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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주역 세미나]시즌2-8 후기. 뇌지예 THE YU HEX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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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뇽 작성일21-07-21 20:10 조회571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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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16

 

영어주역 시즌2 마지막 시간 후기입니다. 

그동안 1차시부터 7차시까지 방역수칙을 지키며 오프 모임을 해왔으나!

4단계 거리두기가 시행됨에 따라 마지막 시간은 줌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이 온라인이라니, 너무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죠~

화상 회의가 워낙 대중화되어서 방역 수칙에 따라 온/오프 모드를 자유로이 오가며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별 큰 문제없이 회의방에 접속해서 마지막 시간을 함께했답니다. 

 

앗, 그러고보니 문제(?)라고 하긴 좀 그렇지만 사건이 하나 있긴 했네요. 

영어주역은 오디오를 같이 들어야하기 때문에 미리 접속해서 

파일을 틀어놨어요. 그 다음 줌 너머로 창희샘께 여쭤봤죠. 

"창희샘! 지금 오디오 들리세요?"

"엉. 잘 들려요~"

 

그래서 안심하고 수업을 시작했더랬죠. 

그런데 샘들이 오디오 소리가 안 들린다고 하시는 거예요!

당황해서 "창희샘, 아까 오디오 들린다고 하지 않으셨어요?"라고 여쭤보니

"아~ 나는 네 목소리가 잘 들린다는 뜻이었지~"

하하하... 아이고 창희샘ㅠㅠㅠㅠ(좌절)

그 '오디오'는 제 목소리가 아니란 말입니다ㅠㅠ

"<영어 녹음 파일> 들리세요?" 라고 말씀드려야 했는데... 

지칭을 명확히 하지 않아 벌어진 서로의 오해였습니다~

 

그러니까 서로 동문서답을 하고 있었던 거죠~ㅎㅎ(덤앤더머?)

나름 준비한답시고 미리 테스트한 거였는데! 

결국 오디오를 트네 마네 하면서 한동안 시간이 지체되었습니다만, 

어찌저찌 진행은 무사히 되었어요! 

 

오늘 공부한 괘는 바로 기쁨의 괘입니다. '뇌지예'!

 

열 여섯 번째 괘, 뇌지예(THE YU HEXAGRAM)

 

1. 초육효: proclaming his pleasure and satisfaction

명예鳴豫를 설명한 것입니다. 앞선 지산겸 괘에서는 명겸鳴謙이 나왔었죠. 

proclaiming, 멀리 자랑하고 마구 드러내는 기쁨입니다. 

자신의 만족감과 기쁨을 여과없이 표출하고 있네요. 흉합니다! There will be evil!

 

기쁨의 괘에서는 기쁨, 행복, 만족, 조화, 환호, 지지를 뜻하는 단어들이 쏟아져나옵니다.

(pleasure, satisfaction, harmony, happy contentment, rejoice in, hail, support)

그런데! 이 기쁨이 정도를 지나치면 안되겠죠? 

그에 대해 경계하는 효사들도 보입니다.

 

우리가 누리는 기쁨들이 선을 넘지 않도록 경계하는 것. 참 중요한 덕목입니다. 

그런 면에서 초효는 기쁨을 contain하지 못하고 boast하고 있어요. 

한껏 업되어 들떠있는 모양새죠. 그래서 흉합니다. 

 

2. 육이효: one who is firm as a rock

뇌지예 괘에서 가장 흥미로운 효사가 아닐까요? 

육이효의 개우석, 부종일, 정길!

 

굳은 절개가 돌과 같아서, 하루가 지나길 기다리지 않으니, 바르고 길합니다. 

firm as a rock이라는 표현에서 절개가 묻어납니다. 

흔들리지 않는 태도는 부러 시간이 가길 기다리지 않고 즉각 실행합니다. 

'부종일'을 without waiting till it has come to pass라고 표현했습니다. 

분명 '하루'와 관련된 단어가 나올 줄 알았는데, 

그 대신에 아예 pass, 즉 지나갈 때까지 기다리지 않는다라고 합니다. 

 

오늘 하루가 다 가기 전에 여러분이 꼭 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영어주역의 마지막 후기를 쓰는 거요~ㅎㅎㅎ

오늘만큼은 pass가 되기 전에 쓰고 말리라!

 

주석에서도 재미난 단어가 나옵니다. a far-seeing discrimination.

멀리 보는, 즉 선견지명이 있는 안목이라는 뜻입니다. 

앞일을 내다보는 통찰력의 소유자는 조용히, 그렇지만 흔들림없이 

자신의 자리에서 해야 할 바를 해냅니다. 

 

멀리 내다본다는 말, 참 좋아요. 

좁게 연연하지 않고 머얼~리far 볼 수 있는 시야를 확보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군자와 소인의 차이는 이런 시야의 범위에서 비롯되지 않을까요?

 

3. 육삼효: while he indulges the feeling of pleasure

indulge가 나왔습니다. 

이것은 자신에게 어떤 행위를 마음껏 하도록 허락한다는 뜻인데, 

특히 아주 즐겁고 재밌는 행위를 누린다는 것입니다. 

 

주석에서는 말합니다. 

그가 빠르게 자신의 이런 태도를 바꾸지 않는다면 unless he speedily change

효사에서 표현한대로 후회가 있을 것이라고요. 

한 가지 더 흥미로운 표현이, 

바로 위의 유일한 양효인 구사효에 의존하면서

thinking of doing nothing 아무 할 일도 궁리하지 않는다고 덧붙인 부분이에요. 

