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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한그몸세미나] 동의보감 신형편 7~8 조목 : 나를 돌아보게 하는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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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얼음마녀 작성일13-07-31 15:25 조회5,084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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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동의보감을 찬찬히 읽어보자고 세미나를 시작했다. 지난주에 목차를 훑어보고 이번주부터는 5명이 각각 2개의 조목을 발제해오기로 했다. 내가 맡은 건 7~8조목. 발제를 하려고 책을 폈는데 여강출판사본에는 조목 번호가 없었다. 동의보감출판사본에서 신형 7~8조목을 찾아 내용 요약을 하고 각 부분에서 떠오르는 생각을 간단히 적어 발제문을 썼다
  어제 세미나에서 난 두 번 허걱!했다. 첫 번째로 나를 당황하게 한 것은 발제문의 완성도였다. 지난주에 이 발제를 어떻게 해올지 이야기하다가 일단 A4 한 장 정도 분량으로 각자 알아서 써오기로 했다. 다른 발제자들은 자기가 맡은 조목을 나름대로 잘 소화시켜서 한 편의 글을 써왔다. 그들이 각자 자기 그림을 그려 완성해 왔다면 나는 겨우 간단한 스케치 정도밖에 못해간 셈이다. 자기가 맡은 조목에 나온 내용을 모두 다룰 필요가 없다는 걸 생각하지 못했고, 내가 발견한 부분을 가지고 글을 써봐야겠다는 생각을 못했다. 내경편 정, , 신까지는 이런 방식으로 발제를 해오기로 했으니 다음 번엔 나도 내 나름대로 글을 써가야지 결심했다.
  두 번째 문제는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까지 황당하게 만들었는데 내가 발제해 간 것이 7~8조목이 아니라 8~9조목이라는 것이다. 세미나 회원들 대부분이 갖고 있는 법인문화사본은 동의보감출판사 본과 조목 번호가 달랐다. 그걸 모르고 그냥 조목 번호만 알고 가서 발제를 해왔으니 내가 해야 할 7조목은 안하고 영희샘이 해오신 9조목을 발제한 것이다.
  이렇게 엉망인 발제문을 낯뜨거워하며 겨우 읽었는데 각자 발제문을 세미나 게시판에 올리란다. 아이고야~. 그대로 올릴 수 없으니 어떡하겠는가. 다시 쓰는 수밖에 
 
1. 수명이 정해지는 첫번째 이치
  7조목은 오래 살고 일찍 죽는 차이[壽夭之異] 이고, 8조목은  형과 기는 오래 살고 일찍 죽는 것을 정한다[形氣定壽夭] . 이 두 조목 모두 수명에 관한 이야기다. 수명이 정해지는 첫 번째 요소는 천명(天命)으로, 천명은 천지와 부모로부터 받은 원기다. 사람마다 타고난 원기가 다르고 이것은 형체와 골격으로 드러난다. 형체가 충실하고 살결이 부드러운 사람은 오래 산다. 형체는 충실해도 광대뼈가 나오지 않은 사람은 뼈가 작으며 뼈가 작으면 일찍 죽는다 이렇게 수명의 기본적인 토대는 태어날 때, 아니 임신될 때 이미 결정되는 셈이다. 그래서 사람이 원기를 받고 태어날 때 부모가 다 튼튼하면 반드시 최고로 오래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아이를 갖기 전에 부모가 각자 자기 몸의 기운을 길러 건강한 상태에서 임신을 하는 것이 태교의 시작인 셈이다. 요즘은 태교라고 하면 뱃속 아이를 건강하게 기르는 것을 떠올린다. 심지어 임산부 배에 깔대기를 대고 태아에게 영어 노래를 들려주는 조기교육을 태교라 부르기도 한다. 물론 옛날 조상들도 아기를 가진 임부에게 바르고, 옳은 것만 보고 생각하도록 했으며 삐뚤게 잘린 깍두기도 먹지 못하게 할 정도로 신경을 썼다. 하지만 태교의 핵심은 건강한 아이를 잉태하는데서 출발해서 임신 중에는 마음을 바르게 하여 심신을 편안하게 하는데 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임신을 준비할 때부터 보고, 듣고, 앉고, 일어서고, 잠자고, 먹는 것을 삼가는 것을 권한 것이다.
 
