환과정으로 이해하고 싶다. 슬픔, 망상, 노여움, 두려움, 말초적 쾌락등 감정의 걸림이 생길때 기가  막힌다. 이런 점에서 오욕 칠정의 감정을  넘어서는 보다 상위의 감정들, 예를 들어 깊은 평온감. 칠정에 휘둘리지 않는 평정심, 자비심 등을  활용하고 운용할 때 기가 온전히 순환하고 소통할 것이다. 기는 혈과 짝을 이룬다. 기가 가는 곳에 혈이 간다.  기와 혈보다 앞서는게 있다. 의식이다. 의식이 가는 곳에 기와 혈이 통하고 흐른다.



이 맥락에서 셋째, 나는 신을 일체의 의식작용과 지적 작용으로 이해하고 싶다. 예를 들어서 이해력, 분별력, 추론능력, 판단력, 기억력, 분석력.. 등등.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치매나 알츠하이머 등의 병명으로 뇌의 능력을 잃는 분들도 늘어난다. 한의학으로 보면 신 작용의 노쇠이다.



굳이 위 3개념의 공간적 위치를 부여하자면, 신은 상단전에, 기는 중단전에, 정은 하단전에 위치할 듯하다. 물론 3개의 개념들 모두  순환하고 운동성을 가진것으로 이해된다.


 


정은 하단전의 신장에 저장되어, 육부에 나뉘어지고 뼈을 보양하고, 수승화강의 운동성을 통해 뇌를 담는 바다 역할을 한다. 한편으로는  정은 이성과의 교류와 소통을 통하여 자식을 낳는 원천이 된다는 점에서 혈연과 육체지정을 통한 소통과 연결의 기제이다.


기는 온몸을 순환할 뿐아니라, 외부와 교류되고 소통되고 나누어지고 활용된다. 기는 감정과 보다 직접적인 연관을 맺으며. 개별생명체의 신체 내부 장기들 사이를 소통시키고 운용시키는 흐름이자,  외부세계와 시공간의 다른 개체와의 소통과 교류를 발생시키 고유지하는 기제이다. 흔히 기운을 쓴다고 할때는 자연의 기운을 끌어다 쓰기고 하고 타인의 기와의 소통을 통하여 활용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나는 신을 지적 작용과 의식 무의식의 모든 작용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이해한다. 현대의  뇌과학과 연관하여 그 물질적 저장소는 상단전일거라 추정한다.  기의 교류와 소통이 시공간의 한계를 가진다면, 신은 시공간을 초월한 소통과 교류를 가능하게 하는 기제라고 나는 이해한다. 


 


 <잘 살다 잘 죽기>


 


태어남을 1로 보면 (생물학적 관점에서만 보면) 1+1의 유성생식의 생물학적 임무수행과정을 일정기간 거치고 나면 숫자 3의 죽음으로 회귀하는 것. 인간은 이부분에서 종족번식의 생물학적 임무로 부터 상당한 자유를 획득한 유일한 생물학적 종이다. 생물학적 관점에서 보면 그만큼 수명의 잉여가 발생한 것이다. 이점에서 더욱 더 양생의 필요성과 의무가 생성된다. 
양생이란  정, 기, 신 3자의 원활한 운용과 조화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균형과 조화를 이루면서 정, 기, 신를 조화롭게 잘 운용하여 양생하고, 미련과 집착없이 잘 해체시키기.  숫자 3이자  새로운 태어남을 의미하는 1로 되돌아가는 과정인 잘 살다 잘 죽기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양생의 의미를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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