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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 시즌4] 자비를 말하다 - 2주 후기
 글쓴이 : fullmoon | 작성일 : 18-11-19 03:04
조회 : 349  

카렌 암스트롱 자비를 말하다’ 2주 후기

 

얼마 전 내 자신이 세상 쓸모없게 느껴졌다. 뭐 익숙한 기분이였고 익숙한 무기력이였다.

감이당이라는 곳에 오래전부터 공부를 하러 다닌 친한 이웃 언니는 나에게 망상에 빠져있다 했다.ㅎㅎ 망상’......속으로 흠짓 놀래기도 했지만 이상하게도 그 말은 나에게 위안이었다. 공부를 같이 하러 가자는 제안에 자석처럼 이끌렸다. 사실 평소에도 종종 듣던 말이였는데 이번엔 강한 끌림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하느님께 감사드린다. 읽지 않던 책을 읽으며 살아 있음과 두근거림을 느꼈고 공부와 담 쌓고 지내던 내게 적잖은 부담이지만 설명할 수 없는 즐거운 부서짐이 있었다.

자비를 말하다의 두 번째 후기를 이렇게 뒤늦게 올린 이유는.... 특별히 없다. 그저 부담스러웠고 너무 많은 내용들이 잘 정리 되지 않아 풀어내기가 버거웠다. 어찌됐든 오래된 습관적 게으름 이였을 것이다. 그래도 첫 시간의 배움이 있었기에 이렇게 뻔뻔해보리라...우리에겐 모두 단점이 있고 나의 단점을 남을 이해하는 자산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나를 보듬는 마음으로 또 한 번 알아차리며 두 번째 후기를 어렵게 시작해 본다.

 

앞 시간에 배웠다. 우리는 우리의 생존을 위해 이기적이지만 동시에 이타적이어야 한다. 모든 인간의 내면에 잠재 되어 있는 자비심을 밖으로 이끌어내 우리의 삶과 세계를 치유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위한 카렌이 안내하는 12단계 행동 지침 프로그램 중 7단계의 내용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를 살펴보자. 선각자인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아는 데에서부터 지혜가 시작 된다고 했다. 이 얼마나 위로와 용기를 주는 말인가. 어차피 모르는데 말이다. 내가 안다고 생각했던 얄궂은 것들을 버리기만 한다면... 나만 그런 것이 아니고 다 똑같이 사실은 아무것도 모르는 존재라니 반가웠다. 그저 내가 뭔가를 알고 있다는 생각을 비우기만 한다면...그것이 곧 지혜의 시작이자 타인을 받아들이기 위한 공간 확장의 비결이라니 희망적이다. 생각을 비운다는 것은 나를 비운다는 말과도 같을 것이다. 나를 비운자리가 클수록 그 자리에 많은 것이 오갈 수 있으리라. 하지만 쉽진 않을 것이다. 아집의 나를 알아차리고 벗어낸다는 것이... 자동적이고 즉각적으로 장착해버리는 선입견의 렌즈 없이 세상을 본다는 것이 쉬울 리가 없다. 하지만 카렌은 책의 앞부분에서부터 우리를 응원했다. 끊임없이 노력한다면 우리는 모두 자비로운 사람이 될 수 있다고.

8단계 마음을 열고 대화하라를 살펴보자. 소크라테스는 대화는 오직 스스로의 무지를 깨닫기 위한 수단 이였기에 온화했으며, 공자는 친절하고 차분한 대화로 자신의 통찰력을 발전시켜 나갔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떠한가, 일상에서 스스로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때로는 논쟁을 위한 논쟁을 위해... 한마디로 이기기 위한 격한 대화를 시도 할 때가 아주 많다.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는 더욱 별로 좋지 않은 습관적 대화로 임할때가 많다. 그런 대화의 끝은 늘 허무하고 스스로에게 상처가 남았던 것 같다. 본능적인 4f가 작동하였지만 또한 우리는 그 이상을 추구하도록 진화되어온 인간이기에 그 이상의 의식으로 살아야 함이 분명하다. 그것이 바로 카렌이 그토록 말하는 자비의 일깨움인가보다. 부드러운 열린 대화를 통해 보다 내가 잘 비워지고 타인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면 그래서 마침내 자비한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다면 진정 연습의 연습을 거듭해야 함이 마땅하다. 자비함은 생존을 위함이기도 하겠지만 나의 삶을 먼저 치유 해 줄 것이기 때문이다.

노력을 기울이자!! 부드러워지자!! 공간을 넓혀보자!!

우리는 논쟁에서 원하는 것이 단순한 승리인지 아니면 진리 추구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만 한다.(p.170)

