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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주역 세미나]시즌2-7 후기. 지산겸 THE KHIEN HEX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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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뇽 작성일21-07-15 13:11 조회79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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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09

 

영어주역 시즌2, 일곱번째 시간입니다!

 

64괘 각자 나름의 매력을 갖고 있지만, 이번에 만난 괘는 아주 인상적입니다. 

많은 생각 거리를 던져주기에, 저도 참 좋아하는 괘인데요. 

바로 열 다섯번째, 지산겸입니다. 

 

겸괘는 땅 아래에 거대한 산이 묻혀있는 것이죠. 

특히 단전의 내용이 참 아름답고 심오합니다. 

天道虧盈而益謙천도는 가득한 것을 흩어서 겸손한 것을 보태주고, 

地道變盈而流謙지도는 가득한 것을 변하여 겸손함으로 흐르게 하고,

鬼神害盈而福謙귀신은 가득한 것을 해치고 겸손함에 복을 주고, 

人道惡盈而好謙인도는 가득한 것을 싫어하고 겸손함을 좋아한다. 

여기서 가득하다는 것은 오만함이겠죠?

온 우주천지, 귀신이고 인간이고 땅이고 하늘이고 할 것 없이 겸손함을 사랑한다는 말입니다. 

당연히 이번에는 겸손과 관련된 영단어들이 마구 쏟아져 나옵니다. 

지산겸괘는 영어로 어떻게 말할 수 있는지 한번 볼까요?

 

열 다섯 번째 괘, 지산겸(THE KHIEN HEXAGRAM)

 

괘사를 읽어내려가는데 상헌샘께서 중얼거리시더라고요. 

제가 귀가 안 좋은 편이라서, "네? 네?"만 반복하고 있으니, 

윤지샘께서 "왜 겸괘(KHIEN) 발음이 건괘(KHIEN)와 똑같아요?"라고 물어봐주셨어요. 

아항~

 

그건 중국어 발음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죠. 

중국어를 공부하다보면 분명 다른 한자인데 같게 발음되는 것들이 정말 많아요. 

성조로 구분하거나, 성조도 똑같을 때는 문맥으로 캐치해야 돼요. 

예를 들어, 겸괘와 건괘 모두 [qian]인데, 건괘는 2성, 겸괘는 1성입니다. 

그리고 저희가 공부하는 영어주역은 18세기 홍콩 발음이기 때문에

20세기에 들어와서 표준화된 만다린 발음 체계를 적용하고 있지 않아요. 

발음이 엄청 특이하게 쓰여져 있죠~ 좀 어렵지만 그래도 현대 중국어랑 비교해가면서 공부해갈 수 밖에요. 

 

아참, 코로나로 인해 모두 마스크를 쓰고 말을 하는데다가 공간이 넓어서

저처럼 청력이 유달리 안좋은 사람은 듣는 게 정말 힘듭니다.ㅠㅠ

오늘 뒷편에 앉아계신 분들은 말씀을 좀 크게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까지 드렸어요. 

잘 들리지가 않으니 질문을 하신건지, 어떤 의견을 내신건지,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전부 감이 잡히질 않아 수업 진행에 있어서 답답한 순간의 연속일 때가 있어요. 

그때 "조금 큰 소리로 말해주세요!"라고 말씀드려요. 

저도 마스크를 끼고 진행하니까 평소보다 더 크게 말하려고 엄청 노력하는데, 

ㅎㅎ.. 아무래도 시즌2에서 공간도 커지고 사람들도 많아진데다가 

앉은 간격도 넓어서 벌어지는 현상 같습니다. 

 

각설하고, 초육효부터 들어갑니다~

 

1. 초육효: adds humility to humility

초육효에서는 특이한 표현이 나오죠. 겸겸군자!

겸이 하나도 아니고 둘로 중첩되어서 겸손을 두 배로 강조합니다. 

영어에서는 어떻게 번역하나 싶었는데 add를 썼네요. 

humility에 humility를 더한 것, 겸겸군자입니다. 

humility, humble, abase oneself... 전부 겸손을 의미하는 단어들입니다. 

Humility is the way to permanent success!

무슨 명언집에 수록될 것만 같은 문장들이 막 튀어나오네요. 

 

2. 육이효: humility that has made itself recognised

육이효의 겸손은 명겸, 스스로가 알아서 빛나는 겸손입니다. 

요 파트에서는 제가 정신이 없어서... 상육효의 명겸과 착각해서 해석을 했어요. 

다른 분들께서 바로 지적을 해주셨습니다. 

육이효의 명겸은 겸손함인데 굳이 (드러내려) 의도하지 않아도 울려퍼지는 겸손함이에요. 

상육효의 명겸은 이와 반대로 좀 부정적인 뉘앙스가 강합니다. 