 

자신의 사유는 잊어버리고 마냥 기쁨을 누리고 있는 육삼효!

그래서 이런 상태를 얼른 알아차리고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경고합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기쁨을 누릴 때 자신만의 명징한 사유나 방향성이 없다면

그것이 indulge한 상태라는 뜻이겠죠? 

지성을 품고 가는 기쁨이 무엇인지 생각해봅니다. 

 

4. 구사효: thus friends will gather around him

구사효는 뇌지예 괘에서 유일한 양효로, 기쁨의 주체가 됩니다. 

whom the happy condintion is owing. 

 

그렇기에 붕합잠, 친구들이 그의 주변에 모여들 것입니다. 

이 합盍은 모으다, 잠簪은 비녀라는 뜻이 있죠. 

비녀를 한데 꽂아 머리를 한움큼 쥐어 묶듯, 

뜻이 맞는 사람들(adherents)이 모여듭니다. 

 

주역에서 이렇게 일상적 사물에 빗대어 효사를 표현하는 것이 은근한 매력인데요. 

단순히 '친구들이 모인다!'라고 하는 것보다 훨씬 그 정취와 맛이 살거든요. 

비녀를 사용해 머리카락을 정리하는 모습과 

친구들이 함께하는 것을 매칭시킬 수 있다니, 

그 상상력과 연결 능력도 참 대단하고요.  

영어에서는 그런 비유적인 표현이 잘 안 드러납니다. 

역시 다른 언어권의 고전은 꼭 원문을 접해보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떠듬거리더라도 읽고 말할 수 있는 원문의 범위를 더욱 넓혀보는 것, 

외국어를 배우는데 있어서 정말 큰 동기 중에 하나입니다. 

 

5. 육오효: but who lives on without dying

뇌지예의 오효는 바로 아랫자리인 구사효에게 주인공의 자리를 내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은 지나친 향락에 젖어있어요. 때문에 시름시름 앓긴 하지만, 

그 자리가 중center한 자리이기 때문에 죽지는 않습니다. 

 

생각해보세요! 군주로서의 카리스마는커녕 

침상 위에 드러누워 끙끙 앓는 육오효라니~

앓지만 죽지는 않는다는 말이 참 특이하죠?

 

율리샘이 이 부분을 해석하시면서 '뭔가 영적인 말을 하고 있는건가?

영혼은 죽지 않는다는 말인가?'라고 말씀하셔서 다들 웃으셨네요. 

그게 아니고, 그냥 말 그대로 만성적인 병chronic complaint를 앓고 있지만

죽음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에요. 

 

예전에 이 육오효를 가지고 내 인생의 주역을 썼었는데, 

여기서 다시 영어로 만나니 그 감회가 새롭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MVQ에 들어가셔서 한 번 보셔요. 

저는 제가 갖고 있는 만성 질환인 피부병을 가지고 글을 썼거든요.ㅎㅎ

 

6. 상육효: if he change his course even when it may be considered as completed

이 부분 해석을 제가 좀 버벅거렸어요. 곰샘과 상헌샘이 교정해주셨네요. 

even when~ 부분이 좀 안 와닿아서 그런 것도 있긴 했어요. 

그렇지만 샘들 설명을 듣고 나니 이해가 가더라고요. 

상육효가 괘의 완성격인 위치에 있단 말이죠. 

"그가 완성된 자리에 있다치더라도, 만약 그가 자신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면"

이런 뜻이 됩니다. 

 

역으로 보면, 괘의 꼭대기에 있는 상효에게 있어서 

자신의 행로를 바꾼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 수가 있는 대목이죠. 

언제나 change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역의 흐름을 알아차리면서 사는 삶!

주역을 통해서 그 방법을 조금이라도 배워나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것으로 마지막 수업이 줌으로 끝났습니다. 

같이 외국어로 공부하고 토론하는데 있어서는 역시 오프가 좋은 것 같아요. 

부디 다음 시즌에서는 오프로 끝까지 진행될 수 있기를! 조심스레 빌어봅니다.  

 

영어주역 시즌3은 9월 첫째주에 다시 개강합니다. 

무려 5주간의 휴식 기간을 가진 후에요. 

아마 8월 중순에 모집을 시작할 것 같습니다. 

다음 시즌에서는 대상전과 소상전, 단전도 같이 읽을 거예요~

훨씬 재밌겠죠?ㅎㅎ

십익의 하나하나를 영어로 접하면 또 어떤 느낌일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시즌2에 참여해주셨던 15명의 샘들, 정말 감사합니다. 고생 많으셨어요!

 

모두들 더운 여름 건강히 보내시고, 9월의 시즌3에서 만나용!

 

이상으로 영어주역 시즌2 후기를 모두 마칩니다. :)

 

댓글목록

복희씨님의 댓글

복희씨 작성일

처음 호기심과 설렘으로 시작해서
막막함과 낯선 길을 울퉁불퉁 걸어서
이제 영어주역의 문법에도, 매주 보는 시험에도
쪼끔은 익숙해지고 있는 중입니다.
음...특히 영어 문장을 외워서 쓰고 있는 제가 대견합니다.ㅎㅎㅎ
....

이런저런 재미를 느끼며 오다보니
어느새 시즌 2가 끝났습니다.

우리의 든든한 매니저 찬영샘과
여러 쌤들의 운김에 싸여서 더 즐겁고 신나게 공부했습니다.
모두모두 감사드립니다.

삼복 더위 건강하게 보내시고
5주 뒤에 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