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303

영어주역 시즌5 목요반의 세 번째 시간 후기입니다. 

늘 그렇듯 필사와 시험이 치러졌습니다. 

 

오늘은 노트북이 유독 말을 안들어서^^;; 정말 쩔쩔맸던 날이기도 했어요. 

줌으로 진행할 때는 이렇게 생각지못한 변수가 개입한답니다. 

평소보다 많이 지체되었지만 무사히 끝낼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어요. 

오늘 공부한 괘는 은둔의 괘, 천산둔입니다. 

음의 시대가 점점 다가옴에 따라 군자는 조용히 은거합니다. 

참 신기해요, 군자라면 뭐든지 앞으로 나서야 할 것 같은데

그게 아니라는 거예요. 군자에게도 나설 때, 조용히 있을 때가 있습니다. 

 

천산둔 괘를 통해 '은둔'의 진정한 의미를 알아봅시다. 

 

서른 세 번째 괘, 천산둔(THE THUN HEXAGRAM)

 

왜 은둔일까요? 천산둔 괘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12벽괘를 알아야 합니다. 

둔괘는 그 중에서 여섯번째에 해당하는 괘입니다. 아래에서부터 음의 세력이 치고 올라오는 중이에요. 

그래서 군자는 어쩔 수 없이, (시대에) 복종하면서 물러섭니다. 

중요한 단어, retire입니다. 보통 직장에서 사퇴/퇴직하다,의 뜻으로 많이 알고 계실 거예요. 

여기서는 조용히 은둔하다라는 뜻입니다. 

 

1. 초육효: shows a retiring tail

은둔하는 꼬리를 보여줍니다. 위태로운 자리입니다. 절대 앞으로 나서면 안 돼요. 

급하게 가버린(hurrying away) 나머지, 꼬리를 미처 숨기지 못하였고, 

그래서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2. 육이효: holding his purpose fast

집지용황우지혁, 질긴 황소 가죽끈으로 묶은 것마냥 단단하게 자신의 뜻을 

붙들고 있어요. 육이효는 위의 구오효와 정응하고 있고, 중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황소yellow ox는 중(central)의 자리와 바름(correct), 두 가지의 상징을 전부 담고 있어요. 

 

3. 구삼효: retiring but bound to his distress and peril

삼효는 이리저리 얽힌 은둔입니다. 깔끔담백하게 은둔하는 것이 아니라, 

얽힌 게 많은(entangled and impeded) 거예요. 

그래서 고통과 위태로움이 있습니다. 

 

휵신첩길, 신하와 첩을 기른다면 길할 것이다라는 조건이 하나 붙었네요. 

처음 나오는 단어, concubine(첩)이 눈에 띕니다. 

 

4. 구사효: retiring notwithstanding his likings

호둔, 군자가 좋아하는 것이 있지만 은둔합니다. 

자신의 사심이나 호불호(likings)를 내려놓고

은둔의 시대를 조용히 좇는 군자의 모습입니다.

 

사효부터는 천산둔 괘의 상괘로 접어들면서, 

각자 은둔의 모습을 다르게 실천하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대부분 길하고 좋은 결과들이 보이네요. 

 

5. 구오효: retiring in an admirable way

가둔, 다른 이들이 보고 감탄하는 모습으로 은둔합니다. 

아름다울 가嘉를 admirable(존경스러운), 이렇게 번역했네요. 

 

주석에서 carries out the purpose to retire in an admirable way

라고 썼어요. '은둔하고자 하는 마음을 감탄스러운 방법으로 실천한다.'

아름다움과 우아함이 묻어나오는 은둔의 군자, 구오효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6. 상구효: retiring in a noble way

상구효는 고귀하게 은둔한다고 되어 있어요. 

한자로 보면 비둔肥遯, '살찔 비'자를 쓰거든요. 

저는 풍족한? 마음이 충만한 은둔이라고 생각했는데, 

영어로 보니까 상당히 귀족적인, 그리고 고귀하다는 가치판단이 더 첨가된 단어가 

쓰여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단전과 상전도 읽으며 천산둔 괘의 의미를 되새기고, 

또 함께 큰소리로 소리내어 읽으면서 둔괘 공부를 마쳤습니다. 

 

매주 자신의 분량을 준비해오셔서 영어주역 시간에 

in an admirable & noble way 하게 임하시는 샘들,  짱짱입니다~

 

다음 주에는 은둔하는 둔괘와는 정반대의 뜻을 가진, 

진격의(?) 뇌천대장 괘를 만나보아요!

 

안뇽~