2. 수명이 정해지는 두번째 이치
  수명을 결정하는 두 번째 요소는 형체와 기의 조화다. 그래서 형체와 기가 서로 맞으면 오래 살게 되고 서로 맞지 않으면 일찍 죽게 된다. 혈기(血氣)와 경락(經絡)이 형체보다 더 세면 오래 살고 형체보다 더 세지 못하면 일찍 죽게 된다. 형체가 충실하고 맥이 견대(堅大)한 경우는 좋지만 맥이 소()하면서 약한 사람은 기가 쇠약한 것이니 위태롭다 했다.
 형체와 골격은 타고나는 것이지만 적절한 섭생을 통해 기()를 기르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 일상을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기()를 길러낼 수도 있고 있는 것도 소진시켜 버릴 수 있다.
 양생(養生)은 말 그대로 생()을 기른다()는 것이고 기()를 기른다는 것이다. 계절별로 자연의 이치에 맞게 몸을 단련하는 하고 음식도 절제하고 일상생활을 규칙적으로 해나가며 과로하지 않아야 몸과 정신을 지키며 장수할 수 있다는 것이 동의보감의 양생론이다.
  수명을 결정하는 형과 기의 조화는 형식과 내용의 조화라고 볼 수 있다. 거기서 중요한 것, 내가 개입해서 바꿀 수 있는 것은 내용이다. 그러므로 어떻게 자신의 내용을 만들고 채워나갈 것인가?’를 항상 생각해야 한다. 거기에 삶의 길()이 있다.
 
3. 기()를 기를 때 주의해야 할 것들
  스스로 기운을 만들어 나갈 때 주의해야 할 첫 번째 지점은 무엇이든 지나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곡기(穀氣)가 원기(元氣)를 이기면 살이 찌고 오래 살지 못한다. 그러나 원기가 곡기를 이기면 몸이 마르며 오래 산다한다.
 자기 스스로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 먹고, 먹은 만큼 활동하면서 살아가야 원기가 곡기를 이기는 상태가 된다. 이렇게 할 수 있으려면 먼저 자신의 깜량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니 잘 살기 위한 첫 번째 스텝은 자기 이해다. 자신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스스로를 조절할 수 있고 형()에 맞는 기()를 길러낼 수 있으니 말이다.
  그 다음으로 주의할 것은 너무 급하게 덤비지 말라는 것이다. 성질이 급하면 맥도 역시 급하고 성질이 느리면 맥도 역시 느리다. 맥이 급하고 삭한 사람은 기혈이 허해지기 쉽고 신기도 멎기 쉽기 때문에 흔히 오래 살지 못하는데 맥이 지하고 완한 사람은 기혈이 고르고[和平] 신기도 잘 상하지 않아 오래 산다고 하면서 바다의 밀썰물은 천지의 호흡인데 하루 두 번 오르내리지만 사람은 하루에 135백번 숨을 쉰다. 때문에 천지의 수명은 오래고 끝이 없지만 사람의 수명은 아무리 길어도 100살을 넘기지 못한다 했다.
  사람들마다 보통 사람들이 갖고 태어나서 길러내는 에너지의 크기가 비슷하다고 보면, 그 에너지를 어떻게 쓰느냐가 수명을 늘리기도 줄이기도 한다. 결국은 분배와 조절의 문제다. 조급하면 적절하게 분배할 수 없다.
  나는 성질이 급한 편이라 이 부분이 특히 마음에 와 닿았다. 급하다는 게 좋을 때도 있지만 걸림돌이 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생긴다. 내가 책을 공동구매 하지 않은 것도 동의보감 공부를 시작하기 한참 전에 미리 책을 샀기 때문이다. 발제문을 발췌문으로 휘리릭 마무리 해 버린 것도, 에세이를 쓸 때마다 생각을 더 깊게 파고들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는 것도 비슷한 맥락인 거다.
 
나오며
  중한그몸 세미나를 하면서, 감이당 공부를 하면서 이런 나의 모습을 하나하나 발견하고 내가 할 수 있는만큼 한 발 한 발 내딛어 가려고 한다.
 반드시 사람으로서 할 도리를 지키고 자연법칙에 적응하여 생활한다면 나쁜 것도 좋은 것으로 만들 수 있고 죽을 것도 살릴 수 있다...의술에 정통하여 능수가 됨으로써 능히 일찍 죽을 사람을 오래 살게 하며 오래 사는 사람은 더 오래 살게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의술은 끝이 없는 것이다
 지금 하고 있는 공부가 나를 살리는 의술이 될 것을 믿는다. 이 공부의 길에서 만난 동의보감은 그 이름처럼 나를 돌아보게 해주는 '보물같은 거울'이다.  
댓글목록

poong님의 댓글

poong 작성일

언제나 진지하셩 ^^;

얼음마녀님의 댓글

얼음마녀 댓글의 댓글 작성일

하하 제가 쫌 그렇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