주석에서 재밌는 표현이 나왔는데, 'crowed'라고 해요. 

crow는 까마귀인데, 이걸 동사로 쓰면 울다, 떠들어대다라는 뜻입니다. 

까마귀가 울어제끼는 모습, 귓가에 까마귀 소리가 울려퍼지는 듯 허네요~

명겸, a humility that has crowed~

 

3. 구삼효: acknowledged merit

구삼효는 제가 가장 궁금했던 효사였어요. 

노겸勞謙은 유일한 양효인 구삼이 제일 고달프게 일하면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겸손인 걸로 알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acknowledged라니, 이것은 좀 맥락이 다르지 않나 싶었어요. 

acknowledged merit라고 하면 인정된 가치, 공인된 훌륭함 이런 뜻이잖아요?

그래서 샘들께 질문을 던졌더니 <낭송 주역>을 보시고 

노겸에는 공을 받는다는 뜻도 있다고 하셨어요~

즉, 고통스러움을 의연히 감당하는 뜻도 있지만 

그 와중에 구삼효의 겸손함이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공을 세운다는 뜻도 있다는 걸 새롭게 알게 되었네요. 

 

4. 육삼효: stirring up his humility

휘겸, 이것은 손가락을 치켜세우는 겸손인데, 이 휘撝자에는 돕다, 겸손하다, 손짓하다라는 뜻이 있어요. 

뭔가 손을 사용해서 도움을 주는 것 같은데, 

여기에 영어 stir up 이라는 동사가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이것 또한 휘젓다, 섞다, 촉진시키다to set in motion라는 뜻이 있거든요. 

그리고 사효부터 상효를 이루는 상괘에서는 이로움을 뜻하는 advantage가 

계속해서 반복됩니다. 

지산겸괘도 크게 흉한 효 없이 대체적으로 길하고 이롭고 무불리합니다. 

 

5. 육오효: without being rich/ to employ his neighbours

불부이기린을 이렇게 묘사했네요. employ라고 하면 채용하다라는 뜻으로 와닿아서

이걸 어떤 식으로 불부이기린의 연장선상에서 해석할 수 있나 질문이 들었어요. 

사람을 쓰다, 정도가 좋을 것 같습니다. 

부유함 없이도 그의 이웃들을 쓸 수 있는 육오효라는 것이죠. 불부이기린!

 

6. 상육효: put his hosts in motion

리용행사, will put his hosts in motion with advantage. 

그의 군사를 일으키는 것이 이롭다는 말입니다. 

겸괘에서는 독특한 것이 육오효와 상육효, 맨 끝의 두 효에 가서 

갑자기 군사와 관련된 단어들이 나와요. 

겸손과 군사라? 이런 경우에는 물리적인 힘과 파워를 발휘하라는 뜻보다는

자신의 마음 속을 엄중히 살피고 사심을 없애라는 뜻으로 많이 해석합니다. 

혜숙샘께서는 주석에 이런 차원의 해설까지는 전혀 다루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고 하셨네요. 

 

맞아요, 주석이 요즘 꽤 짧아지고 자리 위주로만 해석하고 끝나서

'뭔가 다른 얘기 어디 없으려나?'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아요. 

 

그래서! 오늘 상헌샘께서 제안해주신 것이, 

시즌3에서는 괘효사를 읽는 것에 더해 상/단전까지 함께 공부하자!라고 해주셨어요.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어느 정도 괘효사 읽는 것이 적응되었으니, 

뒷부분에 나와있는 상/단전도 같이 읽어보면 분량도 딱 맞고 

좋은 공부가 될 듯 합니다.  

다음 시즌은 그렇게 진행하려고요. 재밌겠쥬?

 

심우당 선생님께서 세미나 끝나고 저한테 

"저번 주에 이어 오늘도 힘이 없어보인다"라고 말해주셔서 깜짝 놀랐어요. 

저번과 이번 금요일 모두 아침, 점심을 죄다 거르고 세미나에 온 날이었거든요. 

나름 티 안내고 괄괄하게 했다고 생각했는데, 아주 예리하십니다~!

어휴, 글자가 안 읽히고 말이 안 나오고... 이효와 오효에서 엄청 버벅거렸습니다. 

그래도 영어주역 샘들이 잘 교정해주시고 지적해주셔서 다행이었어요. 

 

공부는 밥심으로 하는 것이군, 새삼 깨달았답니다. 

날이 더워지니 입맛도 뚝 떨어지고 정말 움직이기가 싫네요. 

다음에는 잘 챙겨먹고 세미나에 참여할게요.ㅎㅎ

 

7주 동안 계속 영어주역에 참여하시며 함께 해주신 샘들, 감사합니다~

코로나 방역 문제로 다음 수업은 줌으로 진행됩니다. 

마지막을 줌으로 진행하게 된다는 것이 무척 아쉽지만, 

어쩔 수가 없네요!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마지막 시간 때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상으로 7차시 후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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