 카렌의 행동 안내 9단계 누구든 낯선 곳에서는 이방인이 된다10단계 알면 받아들일 수 있다에도 카렌은 계속해서 자신의 마음속에 다른 사람들을 위한 공간을 만드는 데 힘쓰라고 얘기한다. 우리는 시선을 넓혀 다른 국가와 지구촌 공동체에 자비의 힘을 확장해 적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책에 소개된 예언자 무함마드의 예루살렘을 향한 밤의 여행과 그 승천 신화를 접할 때 나는 그 아름다움에 소름 돋고 경외심을 느꼈다. 뒤이어 소개된 수피파 철학자 무이드 앗딘 이븐 알아라비의 말은 무지했던 나의 종교적 배타성을 일깨워주었다. 한구절 한구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나의 배타성은 선한 많은 것들을 잃게 할 것이라는 경고, 배타적인 내가 믿고 있는 신은 나의 창조물일 수도 있으며, 그 신을 찬양하는 것은 자신을 찬양하는 것이라는 글귀에 한참을 눈을 떼지 못 했다. 정말 귀한 발견이다. 탈출기에 나오는 금송아지를 떠받들던 이스라엘 민족은 바로 내 안에 있었다. 역시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내가 모르고 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을까? 알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른 나라 다른 종교 내가 싫어하는 어떤 이 내가 몰라주는 어떤 이 내가 모르고 지은 많은 잘못들에 나는 민감해져야 한다. 모닝커피를 마실 때 커피콩을 땄을 거친 혹은 어린 손을 떠올릴 줄 알아야 하고 그들의 열악한 환경도 함께 떠올릴 수 있어야 한다. 누군가 어쩔 수 없이 평생 폭력과 착취 그리고 절망 속에서 살게 되는 고통에 공감해야 하며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면 해야 한다. 지구촌이라는 말은 너무난 익숙한 말이다. 초고속 인터넷 통신망은 우리를 벌써 하나의 촌락으로 묶어 놓은지 오래다. 얼마 전 우리나라의 아이돌 그룹 BTS는 미국 투어 마지막 공연을 4만 명을 수용하는 뉴욕 시티 필드에서 성황리에 마쳤다고 한다. 전석 매진 이였고 그 많은 미국 팬들은 낯선 한국어 가사를 함께 따라 부르며 공연을 즐겼다. 공연장은 흔들렸고 콘서트는 아티스트와 팬들의 일종의 대화이자 양측이 하나가 된 단합대회 같았다는 기사를 접한 적이 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그룹 BTS는 정보를 무한 증식하는 유튜브를 통해 꾸준히 홍보를 해왔다고 한다. 당장 인터넷에 접속해 유튜브를 열면 BTS의 활약이 담긴 수많은 영상들과 팬들과의 깜짝 만남, 리액션 비디오, 콘서트 티켓 서프라이즈 선물 비디오 등이 차고 넘친다고 한다. 댓글과 커버 영상,비판과 연계 시키는 영상도 함께 생성되고 유튜브에서 만난 다국적 팬들이 협력해 BTS를 풀고 즐기고 있다. 언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런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다른 국가 다른 종교 아직은 낯설지만 사실은 연결되어 있는 많은 존재들에게 자비한 마음을 품어야 함은 이제 자연스러워야하고 필연적인 일이다.

11단계 자신의 고통을 마주하라에 소개된 크리스티나 노블의 이야기는 역설적으로 타인의 고통을 마주할 때 자신의 아픔이 치유되는 신비한 경험을 알게 한다. 크리스티나는 베트남 소녀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여겼다. 우리와 그들이 다르지 않고 나와 네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았을까? 직관적이 아니여도 괜찮다. 카렌은 우리에겐 상상력이 있다고 위안을 준다. 아마도 상상력을 동원 하라는 것은 타인의 고통에 공감 훈련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고 말해주는 것 같다. 다른 사람의 고통을 품어주기 위해 관대함과 용기를 갖은 크리스티나는 엑스타시스를 경험 했을까? 그런 놀라운 경험들이 그를 사회활동가가 되게 했을까? 무엇이 먼저였을까? 자신이 할 일을 찾아 타인의 고통과 함께한 그녀는 특별하고 대단하게 느껴진다. 신이 그녀와 함께 한 것인지 그녀가 신과 함께 한 것인지 모를 일이다.

마지막 12단계에서 카렌은 급기야 원수를 사랑하라고 말한다. 우리가 적을 증오할 때 그 증오는 우리 정체성의 일부가 즉, 2의 자아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쉽게 말해 미워하며 닮아 간다는 말일까? 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가? 가정폭력을 격고 자란 아이가 가정 폭력을 행하고 시집 살이를 호되게 당했던 며느리가 다시금 자신의 며느리를 미워하며 지낸다면 참 슬픈일이다. 어렵겠지만...오랜 세월 쌓인 증오가 나에게서 빠져나가려면 뭐 좋은 거라고 왠지 억울 할 수도...그렇지만 해내야만 하지 않을까? 우리는 자비를 행할 수 있는 존재이고 선택을 할 수도 있으므로...카렌은 끝까지 이야기 한다. 다른 사람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라. 그리고 지속적으로 노력해라. 노력하다 금새 좋아지지 않터라도 낙담하지 마라 어차피 죽을 때까지 노력해야 한다.

 

나는 사실 카렌이 너무 큰 의미의 것들만을 얘기하는 것 같아 처음엔 마음이 조금 불편했다.

하지만 시작은 나이고 나의 가정이고 나의 이웃이며 내가 지금 증오하는 누군가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 책을 통해 4F를 이해하고 위안을 받았으며 나도 자비한 사람으로 살아갈 수도 있다는 용기와 희망을 얻었고, 나의 단점은 이해의 폭을 넓히는 좋은 자산임을 알게 됐고,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중요한 깨우침과 언어의 한계성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 내 생각이 나와 동일시 될 수 없고 타인 역시 그렇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일깨웠고 아무것도 아닌 나의 상태에서 가장 자비한 나를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생각하게 됐다. 척을 하기 위해 수선을 떨 필요보다는 침묵이 필요함을 알았고, 마음 챙김에 대해서도 한참을 생각해 봤었다. 내가 믿고 있는 신은 사실은 내가 만든 우상일 수도 있다는 반성이 있었고, 무함마드의 승천 신화를 접할 때 아름다움을 느꼈고, 책 읽는 고통과 즐거움이 함께 있었다. 책 한권으로 너무 많은 것을 얻었다. 조금은 예전보다 여유 있고 따뜻한 나로 살아갈 수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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